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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삼중고' 겪는 북한…이어진 고난에 피로도 높아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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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국회에 '거물 환전상 처형' 보고…'비합리적' 표현 등장도

경제난에 코로나19 겪으며 '고충' 늘어가…'집착적'인 조치 나오기도

뉴스1

(평양 노동신문=뉴스1)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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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최소망 기자 = 대북 제재·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수해 피해로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는 북한 당국이 환율 불안정 문제로 간부를 처형하는 등 비합리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잇따른 고난이 이어지며 내부적으로 피로도가 높아진 데 따른 동향이라는 분석이 뒤따른다.

국가정보원은 27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최근 물가 상승과 환율 급락 등 경제난 속에서 거물 환전상을 처형하는 등 "비합리적 대응을 하고 있다"라고 국회 정보위원회에 보고했다.

정보위 간사인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국정원이 이날 정보위에 보고한 내용을 전하며 "북한이 상식적이지 않은 조치를 내놓고 있다"라고 입을 모으기도 했다.

하 의원은 "김정은의 비합리적 대응이 있다는 것이며, 과잉 분노 표출이었고 상식적이지 않은 조치를 내놓고 있다"며 "예를 들어 국정원은 지난 10월 말에 환율이 급락했다는 이유로 평양의 거물 환전상을 처형했다고 보고했다"라고 전했다.

이러한 조치는 북한이 장기화되는 대북 제재, 코로나19 방역 차원에 인한 국경 봉쇄, 수해 복구 등에 경제난에 시달리면서 내부적으로 경제난 돌파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내부적으로 경제난이 심화하면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을 막기 위해 본보기 차원에 처형이 이뤄졌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삼중고 속에서 북한 경제가 버틸 수 있는 한계에 다다르면서 사실상 강도 높은 집착적인 조치로 이어질 수 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지난 10월29일 주북 러시아대사관은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북한 당국이 북한 주재 외국인들에게 '달러' 대신 원화를 사용할 것을 요구하며 "외국인에 대한 화폐 교환 명령이 있었다. 평양의 외국인 전용 상점과, 대동강외교관클럽에서 달러를 받는 것을 중단했다"라고 전했다.

당시 주북 러시아대사관은 이 같은 조치의 배경을 설명하지 않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무역이 원활하지 않아 북한 내 유통되는 달러를 대거 수집해 활용하려고 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북한이 경제난을 겪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하나의 사례인 셈이다. 아울러 이번 환전상의 처형과도 연관이 있는 조치였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환전상'이라는 위치가 어느 정도 영향력이 있는 것인지는 분명치 않다. '거물'이라는 표현이 붙은 것을 보면 공식적인 당국자의 위치는 아닌 것으로 보여진다. 간부들을 다그치는 북한이 삼중고 속에서 민간의 영역에도 단속의 칼을 대며 기강 단속에 열을 올리는 것이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경제분야가 아닌 코로나19 방역 분야에서도 북한 당국의 날선 대응은 이어지고 있다. 경제난에 이은 코로나19에 대한 공포가 바깥에서는 과도하게 보일 수 있는 대응으로도 연결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하 의원은 "핵심간부가 (코로나19) 방역규정을 이행하지 않아 강도 높게 처벌하고 심지어 처형한 사례도 있다"며 "신의주 세관의 물자반입이 금지됐는데, 지난 8월 물자를 반입한 간부가 처형됐다고 보고 받았다"라고 전했다. 아울러 북한 당국은 바닷물을 통한 코로나19 오염 우려를 염려하며 바다에서 어로를 금지하고 소금생산까지 중단했다고 하 의원은 전했다.

북한의 이 같은 예민한 대응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전세계적인 코로나19 확산세는 계속되고 있는 등 북한의 경제난을 해결할 수 있는 돌파구가 단기간 내 나오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북한은 외부의 지원을 공식적으로는 전면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지난 26일 한국아동인구환경의원연맹(CPE)과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이 공동 주최한 '제로헝거 혁신 정책회의' 축사에서 북한의 삼중고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앞으로 북한이 더 '고난'을 겪을 것임을 시사하기도 했다.

이 장관은 "코로나로 인해 작물의 생산·공급 체계가 무너졌고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가 더해져 극심한 기근과 식량난이 닥칠 것을 경고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우리 자신은 물론, 같은 민족이자 동포이며 수해·코로나·제재라는 삼중고 속에 경제와 민생의 어려움에 처해 있을 북한 주민들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필요하다면 내년 봄이라도 식량, 비료 등을 통해서 적시에 남북이 협력해 나갈 수 있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somangcho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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