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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7년 전 채동욱과 같지만 다르다…"그래서 더 위험한 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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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권력' 겨눈 두 검찰총장 모두 사퇴 압박 받아…'文정권, 욕하면서 닮아가나' 비판도

'실질적 명분' 제시된 윤 총장 사태가 훨씬 위협적…"검찰 반발·파장 지속 가능해 여권 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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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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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2020년 11월 헌정사상 최초로 검찰총장의 직무가 멈춰 섰다. 그러자 정치권과 법조계는 7년 전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 수사'로 시작한 갈등 끝에 사퇴한 채동욱 전 검찰총장 사태를 꺼내 든다. 전개되는 상황이 비슷하기 때문인데, 여·야 공수가 뒤바뀌다 보니 서로 '내로남불'이라며 뒤엉킨다.

그렇다면 7년 전과 지금은 얼마나 비슷하고, 얼마나 다를까. 7년 전의 채동욱 사태를 소환해 현재의 여권을 향해 '자신들이 그렇게 비판하던 찍어내기를 자행하고 있다'고 손가락질하는 야당의 주장은 설득력이 있을까. '검찰개혁' 명분을 높이 들고 '채동욱 때와는 다르다'며 맞서는 여당의 대처는 옳은 방향일까.

채동욱 사태와 윤석열 사태를 비교할 때 큰 줄기에서는 공통점이 있다. 정권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 수사에 집중하다가 정권으로부터 '찍혀' 사퇴를 요구받는다는 것이다. 7년 전의 야당과 현재의 야당이 정권을 공격하는 것도 바로 이 지점이다.

물론 '살아있는 권력 수사'가 검찰총장에게 사퇴를 종용하는 직접적인 원인이라고는, 그때의 여권이나 지금의 여권 모두 인정하지 않는다는 점도 공통점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문재인정권도 결국 욕하면서 닮아가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고개를 든다. 그런 비판의 가장자리에는, 보수와 진보를 막론하고 권력의 속성이란 결국 자신의 목을 향해 날아드는 칼날에 같은 반응을 보일 수밖에 없는 게 아니냐는 씁쓸한 체념도 자리하고 있다.

하지만 차이점도 분명하다. 두 사태는 검찰총장의 임명부터 '찍어내기'를 위한 명분, 각 검찰총장의 대응 및 일선 검사들의 반응, 시기 등에서 여러 차이가 있다.

무엇보다 정권이 두 검찰총장에게 들이민 '명분'이 다르다. 채 전 총장을 찍어낸 명분은 '도덕성'이다. 채 전 총장이 대검 마약과장으로 근무하던 2002년 7월 혼인관계를 유지하던 여성과의 사이에서 아들을 낳았다는 이른바 '혼외자 의혹'이다. 황교안 당시 법무부 장관은 중요 사정기관 책임자에 관한 도덕성 논란이 지속되는 것은 검찰의 명예와 국민의 신뢰에 심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판단, 헌정사상 최초로 현직 검찰총장에 대한 감찰을 지시했다.

반면, 윤 총장을 압박하는 명분은 '직무상 위법 행위' 의혹이다. 추 장관은 윤 총장을 직무배제하며 Δ언론사 사주와의 부적절한 접촉 Δ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건 등 주요 사건 재판부 불법 사찰 Δ채널A 사건·한명숙 전 국무총리 사건 관련 감찰·수사 방해 Δ검찰총장 대면조사 과정 감찰 방해 Δ정치적 중립에 관한 신망 손상 등 혐의를 들었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두 가지 사안을 볼 때 명분이 완전 다르다는 점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근혜정부가 채 전 총장을 물러나게 할 명분을 '억지로 만든 수준'이라면, 문재인정부가 내세운 명분은, 아직 사실관계가 명확해진 것은 아니지만, '구체적이고 실질적'이다.

윤 총장이 받고 있는 주요 혐의들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윤석열 검찰이 진행해온 '살아있는 권력 수사'가 여권의 역린을 건드렸는지와는 별개로 윤 총장이 물러나야 할 충분한 이유가 될 수 있다. 채동욱 사태와는 다른 사안이 되는 셈이다.

여권이 최근 윤 총장과 검찰의 조직적인 반발을 검찰개혁에 대한 저항으로 몰아세우며 명분쌓기에 나서는 것도 이런 맥락이다.

명분이 다르다 보니 채 전 총장과 윤 총장이 대응하는 방식도 차이를 보인다. 채 전 총장은 당시 황교안 장관이 감찰을 지시하자 곧바로 사퇴했다. 도덕성 의혹이 개인사인 점을 고려할 때, 그의 사퇴로 더는 논란이 불거지지 않았다. 당사자들이 모두 부인하는 데다 민감한 개인정보인 만큼 입증도 쉽지 않고, 그럴 필요성도 크지 않았다.

윤 총장은 결백을 주장한다. 사퇴 대신 법적 대응에 나서며 부당함을 알리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도덕적 의혹과 달리 직무상 위법 의혹은 사실관계가 규명될 수 있다는 판단이 깔린 것이다.

