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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코로나 백신 보급 임박, 부작용 가능성 알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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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지난 3월 16일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에서 코로나19 백신 1차 임상시험에 참가한 지원자가 백신 후보물질을 접종받고 있다.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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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세계적인 코로나19 백신 보급이 임박하면서 대중에 부작용을 알려야 한다는 학계의 경고가 계속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부작용 자체는 일시적이지만 대량 접종으로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가 많아지면 백신에 대한 거부감이 커진다고 우려했다.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는 27일(현지시간) '전령 리보핵산(mRNA)' 기술을 적용한 코로나19 백신에서 일시적이지만 심각한 부작용이 존재하고 사람들이 이를 접종 전에 알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서방에서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가운데 3차 임상시험 결과가 나온 약물은 미국 모더나의 'mRNA-1273', 미 화이자 및 독일 바이오엔테크의 합작품 'BNT162b2', 영국 아스트라제네카의 'AZD1222'까지 3종이다. 모더나와 화이자 모두 이달 발표에서 각사의 백신이 95%의 면역 효과를 거뒀다고 주장했다. 같은달 아스트라제네카도 3상 결과를 내놨으나 평균 70%의 면역 효과가 나왔고 이마저도 믿을 수 없다는 시비에 휘말려 있다. 결과적으로 모더나와 화이자의 백신이 가장 빨리 보급될 전망이다.

■일시적이지만 심각한 부작용
사이언스는 지난 여름 메사추세츠공과대학 출신 계산생물학자 루크 허치슨이 모더나의 백신 임상시험에 자원한 사례를 소개했다. 43세인 그는 자신이 진짜 백신 물질을 맞았는지 가짜약을 맞았는지 알 수 없지만 접종 이후 팔이 "거위알만큼 부풀어 올랐다"며 근육통과 38.9도에 달하는 고열에 시달렸다고 말했다. 허치슨은 "밤새도록 911(긴급신고전화)에 전화를 걸어야 할지 고민했다"고 말했다. 그의 증상은 접종 이후 12시간이 지나자 사라졌다.

사이언스는 백신 개발을 감독하는 독립위원회를 인용해 모더나 백신 시험 와중에 참가자의 9.7%가 피로, 8.9%가 근육통, 5.2%가 관절통을 겪었고 4.5%가 두통을 겪었다고 전했다. 화이자 백신의 경우 3.8%가 피로를 느꼈으며 2%가 두통을 호소했다. 모더나와 화이자 모두 시험에서 39~40도의 고열을 나타내는 참가자가 전체 2%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두 기업은 올해 연말까지 3500만회분의 백신을 공급할 계획이며 이 가운데 2%는 약 70만명에 달한다.

모더나와 화이자의 백신은 mRNA를 이용한 새로운 기술을 적용했다. 일반적인 백신은 바이러스를 약하게 만들거나 죽여서 인체에 넣는다. 우리 몸은 바이러스의 단백질(항원)이 몸에 들어오면 해당 유전정보를 읽어 면역반응을 일으키고 바이러스에 저항하는 항체를 만든다. RNA는 유전정보를 담고 있는 유기물이며 화이자와 모더나의 백신은 화학적으로 합성한 mRNA에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정보를 넣어 인체에 투입, 항체 형성을 유도한다. 바이러스 대신에 합성 유기물에 바이러스 정보를 담아 인체가 항체를 만들도록 가르치는 셈이다. 허치슨은 자신이 겪었던 증상이 항체가 특이적으로 반응하는 성질인 '반응원성'이며 다른 사람들도 해당 증상에 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기술 때문에 백신 기피할 수도
중국 시노팜과 시노벡이 개발하는 백신은 기존 방식처럼 복제 능력을 제거한 바이러스를 이용하는 불활성화 백신이다. 아스트라제네카와 미국 존슨앤드존슨, 중국 캔시오바이오로직스, 러시아 가말레야 연구소의 백신은 기존 방식을 개조해 사람에게 작용하지 않는 바이러스를 투입하는 전달체 방식이다.

mRNA 기술은 따로 바이러스를 배양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이론적으로 빠르고 안전하다. 두 백신 개발에 모두 참여한 미 펜실베이니아대학의 면역학자 에즈 드류 와이즈먼은 mRNA를 인체에 넣을 때 겉을 감싸는 지질나노입자(LNP)가 반응원성의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동물 실험에서 mRNA 없이 LNP만 투여했을 때 고열과 근육통같은 비슷한 현상이 발견됐다고 말했다. 미 미시간대학 공중보건대학의 아놀드 몬토 역학학자는 모더나와 화이자가 밝힌 부작용 확률이 "일반적인 독감 백신에 비해 높은 편이다"고 지적했다.

미 워싱턴대학의 백신학자 데보라 풀러는 "누군가는 반응원성에 대해 설명을 해야 한다"며 "비록 해당 증상이 오래가지는 않지만 부작용이 나타나기 시작하면 대중들의 인식이 나빠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영국 경제매체 이코노미스트와 여론조사기업 입소스가 지난달 8일부터 이달 3일까지 세계 15개국에서 1만8526명을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 코로나 백신을 맞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73%로 지난 8월보다 3%포인트 감소했다. 접종을 거부한 응답자의 대부분은 부작용과 임상시험에 대한 불신 때문이라고 답했다. 펜실베이니아대학 의대의 백신 전문가 베르니스 호슈만은 백신 접종을 관리하는 사람들이 접종자들에게 아플 확률이 적다고 강조하기 보다는 고열이나 통증이 나타날 수 있지만 일시적이라는 점을 알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렇게 해야 사람들이 진실을 듣고 있다고 느낄 수 있다"고 덧붙였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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