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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28일 장고 끝에 외국인 감독, 한화는 왜 수베로를 선택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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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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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대전, 이상학 기자] 한화는 27일 신인 사령탑으로 구단 최초 외국인 감독 카를로스 수베로(48)를 선택했다. 계약 기간 3년으로 팀의 리빌딩을 맡겼다. 지난달 30일 정규시즌 종료 후 28일간 장고 끝에 내린 결정이다.

한화는 지난 2008년부터 최근 13년간 가을야구를 한 번밖에 못 나갔다. 이 기간 무려 6번이나 꼴찌를 하며 KBO리그를 대표하는 약팀으로 전락했다. 올해 창단 첫 10위로 추락한 뒤 선수단부터 코치진까지 대대적으로 정리했다.

고강도로 팀을 재편한 한화는 새 감독이 원점에서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사전 작업을 펼쳤다. 젊은 선수 중심으로 세대교체를 천명한 만큼 육성 시스템을 구축하며 긴 안목으로 팀을 이끌어갈 적임자를 찾았다. 그 결과 ‘구단 최초 외국인 사령탑’ 수베로 감독에게 지휘봉이 주어졌다.

한화는 지난 6월 한용덕 전 감독이 물러난 뒤 최원호 감독대행 체제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이 기간 한화는 차기 감독 선택지를 놓고 폭넓게 검토했다. 이때부터 외국인 감독도 리스트업했다. 월드시리즈 경험이 있는 감독을 포함해 8명의 후보군을 살펴볼 만큼 다양하게 살펴봤다.

그러나 외국인 감독 선임은 즉각 이뤄지지 않았다. 코로나19로 직접적인 면접이 쉽지 않았고, 국내파 후보들부터 추려 면접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굵직굵직한 커리어를 남긴 ‘거물급’ 감독들이 거론됐다. 과거 김응룡, 김성근 감독 선임 때처럼 구단안이 아닌 그룹 윗선의 의지로 찍어 누르기식 인선이 예상되기도 했다.

지난 9월초 박정규 대표이사의 사임 후 두 달간 후임자가 결정되지 않아 소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지만 한화는 정민철 단장 체제에서 베테랑 선수들과 코치들을 대거 정리하며 쇄신 작업을 이어갔다. 신임 감독이 부담 없이 새판을 짤 수 있도록 세팅했다.

지난 10일 박찬혁 신임 대표이사가 내정된 뒤 감독 선임 작업에도 속도가 붙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외국인 감독으로 의견이 기울었고, 2001~2015년 마이너리그에서 15년간 감독 생활을 하며 유망주를 길러내는 데 일가견을 보인 ‘육성 전문가’ 수베로 감독이 후보에 올랐다.

마이너리그 감독 시절 수베로 감독은 텍사스 이안 킨슬러, 엘비스 앤드루스, LA 다저 스 켄리 잰슨, 페드로 바에스, 조시 린드블럼, 코리 시거, 밀워키 브루어스 올랜도 아르시아 등을 육성했다. 2016~2019년에는 밀워키의 1루 주루와 내야 수비 코치를 담당하며 빅리그를 경험했고, 2019년 프리미어12 베네수엘라 국가대표팀 감독도 맡았다. 밀워키 빅리그 코치 시절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밀워키의 리빌딩 성공 과정에 한 축을 담당하기도 했다.

풍부한 경험에 비해 나이도 만 48세로 많지 않아 ‘젊은 한화’ 기조에 어울리는 인물이기도 하다. 팀 쇄신과 혁신이 필요했던 한화는 메이저리그 유망주들을 키워낸 수베로 감독의 육성 능력이 절실했다.더 이상 세대교체를 미룰 수 없는 한화는 구단 최초의 외국인 사령탑 수베로 감독과 함께 본격적인 리빌딩을 시작한다.

계약을 마친 수베로 감독은 "KBO리그에서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신 구단에 감사드린다. 구단이 가고자 하는 방향에 맞춰 팀을 발전시키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화는 수베로 감독과 협의를 통해 외국인 코치들을 추가 영입하는 등 코칭스태프를 구성할 예정. 수베로 감독은 미국에서 신변정리를 마친 뒤 내년 1월 중순께 입국한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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