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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美 달러 더 떨어진다…하방압력 얼마나 빠르고 강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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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코로나19 백신과 미국 달러지폐 이미지 © 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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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거의 2년 만에 최저로 떨어진 미국 달러가 더 강력한 하방 압력에 놓였다. 다수의 백신 후보들이 올겨울 사용 승인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는 달러가 매도세에 휩싸일 것이라는 전망이 월가에서 힘을 얻고 있다.

◇ 백신發 달러슬럼프 : '떨어진 달러가 매도베팅으로 더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 월가의 전망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월가 컨선서스는 달러 약세로 기울었고, 남은 문제는 '달러가 얼마나 많이, 빠르게 떨어질지'라는 분위기라고 WSJ는 전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의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이번주 92 이하로 내려와 2018년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3월 고점과 비교하면 10% 넘게 내렸다.

달러 약세의 가장 큰 배경은 '백신'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주 '백신이 달러 슬럼프를 유발할 수 있다'는 제목의 분석기사를 내기도 했다. 백신들이 앞으로 몇 개월동안 속속 등장하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종식선언 기대감이 높아졌다.

백신은 내년 전세계 경제의 정상화 복귀를 촉진한다. 그러면 그동안 바이러스를 피해 상대적으로 안전했던 미국 자산에 숨었던 자금이 미국을 떠나 해외 자산으로 갈아타기가 시작될 수 있다.

◇ 시티그룹 내년 달러 20% 추락 : 시티그룹이 달러 약세론에 가장 먼저 불을 지폈다. 지난주 씨티그룹은 내년 달러가 20% 추락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월가에서도 가장 비관적인 전망이다. 백신 보급으로 달러가 2000년대 초중반과 유사한 길을 따를 것이라고 시티그룹은 봤다. 2002년 달러인덱스(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는 거의 20% 추락했다.

시티의 비관론이 월가에서도 다소 극단적이지만, 다른 은행들 역시 정도 차이는 있어도 대부분 내년 달러 약세를 전망하고 있다. 내년 달러에 대해 골드만삭스는 6%, ING는 10% 하락을 예상했다.

백신 보급으로 경제 회복이 시작되면 투자자들이 더 위험하고 저평가됐던 자산들을 사들일 것이라고 월가 은행들은 설명했다. 피델리티의 살만 마흐메드 글로벌매크로 본부장은 "과도한 달러 유동성이 넘쳐난다"며 "상황이 좋아지고 리플레이션이 돌아오면 유동성은 더 위험한 자산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 백신 접종률 관건 :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이 계속되며 새로운 봉쇄조치가 잇따르고 있다는 점에서 달러가 크게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신중론도 있다. 봉쇄 조치로 경제 회복이 차질을 빚으면서 달러를 지지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바클레이스 애널리스트들은 미국의 재정부양 규모가 예상보다 축소되면 위험자산의 매력이 떨어져 안전자산 수요를 끌어 올릴 수 있다고 예상했다.

또, 달러 약세 전망의 최대 재료인 백신이 배포되도 접종을 꺼리면 소용이 없다. 피델리티의 아흐메드 본부장은 백신이 배포되도 실제 접종까지 이어지지 않을 위험을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충고했다.

실제 퓨리서치 설문에 따르면 미국에서 코로나19 백신을 맞겠다는 응답자 비중은 지난 5월 72%에서 9월 51%로 크게 줄었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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