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64450594 0372020112764450594 08 0801001 6.2.2-RELEASE 37 헤럴드경제 0 false true false false 1606444226000

“난 나훈아를 좋아하는 장그래”…콘텐츠 왕좌 ‘도전은 계속된다’ [피플&스토리-전대진 스토리위즈 대표]

글자크기

97년 KTF입사 ‘벨소리’ 콘텐츠 첫 만남

지난 5월 웹툰 회사 ‘스토리위즈’ 출범

변화무쌍 나훈아 무대 ‘콘텐츠의 힘’ 느껴

스마트폰 판 열릴때 ‘지니뮤직’ 탄생시켜

KT 구현모 대표 “나가서 제대로 해봐라”

장그래의 ‘성공 DNA’ 스토리위즈와 닮아

시·소설도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가능

콘텐츠 가치 발굴 이어가는게 내가 할일

헤럴드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헤럴드경제

“나훈아(음악)를 좋아하는 미생(웹툰)의 장그래라고 할까요?”



전대진 (사진) 스토리위즈 대표는 자기소개를 이 같이 한 마디로 요약했다. 벨소리, 음원 그리고 웹툰까지 전 대표는 KT에서 20년 넘게 콘텐츠 시장에 도전해 왔다.

‘트로트 제왕’ 나훈아의 열성팬이라는 그는 나훈아처럼 콘텐츠 업계서 절대적인 왕좌에 오르진 못했다. 오히려 거대 경쟁자들 틈에서 몸부림쳐야 했고, 때로는 후발주자로 쉴새 없이 앞만 보고 달려야 했다. 마치 미생의 ‘장그래’처럼.

지난 2월 법인 설립, 5월 공식 출범한 KT의 웹툰 자회사 스토리위즈도 전 대표에게 도전의 연속이다. 전 대표는 스토리위즈에서 웹툰 기획, 유통 등을 총괄한다. 어떻게 하면 고객의 &lsquo;귀’를 즐겁게 해줄까 고민했던 그는 어느새 ‘눈’까지 만족시켜야 하는 중책을 맡았다. 자신의 위치가 여전히 ‘장그래’라는 전 대표지만 마음 속 목표는 여전히 ‘콘텐츠업계의 나훈아’를 향해 나아가고 있었다. 그를 대표하는 콘텐츠는 과연 무엇일까.

▶벨소리로 시작한 첫 인연…“벌레 먹은 멜론을 도시락에 담다”=웹툰 회사 대표에 앞서, 그의 이력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KT의 음악 콘텐츠 사업이다. 그는 현재 통신, 포털 업계가 뛰어든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의 뿌리는 사실 ‘벨소리’라고 정의했다. 1997년 KT 전신인 KTF에 입사해 그가 처음 콘텐츠 사업과 인연을 맺게 된 것도 벨소리다.

전 대표는 “1999년부터 신상품 개발단이라고 해서 통신 외에 서비스를 담당하는 신설 부서가 생겼는데 첫 멤버로 합류했다”며 “그 당시 담당한 서비스 중 하나가 바로 벨소리였다”고 말했다. 그는 벨소리를 통해 고객의 ‘니즈(needs)’에 따라 콘텐츠의 가치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몸소 체험했다고 전했다.

그는 “당시 노래 전 곡을 다운받는 가격이 500원이었는데, 몇 마디 안되는 벨소리의 가격은 1500원이었다”며 “그럼에도 벨소리를 더 찾는 소비자들이 많았다는 것은 똑같은 콘텐츠라도 어떻게 소구하느냐에 따라 가치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고 강조했다.

벨소리 서비스의 경험을 계기로 그는 현재 KT 지니뮤직의 모태가 된 음악 포털 플랫폼 ‘도시락’ 론칭에도 참여하게 된다. 이미 ‘벅스뮤직’과 ‘멜론’이 시장에 출시된 상황에서 후발주자로 적지 않은 모험이 필요했던 도전이다.

전 대표는 “도시락은 음계 도부터 시까지 음악(樂)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벌레먹은 멜론을 도시락에 담아버리자는 의미도 있었다(웃음)”며 “표현명 당시 마케팅 부문장님의 아이디어에서 나온 이름으로, 서비스명 자체에 우리의 도전이 담겨있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후발주자의 한계는 차별화 전략으로 극복했다. 그는 “유선에서 결제해도 무선으로 들을 수 있는 서비스를 당시 도시락이 처음으로 선보였다”며 “유무선 통합 서비스로 차별화를 준 것”이라고 말했다.

▶ ‘지니 뮤직’으로 성공 DNA 심다=전 대표는 현재 대표적인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로 자리잡은 지니뮤직을 탄생시킨 장본인이다. 2011년 KT 스마트에코본부 지니서비스팀장(부장)으로 지니뮤직의 탄생을 함께한 그에게 지니뮤직의 의미는 각별하다.

