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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과감한 디지털자산 행보' KB국민은행, 수탁 다음은 금융상품 중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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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은 기자]

#KB국민은행-해시드-해치랩스 'KODA'

#내달부터 법인대상 수탁 '베타' 시작

#그 다음은 가상자산 금융상품 중개

KB국민은행이 내달 가상자산을 대상으로 한 수탁 서비스를 베타 버전으로 시작한다. 블록체인 기술 기업 해치랩스와 블록체인 투자사 해시드와 함께 공동으로 설립한 디지털자산 종합관리기업 '한국디지털에셋(KODA)'를 통해서다. 이를 시작으로 가상자산 금융 상품 중개 서비스로 확장한다는 게 이들의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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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진석 KB국민은행 IT기술혁신센터 센터장 / 사진=더컨퍼런스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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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디스트리트와 블록크래프터스가 공동주최한 '더컨퍼런스 2020'에서 조진석 KB국민은행 IT기술혁신센터 센터장은 "통신사가 30원, 50원을 받으며 제공했던 문자메시지 서비스가 인터넷이 등장하고 카카오로 뺏겼다"며 "(금융 시장이) 큰 변곡점에 와 있는 상황에서 전통 금융이 이를 빨리 대응하지 않으면 시장 다 빼앗길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디지털 자산 시장은 국경이 없기에 글로벌 주요 기업들에게 다 뺏길 수 있다"며 이번 디지털 자산 시장 진출 배경을 설명했다.

내달부터 법인 대상 '수탁' 서비스 베타로 연다

시작은 법인 대상 가상자산 수탁 서비스다. KODA는 내달 이 서비스를 베타 버전으로 우선 운영하고, 내년 초부터는 수탁 서비스 신청부터 결제 등까지 온라인으로 자동화할 예정이다.

현재 국내 주요 가상자산 거래소 참여자들은 개인들이다. 거래소에서 법인 계정을 통해 거래에 참여할 수 있는 여건이 구축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KODA는 장외거래(OTC)를 활용해 법인의 가상자산 구매부터 수탁까지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7월 미국 연방정부 은행 감독기관인 미국 통화감독청(OCC)은 골드만삭스 등 연방은행과 연방저축협회가 가상자산 커스터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또 나스닥 상장사인 미국 IT업체 마이크로스트레티지 등 기관들의 비트코인 매입 소식도 잇달아 전해졌다. 이에 국내 거래소뿐만 아니라 법인들도 KODA를 통해 가상자산 투자에 진입할 수 있는 통로가 열린 셈이다.

금융 상품도 중개한다

현재 빅테크 기업들이 다양한 금융기관의 대출 등 금융 상품을 중개해듯이, KODA 또한 다양한 가상자산 금융 상품들을 연계할 예정이다.

조진석 KB국민은행 IT기술혁신센터 센터장은 "디지털 자산을 운용할 수 있는 상품 시장이 있는데, KODA는 이를 중개해 주고 수수료를 받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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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중앙 기관이 고객으로부터 가상자산을 받아 운용해 수익을 내는 '씨파이'가 있는 반면, 올해는 특히 블록체인 기반 탈중앙화 금융이라 불리는 '디파이'가 크게 흥행하고 있다. 기존 은행 예금상품과 닮은 가상자산 스테이킹은 보통 이자가 5~6%를 보이고 있어, 저금리 시대에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조진석 센터장은 "다양한 가상자산 금융 서비스가 등장하고 있긴 하지만, 법인들 입장에서는 이 서비스가 안전한지, 어떤 회사인지 판단이 어렵다"며 "관련 시장을 조사하고 상품을 분석해 가상자산 금융 상품 정보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추후 은행도 가상자산을 다룰 수 있게 되면 연계된 금융 상품도 내놓을 것으로 조 센터장은 내다보고 있다. 일례로 그는 KODA와 은행을 연계해, KODA에 보관된 가상자산을 담보로 은행에서 원화 대출을 하는 방식을 들었다.

다만 이 같은 사업 확장은 은행이 가상자산을 다룰 수 있다는 당국 허가가 필요한 부분이다. 가상자산도 건전한 자산이라는 인식으로 전환되면 이 또한 가능할 것이라고 그는 내다봤다.

CBDC 세밀하게 대응 준비할 것

이날 조 센터장은 가상자산 거래소 대상 실명계정 입출금 계정(실명계정) 발급 내용과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CBDC(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화폐) 관련 내용도 공유했다.

실명계정 발급 관련 그는 KODA가 제 3의 기관이 돼 자금세탁방지(AML)를 검증하고 트래블룰(여행규칙)을 돕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은행이 가상자산 거래소에 추가 실명계정을 발급하는 것이 부담인 이유 중 하나가 가상자산 거래소에 접속되는 외부 거래 지갑이 불투명이다. 거래소에 유입되는 외부 지갑 주인이 투명하다는 것을 누군가 보증해 줘야 하는데, 이 기능을 하기 위해 KODA가 국내 거래소 협조를 구해 시스템을 구축하려는 것이다. 이 문제가 해결되면 실명계정 추가 발급도 가능할 것으로 그는 내다봤다.

한편 KB국민은행은 CBDC 대응 팀도 꾸렸다. 조 센터장은 "한국은행은 내년 CBDC 관련 파일럿을 진행하는데 이때 은행권이 노드(네트워크 운영사)로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를 대비해 어떤 방식으로 CBDC를 배포할지, 중국에서는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 등 정보를 취합하는 등 대응을 섬세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정은 기자 moon@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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