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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재판부 사찰’ 논란 커진다…대검·법무부 공방 법관 가세(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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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검 감찰부, 수사정보관실 압색…秋, 추가 감찰 지시

대검 '불법사찰 아니다' 해명…판사·법무부 비판나서

뉴스1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5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후보추천위원회의에 참석해 잠시 회의장을 나섰다가 회의장으로 다시 들어서고 있다. 2020.11.25/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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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윤수희 기자 = 전날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의 직무정지 사유 중 하나로 언급하며 처음으로 제기된 '재판부 사찰' 의혹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대검찰청 감찰부가 대검 수사정보담당관실(전 수사정보정책관실)에 대한 강제수사에 착수한 데 이어 추 장관은 추가적인 불법 사찰 의혹에 대해 감찰을 지시했다.

대검 측은 '불법사찰이 아니다'는 입장을 내놨는데, 법무부와 판사들이 대검 측 주장에 반박·비판하고 날을 세우고 있어 논란이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25일 법무부는 기자들에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대검 감찰부로부터 판사에 대한 불법사찰과 관련, 대검 수사정보담당관실(당시 수사정보정책관실)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날 대검 감찰부는 법원으로부터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 받아 수사정보담당관실 직원들의 컴퓨터 등을 확보해 포렌식 작업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 추 장관은 대검 감찰부에 현재 수사 중인 혐의 외에도 윤 총장의 수사정책정보관실을 통한 추가적인 판사 불법사찰 여부, 총장 사적 목적의 업무나 위법·부당한 업무 수행 등 비위 여부에 대해 감찰할 것을 지시했다.

'재판부 사찰' 의혹은 추 장관이 조국 전 법무부장관 사건 등 주요사건 재판부 불법사찰을 윤 총장의 징계청구 및 직무집행 정지 사유로 언급하며 불거졌다.

추 장관은 지난 2월께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실에서 '울산 사건' 및 조 전 장관 관련 사건 등 주요사건 재판부 판사와 관련, 수사정보정책관실에서 수집할 수 없는 판사들의 개인정보 및 성향 자료를 수집하고 활용하는 등 직무상 의무를 위반했다고 밝혔다.

그러자 대검 측은 공소유지를 돕기 위한 참고자료일뿐 특정 사람에 불이익을 주기 위해 숨겨진 정보를 파악하는 '기본적인 사찰' 행위와 거리가 멀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성상욱 전 대검 수사정보2담당관(현 의정부지검 고양지청 부장검사)도 불법사찰 의혹을 부인하며 해당 보고서에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건과 관련한 '물의야기 법관 해당 여부' 내용은 없다고 해명했다.

성 부장검사는 "자료 작성 의도는 누구에게 불이익을 주거나 해를 끼치려는 게 아니다. 어떤 처분권자에 관한 유의사항을 피처분자 입장에서 정리한 게 사찰"이냐고 되물었다. 일부러 '정치적 사건'을 찾아 기재한 것이 아니다는 반박도 내놨다.

하지만 장창국 제주지법 부장판사는 이날 법원 내부망 코트넷에 '판사는 바보입니까'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검사가 증거로 재판할 생각을 해야지. 재판부 성향을 이용해 유죄 판결을 만들어내겠다는 생각은 재판부 머리 위에 있겠다는 말과 같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판사 뒷조사 문건이 무슨 내용이고 어떻게 작성했는지 확인해달라. 책임자 문책을 요구하고 필요 시 고발해달라"고 법원행정처에 요구했다.

법무부도 "판사 불법사찰 문건에는 특정 재판부의 특정 판사를 지목하며 '행정처 16년도 물의야기 법관 리스트 포함'이라고 기재되어 있다"고 대검 측의 해명에 반박했다.

법무부는 "위 기재 내용에 따르면 법원행정처의 물의야기법관 리스트를 확인하고 작성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주장하는 한편 "법원에서도 불법사찰 혐의가 소명됐기에 압수수색 영장이 발부됐다"고 맞섰다.

또한 검찰청 사무기구에 관한 규정에 명시된 수사정보정책관실의 기능을 언급하며 "수사정보정책관실은 수사정보를 수집하는 곳일뿐 판사의 개인정보와 성향 자료를 수집해 검사들에 배포하는 기구가 아니다"고 반박했다.

사찰로 볼 수 없다는 대검 측 주장에 대해서도 "법적 권한이 없는 기관이 개인정보와 성향자료를 수집, 분석, 관리하는 것이 사찰이다. 사찰 방법은 언론의 검색, 검사들이나 다른 사람들에 대한 탐문 등이 모두 포함된다"며 "해당 문건에는 언론 등 공개된 자료가 아닌 것으로 보이는 개인정보들이 포함돼 있다"고 했다.
ys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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