검찰 내부의 반응이 차이를 보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채 전 총장에 대한 혼외자 의혹이 불거졌을 때도 검찰 내부의 동요는 있었지만, 윤 총장 사태처럼 검찰 최고위급 인사들인 고검장·지검장까지 장관의 불합리한 처사를 비판하지는 않았다.

다시 말하면 현재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여권이 들고나온 명분이 7년 전과는 달리 검찰에 매우 위협적이라는 얘기도 된다. 추 장관과 윤석열 검찰의 이번 싸움이 심각한 양상으로 흐를 가능성이 높은 것도 이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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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당시 황교안 법무부 장관과 채동욱 검찰총장. © News1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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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는 또 있다. 두 사람의 임명 과정과 정권의 힘이 강했던 초기에 발생한 일이냐, 레임덕이 시작할 수 있는 중·말기에 벌어진 것이냐가 그것이다.

채 전 총장은 헌정사상 처음으로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의 추천을 받아 검찰총장 후보로 추천됐다. 함께 추천된 사람이 당시 김진태 대검차장(전 검찰총장)과 소병철 대구고검장(현 민주당 의원)이다. 박근혜 청와대는 추천서를 받아들었지만 곧바로 검찰총장을 지명하지 않는다. 마음에 드는 인물이 없었단 뜻이다.

또 그가 2013년 4월 임명되고 9월 물러나기까지의 기간은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 지 1년도 되지 않았던 때다. 박 전 대통령이 역대 최다인 1577만표를 얻어 당선되고 집권 2년차로 접어든 시점에서 터진 일인 만큼 정권에 큰 타격을 입히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윤 총장은 다르다. 채 전 총장 시절 국정원 댓글 수사팀장을 맡은 윤 총장은 박근혜 정권에 '찍혀' 대구고검 검사로 좌천됐고, 박 정부 내내 한직을 맴돌았다. 그러다 국정농단 박영수 특검에 합류해 수사를 성공적으로 이끌며 현 정권 탄생에 일조했다. 이 일로 문재인 정부 초대 서울중앙지검장으로 발탁됐고, 임명 당시 민주당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다.

그러다 문재인 정부 3년차 중반에 접어드는 지난해 8월 이후 조국 전 장관 임명을 계기로 그에 대한 광범위한 수사가 시작됐고 이때부터 정권과 등을 돌리게 된다. 하지만 진짜 압박은 집권 4년차인 올해 본격화됐다는 점에서 채 전 총장 사태와는 다르다. 정권이 점점 힘을 잃어갈 수 있는 길목에서 사태가 벌어졌다는 것이다.

이런 차이점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가 현재의 여론이라는 분석이다. 지난 26일 리얼미터가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TBS 의뢰, 25일 조사, 자세한 사항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응답자의 56.3%는 추 장관의 윤 총장에 대한 직무 정지를 '잘못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는 계속 떨어져 40% 초반대, 부정평가는 50% 초·중반으로 높아졌다.

채 전 총장과 윤 총장에 대한 여론도 확연히 다르다. 채 전 총장은 사퇴 이후 눈에 띌 활동을 하지 않았고, 도덕성 의혹이 해소되지 않으면서 '희생양'보다는 '전 검찰총장'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존재였다. 반면 윤 총장은 대선주자로 분류되고, 지지율 10%를 상회하며 범야권 대선후보 지지도 1위를 달리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 윤 총장이 채 전 총장과 비슷한 처지라는 점을 꼬투리잡아 야당이 현정권의 내로남불을 파고드는 데만 집중하는 것도 현명하지 못할 뿐 아니라, 여권 역시 그 때와 지금은 다르다는 점이 오히려 상황을 타개하는 데 불리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7년 전과 다른 현재의 상황은 여권에 불리한 방향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한 정치평론가는 "채 전 총장 사태는 개인적·도덕적 의혹이어서 본인이 직접 사실을 밝히지 않는 한 규명이 어렵고 그래서 지금까지 사실관계가 드러나지 않았다"며 "하지만 윤 총장 사태는 법원의 판단이든 국정조사든 사실관계가 드러날 수 있고, 설사 대통령에 의해 해임을 당한다고 하더라도 행정소송 등 구제 신청까지 갈 수 있어 여파가 상당 기간 지속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7년전과 지금의 상황에서 여야는 뒤바뀌었지만 간극이 큰 만큼 여야의 내로남불 공방은 호소력이 없다"며 "유리한 상황이 분명히 아닌 민주당은 더한 악수를 경계해야 한다면, 국민의힘은 너무 매몰되는 것은 좋지 않다. 부동산 실책과 입법 독재 등을 아우르며 여론전을 펼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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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원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 전주혜 원내부대표, 배현진 원내대변인이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윤석열 검찰총장 직무정지 명령 등으로 인한 법치 문란 사건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요구서를 의안과에 제출하고 있다. 2020.11.27/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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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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