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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30 (토)

사랑제일교회 강제집행 저항에…주민들 “코로나로 쑥대밭 만들더니 개발까지 막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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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 “사랑제일교회 때문에 재개발 못들어가”

“동네 쑥대밭…밀어버려야” 강경 입장

장위동 소상공인 전광훈, 교회 상대 손배소 청구

헤럴드경제

철거 문제를 놓고 재개발조합과 갈등을 빚어온 서울 성북구 장위동 사랑제일교회에서 명도 집행이 26일 새벽 시작돼 7시간 만에 중단됐다. 사진은 신도들이 교회 길목에 버스 등에 차량을 세워둔 모습.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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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신주희 기자] 서울 성북구 장위동 사랑제일교회 명도 집행에 신도들이 화염병을 던지며 저항해 유혈사태가 발생하자 인근 주민들은 “지난 여름 집단 감염으로 동네를 쑥대밭으로 만들고서 재개발까지 막고 있다”며 교회와 신도들을 비판했다.

27일 오전 8시께 서울 성북구 장위동 사랑제일교회로 들어가는 길목에는 전날 불에 탄 버스가 그대로 놓여 입구를 막고 있었다. 도로에는 차량과 빈 플라스틱 의자가 길게 늘어져 있고 군데군데 그을린 흔적이 남았다. 전날과 달리 신도들은 보이지 않았지만 버스 가까이 접근하자 교인 한 명이 “이 길로는 못 들어갑니다, 돌아가세요”라며 앞을 막아섰다.

지난 27일 오전 1시께 서울북부지법은 집행인력 570여명을 투입해 교회 시설 등에 대한 3차 강제집행을 시도했다가 교인들의 거센 반발로 7시만에 철수했다. 신도 50여명은 화염병을 던지고 화염 방사기를 동원해 격렬히 저항했다. 일부 신도들은 인화 물질을 뿌리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법원 집행인력 20명이 화상·골절 등 부상을 당했으며 신도 한 명도 병원으로 이송됐다.

인근 주민들은 사랑제일교회 명도 집행 얘기가 나오자 “골치가 아프다”고 입을 모았다. 주민 신모(76)씨는 “(교회)안에 30명 정도가 있다고 들었다”면서도 “명도 소송에서 졌으면 공익을 생각해서라도 두손 들고 나오는 게 맞는 일”이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여름 집단 감염 때는 동네가 쑥대밭이었는데 이번에도 난리를 피운다”며 “명도 집행으로 (교회를)밀어버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인근에서 철물점을 운영하는 김모(57)씨도 “재개발이 계속 지연되니 동네 꼴이 좋지 않다”며 “교회 주위만 빼고 철거가 시작됐는데 빨리 (재개발이)진행됐으면 좋겠다”고 한숨을 쉬었다. 이어 “지난 여름 사랑제일교회에서 집담 감염으로 집 밖으로 나가지도 못했다”며 “민폐가 어마어마했다”고 토로했다.

장위10구역 재개발조합원장은 “명도 소송에서 승소를 했음에도 (신도들이)화염병을 용역 직원에게 던지고 화염방사기로 불을 붙이며 저항하는 일이 상식적인가”며 분통을 터뜨렸다. 그러면서 “몇몇 주민들은 이참에 사랑제일교회 신도들을 몰아내라고 하시지만 물리력을 쓸 수도 없어 어떻게 집행해야 할지 난감하다”고 덧붙였다.

인근 소상공인들은 사랑제일교회가 광복절 집회를 연 후 코로나19가 확산, 지역 장사에 악영향을 줬다며 전 목사와 교회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한다.

이번 소송은 장위동 상인 120명이 참여하며 총 배상청구액은 수억원 상당이 될 전망이다. 사단법인 평화나무와 장위전통시장 상인회는 이날 오후 2시께 서울북부지법에 손해배상 소송을 청구하며 기자회견을 개최하기로 했다.

사랑제일교회는 지난 5월 부동산 권리자인 장위10구역 재개발조합이 낸 명도소송에서 패소했다. 조합은 부동산을 점유하고 있는 사랑제일교회를 상대로 지난 6월 두 차례 강제집행을 시도했으나 신도들과 충돌하면서 실패했다.

joo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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