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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선거인단 투표서 지면 백악관 떠날 것”…승복 첫 공식언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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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만일 다음달 14일 예정된 선거인단 투표에서 패배할 경우 백악관을 떠나겠다고 스스로 밝혔다. 가정(假定)에 따른 말이긴 하지만 그가 공개적으로 직접 선거 승복 의사를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6일(현지 시간) 미 언론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같이 밝혔다.

그는 “선거인단이 바이든 당선인을 선출하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기자들 질문에 “승복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 될 것이다. 왜냐하면 거대한 사기가 일어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만약 선거인단이 바이든 당선인을 뽑는다면) 그들은 실수를 저지르는 것”이라고 했다.

기자들이 재차 “선거인단이 바이든 당선인을 선출하면 백악관을 떠날 것이냐”고 묻자 “분명히 나는 그럴 것이다. 여러분도 이를 안다”고 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추수감사절 연휴를 맞아 해외에 주둔한 미군들에게 화상 연설을 한 뒤 이뤄졌다. 로이터통신은 “지금까지 트럼프 대통령이 한 말 중에 가장 승복에 가까운 발언”이라고 보도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선거에 개표 부정이 있었으며 선거 결과를 뒤집기 위해 끝까지 싸우겠다는 기존 주장은 그대로 이어갔다. 그는 “바이든은 8000만 표를 받지 못 했다. 난 7400만 표를 받았는데, 많은 표가 버려졌으니 실제로는 더 많이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선거에서 엄청난 사기가 벌어졌다. 이것은 이 나라에선 발생하면 안 되는 일”이라며 “우리가 마치 제3세계 국가 같다”고 말했다. 각급 법원에서 계속 실패하고 있는 자신의 대선 불복 소송에 대해서는 “잘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4년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해 “아직 2020년 선거에 집중하고 있다”고 답했다. 또 바이든 당선인의 취임식에 참석할지 여부에 대해서도 명확한 답변을 하지 않았다. 이어 “바이든이 지금 각료 인사를 하려는 것은 옳지 않다”고 견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내년 1월로 예정된 조지아주 상원의원 결선 투표에서 공화당 후보들을 돕기 위해 조만간 조지아주를 다녀올 예정이라고도 밝혔다. 두 명의 상원의원을 정하는 조지아주 결선 투표에서는 공화당이 한 석이라도 승리하면 상원 다수당을 유지하게 되지만, 민주당이 두 석을 모두 가져가면 민주당이 다수당 자리를 차지하게 된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해외 주둔 미군과의 화상 대화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에 대한 얘기를 꺼냈다. 그는 “백신이 다음 주, 또는 그 다음 주면 배송되기 시작할 것”이라며 “초기엔 최일선 근로자와 의료 종사자, 노인들에게 배포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 제약업체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는 공동 개발한 백신에 대한 긴급사용 신청을 이미 미 보건당국에 제출한 상태다. 앨릭스 에이자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은 코로나19 백신을 승인이 난 동시에 배포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승인 여부를 결정하는 미 식품의약국(FDA) 회의가 다음달 10일에나 열리는 점을 감안하면, 이는 백신이 다음주 접종을 시작한다는 뜻이라기보다 백신 승인에 대비해 미리 물류 작업을 해놓는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물론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주에 배포를 시작한다’고 말한 백신이 화이자의 백신이 아닌 다른 백신을 뜻한 것일 수도 있지만, 그는 이에 대해 구체적인 설명을 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기자회견에서 “백신은 조 바이든의 공이 아니라 내가 한 일”이라며 백신 개발이 자신의 성과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추수감사절 연휴에 돌입한 미국의 코로나19 상황은 여전히 매우 심각한 수준이다. 최근 일주일 간 신규 확진자 수는 하루 평균 17만 명을 넘어섰고 24, 25일엔 하루 22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나왔다. 사망자 수는 5월 초 이후 6개월 여 만에 가장 높다. 전문가들은 추수감사절 연휴로 가족과 지인들이 대규모로 모이게 되면 코로나19가 더 빠르게 확산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번 연휴가 지나면 하루 사망자 수가 4000명 이상 나올 수 있다는 경고도 있다.

바이든 당선인은 이날 코로나19로 고통 받는 국민들을 위로하면서 올 추수감사절은 큰 규모의 가족모임을 자제하고 함께 시련을 극복하자고 제안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아내 질 바이든 여사와 함께 작성한 CNN방송 기고문에서 “올해 우리의 칠면조는 평소보다 작을 것이고 요리하는 소리도 더 조용할 것”이라며 “다른 수백만의 미국 국민들처럼 우리는 이 전통을 잠시만 놔주려고 한다”고 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이는 작은 희생이 아니다. 하지만 이는 서로를 보호하기 위한 대가”라며 “우리는 고립돼 있고, 서로 떨어져 있더라도 함께 치유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올해 추수감사절을 아내, 딸 부부와 조촐하게 보내기로 했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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