전 대표는 “그동안 신규사업 분야를 대응하는 성격이 강했다면 지니뮤직은 스마트폰 시장으로 판이 바뀌는 상황에서 발빠르게 시장을 리딩한 서비스였다”며 “회사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면서 성공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지니뮤직의 안착을 위해 그가 의식적으로 신경 쓴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자신의 ‘안목’을 버리는 일이었다.

그는 “내가 좋아하는 음악 장르를 고집하거나 취향에 매몰되면 오히려 놓치는 게 많아질 수 있다”며 “서비스에는 개취(개인의 취향)를 반영하지 말자는 것이 음악 뿐 아니라 웹툰에서도 가지고 있는 철학 중 하나”라고 말했다.

물론 혼자만의 시간에는 ‘개취’를 적극 반영해 ‘팬심’을 이어가기도 한다. 나훈아의 열성팬인 그는, 나훈아의 무대를 통해 콘텐츠 사업의 새로운 자극을 얻는다고 설명했다.

전 대표는 “단순히 트로트를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나훈아의 타고난 음악 소화능력, 예술적 감각을 좋아한다”며 “똑같은 노래더라도 매번 무대마다 새로운 콘텐츠가 되는 것을 보면서 콘텐츠의 힘에 대해 영감을 많이 받는다”고 전했다.

▶웹툰 주인공 ‘장그래’와 같은 새 도전기= 그가 초대 대표를 맡은 KT 웹툰 자회사 스토리위즈의 탄생도 우연은 아니었다. 뮤직에 이어 웹툰 산업으로 시선을 확장했던 전 대표에게 분사를 통한 ‘선택과 집중’을 제안한 사람은 구현모 KT 대표다.

전 대표는 “콘텐츠 시장에 몸 담고 있는 사람으로서 웹툰 시장이 커지고 있다는 점을 피부로 느끼고 있었다”며 “웹툰 사업에 대한 다양한 제안을 가지고 있었는데 당시 관련 부문장이었던 구현모 대표가 이왕 할 거 아예 나가서 제대로 해봐라라고 믿고 더 큰 길을 열어주셨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작년말부터 분사 준비를 하게 됐고 올 2월 법인까지 설립하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30여명의 많지 않은 멤버로 약 6개월 간의 웹툰 사업을 이끌어 오면서 그는 스토리위즈 자체가 곧 웹툰 미생의 ‘장그래’를 닮았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전했다.

전 대표는 “장그래는 사회생활이 부족한 초보 직장인이었지만 바둑에서 일가견이 있는 인물”이라며 “처음에는 우왕좌왕하지만 바둑의 경험을 회사 생활에 적용하면서 그 때 그때 성장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그래의 바둑처럼 스토리위즈도 음악 분야의 성공 DNA 가지고 있다”며 “웹툰, 웹소설 사업에도 그때의 성공 경험을 접목하면서 장그래처럼 성장기를 써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가장 가난한 직업? “시와 소설에도 비즈니스 모델 찾고파”=전 대표는 웹툰 사업의 가장 큰 매력에 대해 “다음이 기대되는 서비스”라고 강조했다. 그는 “다음 이야기는 어떻게 될까, 연재를 기다리고 결제까지 마다하지 않는 것 그 자체가 웹툰의 매력”이라고 설명했다.

단순히 스토리의 ‘다음’을 기다리는 것 뿐 아니라, 웹툰의 ‘확장성’ 역시 ‘다음 스텝’을 기대하게 만드는 웹툰의 매력이라고 꼽았다.

전 대표는 “웹툰이 드라마가 되고, 또 해외로 나갔을 때는 현지화에 맞게 변화하고 하는 진화의 과정들이 웹툰의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웹툰은 어떻게 상상하느냐에 따라 변화의 가능성이 가장 큰 분야”라고 강조했다.

나아가 전 대표는 시, 소설 등의 콘텐츠에서도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해보고 싶다는 의지도 밝혔다.

그는 “흔히 대한민국에서 가장 가난한 직업 1위가 시인, 2위가 소설가라고 하지만 시와 소설 콘텐츠도 비즈니스 모델로 만들어 볼 만한 충분한 가치와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상대적으로 아직 주목받지 못한 콘텐츠를 끄집어 내 비즈니스 전문가와 콜라보(협력)하거나 미디어로 진화시키는 방식 등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찾아보고 싶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다양한 경험을 통해, 신규사업에 필요한 도전 정신을 가장 잘 갖추고 있는 있는 사람 중 하나라고 스스로 생각하고 있다”며 “콘텐츠의 가치를 계속해서 발굴하고 이어가는 것이 대표로서의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그는 “그동안 쌓인 경험과 성과가 쌓이면 후배에게도 경험을 나눠줄 수 있도록 길을 닦아가는게 목표”라고 말했다. 본인에게 주문을 걸 듯 “초심을 잃지 않겠다”는 말도 거듭 되뇌었다. 어찌보면 그를 설명하는 ‘대표 콘텐츠’는 나훈아, 장그래도 아닌 ‘초심을 잃지 않는 도전 정신’ 아닐까. 박세정·유동현 기자

- Copyrights ⓒ 헤럴드경제 & heraldbiz.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