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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정의 더다이브] 식습관 바꾸고 운동시키고 착한 다이어트 앱 뉴욕서 돌풍 일으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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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케어 앱 '눔'의 정세주·아텀 페타코브 공동 창업자 인터뷰

조선비즈

실리콘밸리 특파원



모바일 건강관리 애플리케이션 눔(noom)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눔의 체중 감량 효과가 소문이 나면서 전 세계 250만명이 눔 서비스를 이용한다. 대다수가 미국인이고 또 한 달 59달러(약 7만3000원)를 내는 유료 사용자들이다. 매출 증가세도 가팔라서 2019년 매출은 전년보다 네 배 커진 2억3700만달러(약 2930억원)를 달성했다. 올해도 5억달러 이상의 매출을 거둘 것으로 보여, 눔의 나스닥 상장은 예정된 수순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눔은 포천, INC, 글래스도어 등 미국 언론에서 '일하기 좋은 회사'로도 꼽혔다.

정세주 눔 공동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아버지를 폐암으로 떠나보낸 뒤 대학을 중퇴하고 미국 욕으로 건너가 사업을 시작했다. 아텀 페타코브(Petakov) 눔 공동 창업자 겸 사장은 우크라이나 출신으로 아홉 살 때부터 프로그래밍을 시작, 1990년대 닷컴 거품 때 고등학생 엔지니어로도 이름을 날렸다. 정 CEO는 사촌 동생의 친구였던 구글 수석 엔지니어 페타코브를 설득, 뉴욕에서 눔을 창업했다.

두 젊은이의 도전은 무모했다. '행동이 바뀌면 습관이 바뀌고, 습관이 바뀌면 운명이 바뀐다'는 지극히 선하고 건전한 목표를 비즈니스화하는 데 자신들의 인생을 걸었기 때문이다. 정 CEO와 페타코브 사장은 뉴욕 시각으로 밤 11시에 어린 아이들을 재우고 난 뒤 인터뷰 화상 회의에 동시 접속했다. 정 CEO는 구레나룻을 기른 모습으로, 페타코브 사장은 찻잔을 든 모습이었다. 눔의 공동 창업자를 동시 인터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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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젊은 이민자가 의기투합해 만든 건강관리 앱 ‘눔’.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건강관리에 관심이 많아지면서 올해 매출이 전년 대비 2배로 뛰어올랐다. 사진은 정세주(가운데)·아텀 페타코브(왼쪽 위) 눔 공동창업자가 화상 회의에 동시 접속해 기자와 인터뷰하는 모습. /류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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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대신 좋은 습관 길러 다이어트

―미국 코로나 사망자 수는 10만명에 육박한다. 특히 뉴욕주 상황이 심각하다.

정세주 "나는 매일 뉴욕 센트럴 파크에서 달리기를 해왔다. 경찰이 마스크를 나눠주는 진풍경이 벌어졌고 텐트로 만든 임시 병원이 들어섰다. 2~3분에 한 번씩 앰뷸런스 소리가 들린다."

아텀 페타코브 "나는 상황이 악화되기 직전 뉴욕을 빠져나와, 메릴랜드에 있다. 하루종일 집에 있지만 오전 9시부터 회의가 시작되는 등 바쁘다. 가족과 함께 매끼 식사하기, 다섯 살·3개월 아이 재우기 등이 일상이 되었다. 참, 다섯 살 꼬마한테 프로그래밍도 가르치기 시작했다."

―최근 눔의 매출이 안정적으로 늘고 있다.

정 "식욕을 '한 방'에 떨어뜨리는 주사나 약이 아니라 좋은 습관을 길러주는 서비스를 만들었다는 게 무척 자랑스럽다. 눔 회원들은 모바일 앱으로 세 끼 식사를 기록하고 운동하는 법을 배우면서 식습관을 바꾸고 체중을 감량한다. 좋은 습관을 장착하게 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눔은 내로라하는 최신 심리학 이론을 앱에 녹이고 인간 코치들을 고용해 회원들을 끊임없이 격려하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뇌 구조 활용해 식이장애 해결

―실제로 눔은 최고심리학자(Chief of Psychology)를 고용하고 있다.

페타코브 "컴퓨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사람의 뇌를 모방한 컴퓨터를 만들고 싶어 한다. 나는 운이 좋게도 대학 시절, 대니얼 카너먼(프린스턴대 교수·노벨경제학상을 받은 심리학자) 수업을 비롯해 많은 심리학 과목을 수강했다. 특히 '인지적 행동 치료'는 눔 서비스에 큰 영향을 끼쳤다. 뉴욕 마운트 시나이 병원의 연구에 따르면 거식증, 폭식증 등 식이장애의 기저에는 반드시 심리적인 문제가 있다. 뇌가 작동하는 구조를 이용하면 행동을 바꿀 수 있고 목표를 달성하는 좋은 습관을 생성할 수 있다. 개인의 나약한 의지를 탓할 필요가 없다. 뇌의 힘이 의지의 힘보다 더 크다."

―눔은 인공지능(AI) 기술을 광범위하게 활용하면서도 2000명 넘는 사람들을 코치로 채용하고 있다. 게다가 모두 정규직이다.

정 "선생님이 정직원이 아니라면 학생(눔 회원)들을 편한 마음으로 도와줄 수 없을 것이다. 실제로 눔 코치들은 '눔밀리(Noomily·눔 가족)'라는 특유의 기업문화를 만드는 데도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긱 이코노미(gig economy·시간제 고용방식)에 대한 비판 여론이 높아지면서 눔의 모델이 주목받고 있다."

