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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백신 기대감·달러 약세에 신흥시장 투자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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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윤세미 기자] 코로나19 백신 기대감과 달러 약세로 투자자들의 리스크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신흥시장으로 뭉칫돈이 흘러들고 있다. 전문가들의 신흥시장 투자 낙관론도 잇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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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FP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 EPFR 자료를 인용해 지난 한주에만 신흥시장 주식과 채권으로 1080억달러(약 120조원)가 유입됐다고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일주일 기준으로 역대 최대 기록이다. 특히 한국과 인도 증시, 멕시코 국채로 가장 많은 돈이 흘러든 것으로 집계됐다.

투자자들은 올해 코로나19 팬데믹과 그로 인한 경기침체를 우려해 위험한 신흥시장 투자를 꺼렸지만 코로나19 백신 개발 진전 소식이 잇따르면서 분위기가 반전되고 있다고 WSJ은 풀이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종식과 경제회복 기대감이 커지면서 자산가격이 오를 여력이 큰 신흥시장으로 돈이 몰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애쉬모어그룹의 잰 덴 리서치 총괄은 "투자자들이 리스크를 점점 더 선호하고 있다"면서 "세계 경제가 나아지면 특히 신흥국 자산의 매력이 커진다"고 말했다.

픽텟자산운용의 샤니엘 램지 펀드매니저는 신흥국 자산 비중을 확대했다면서 특히 중국 비중이 크다고 귀띔했다. 최근에는 브라질과 멕시코 자산도 사들였다고 덧붙였다.

브라질이나 멕시코처럼 상품 수출 의존도가 큰 신흥국들은 세계 최대 원자재 수입국인 중국 경제 회복이 빨라지고 상품 거래에 쓰이는 달러가 약세를 보일 때 상품 수요가 늘어나 수혜를 입을 수 있다. 또 달러 가치가 떨어지면 신흥국들의 달러화 채무상환 부담도 줄어든다.

글로벌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산정하는 달러지수는 한국시간 25일 오후 2시35분 현재 0.14% 떨어진 92.088을 가리키고 있다. 연초 대비 4% 넘게 떨어졌고 코로나19 팬데믹 공포가 정점이던 3월에 비해서는 11% 넘게 미끄러졌다.

반면 올해 부진하던 신흥국 통화가치는 달러 약세와 맞물려 최근 오름세가 가팔라졌다. 러시아 루블은 이달에만 달러 대비 4.2% 뛰었고 남아공 랜드와 멕시코 페소는 코로나19 팬데믹 후 최고 수준에 거래 중이다.

캐피탈이코노믹스의 에드워드 글로솝 이코노미스트는 "통화가치가 오르면 신흥국은 통화정책을 유연하게 집행할 여유가 생긴다"고 말했다. 유례없는 경기침체에도 통화가치 하락 때문에 마음 놓고 금리를 내리기 어려웠던 신흥국들이 추가 부양을 펼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신흥시장 투자에 낙관적 전망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램지 펀드매니저는 "환율과 자산 수익 흐름이 신흥시장에 유리하다"면서 "이런 흐름은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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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셰어스 MSCI 이머징마켓 ETF 추이/사진=인베스팅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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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러타박의 매트 말리 수석시장전략가는 최근 CNBC 인터뷰에서 달러지수가 92 아래로 붕괴되면 신흥시장 투자로 더 큰 수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아이셰어스 MSCI 이머징마켓 ETF(EEM)가 2007년 10월에 기록한 역대 최고가인 55.83달러를 테스트할 수 있을 것이라고도 봤다. 24일에는 49.87달러에 마감했다.

다만 그래디언트인베스트먼트의 마이클 빙거 회장은 세계 경제 회복세가 여전히 취약하다는 점을 들어 신흥국 투자에 경계심을 드러냈다. 하지만 강한 경제 모멘텀을 보여주는 중국은 예외라고 덧붙였다. 중국은 올해 3분기에 4.9% 성장률을 기록했고, 내년에는 성장률이 8%까지 가속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윤세미 기자 spring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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