페타코브 "배울 수 있는 데이터 세트가 없으면 AI는 무용지물이다. 인간 코치는 눔의 AI를 가르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모든 코칭을 인간이 맡으면 서비스 가격이 비싸져 많은 사람이 이용할 수 없을 것이다. 눔의 엔지니어들은 1명의 인간 코치가 500명 회원을 관리하는 방법과 같은 어려운 문제를 풀고 있다. 단순 반복적인 코칭 업무는 AI가 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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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칼로리 정보를 제공하는 눔의 앱 화면(왼쪽 사진)과 운동하는 사람들이 모바일 건강관리 앱을 활용하는 모습. /눔· Pxfu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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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초기에 꿈 너무 커 실수

―당신들이 창업 후에 한 가장 큰 실수는 무엇인가.

페타코브 "우리의 가장 큰 실수는 대서양의 물을 한 번에 끓이려고 했다는 점이다. 우리의 야망은 정말로 컸다.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우울증, 불안, 비만, 사고장애, 심부전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모든 사람을 대상으로 한 건강관리 앱을 만들고자 했다. 게다가 전 세계에 동시에 진출하고자 했다. 사업 첫해 눔을 5개 국어로 번역할 정도였다.

불을 지필 때는 작은 막대기 하나가 필요한 것이다. 통나무를 통째로 넣으면 불은 붙지 않는다. 현재 우리의 꿈은 더 커졌고 우리의 자원도 더 많아졌다. 하지만 작게 선별적으로 새 사업을 시작한다. 당뇨병 환자, 특정 암 환자 등을 골라 집중하는 식이다."

―미국의 노련한 벤처캐피털 세콰이어캐피털 등에서 지난해 5800만달러를 투자받았는데.

정 "세콰이어캐피털의 투자자들은 마지막 미팅에서 창업 스토리를 듣고 싶어 했다. 2008년부터 그때까지 버틴 이야기를 들려 주었다. 뉴욕행 비행기를 타러 공항으로 가는 길에 투자자들로부터 식사하자는 전화를 받았고 그들은 바로 그 식사 자리에서 투자 계약서를 줬다. 세계 최고 벤처투자사인 세콰이어는 창업자들의 불굴의 도전정신과 지구력을 상당히 중요하게 본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창업 후 어려운 상황에서도 두 사람은 훌륭한 파트너십을 보여주고 있다. 비결이 뭔가.

정 "우리는 매주 90분 이상 만나 이야기한다. 주중에 시간을 맞추지 못한다면 주말이라도 만난다. 아텀과의 대화는 내 인생에서 가장 치열했던 대화들이었다. 우리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최고의 방법을 찾았고 결코 타협하지 않았으며 배우고 또 배웠다. 그것이야말로 눔의 성공 비결이다. 그런 접근 방법을 가르쳐 준 사람이 바로 아텀이다."

―코로나가 만들 뉴 노멀(새로운 기준)은 무엇일까.

페타코브 "'리모트(remote)' '디지털(digital)' '버추얼(virtual)'이 새 기준이 되었다. 컴퓨터 용어로 말하면 그게 디폴트(default·초기 설정 값)이다. 오프라인은 차선책으로 전락했다. 핵심 인재들도 흩어져 일하는 시대, 원격으로 진료(telemedicine)받는 시대는 이미 와 있다."

: 인지적 행동치료(cognitive behavior therapy)

비합리적인 사고를 바꾸는 구체적인 행동 과제를 부여, 심리적 장애를 극복하는 치료법이다. 심리적 장애를 일으키는 원인을 경험 그 자체가 아니라 그 경험에 대한 개인의 해석으로 본다.

코로나 사태 이후 美 원격 진료 170배 늘어…체육관 폐쇄로 디지털 헬스케어 급성장

미국에서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다. 의료보험 가입률은 낮고 진단비와 치료비는 높은 기존 의료 시스템의 방역 한계가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그대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전염병 유행 이후 원격 진료를 받는 미국 환자 수는 예년 대비 170배 이상 늘었다. 미국 원격 진료 선두 업체인 텔라독 헬스(Teladoc Health)의 주가도 연초 대비 2배 가까이 올랐다. 텔라독 헬스는 스마트폰이나 PC로 10분 안에 의사와 화상 통화를 연결해준다. 한국에서는 원격 진료가 아직 불법이지만, 미국에서는 1993년 미국원격의료협회(ATA)가 설립되면서 본격 시행됐다.

홈트레이닝 업체인 펠로톤인터랙티브(Peloton Interactive)도 체육관 폐쇄 효과를 크게 봤다. 최근 분기 총매출액이 전년 대비 65.6% 늘어난 5억2460만달러를 기록했다. 미국 다음으로 코로나 사망자가 많은 영국에서는 스타트업 바빌론 헬스(Babylon Health)가 주목받고 있다. 바빌론은 친구와 카톡하듯 궁금한 점을 물어보면 AI가 의학적 근거를 기반으로 무료 상담을 해주는 앱이다. 월 5파운드를 지불하면 전문의와 원하는 시간에 화상 전화로 상담을 할 수 있다.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의 의료보험 대상에도 포함됐다.

디지털 헬스케어 효과를 입증하는 연구 자료도 쏟아지고 있다. 2016년 네이처 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에는 눔 회원 3만6000여 명의 체중 감량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77.9%가 체중 감량 효과를 봤다는 논문이 실렸다. 서울대 의대 최형진 교수 연구팀(1저자 김미림 연구원)은 인지행동치료와 디지털 기술을 접목한 비만 치료에 관한 논문을 국제학술지(JMIR mHealth and uHealth) 최근 호에 게재했다. 스탠퍼드대 산지브 갬비어(Gambhir)팀은 영상 기술 기반의 스마트 화장실로 암, 미생물, 바이러스를 관찰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류현정 실리콘밸리 특파원(dreamshot@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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