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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의 재구성] '37대 27' 김해 외국인 집단 난투극…이들이 맞붙은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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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장 수익 20% 요구하자 조직원 규합 후 충돌

23명 구속, 40명 불구속 입건…주도 4명 징역형

뉴스1

지난 6월20일 오후 10시쯤 경남 김해시의 한 주차장에서 외국인들이 집단 난투극을 벌이고 있다. 사진제공 경남지방경찰청©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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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뉴스1) 김명규 기자 = 지난 6월20일 오후 10시쯤 경남 김해의 구도심인 서상동의 한 야외주차장에서 외국인 60여명이 뒤엉킨 패싸움이 발생했다.

야구방망이, 쇠파이프, 쇠사슬, 각목 등으로 무장한 이들은 37명과 27명으로 나뉘어 야밤에 난투극을 벌였다.

경남에서 가장 외국인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인 김해에서도 이 같은 외국인 집단 난투극은 처음있는 일이었다.

거주 외국인 수에 비해 외국인 관련 범죄가 적은 김해에서 왜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외국인 집단 난투극의 발단은 사건 발생 일주일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 6월13일 오후 김해 서상동의 한 당구장, 타 지역에서 찾아온 외국인 20여명이 당구장에 갑자기 들이닥쳤다.

이들은 경기도 안산, 인천 등 수도권 지역에 거주하는 외국인들로 구성된 일명 '안산 패거리'의 조직원들이었다.

이들은 평일에는 공장과 농장 등에서 일하는 평범한 근로자였지만 주말에는 채팅 앱을 통해 조직원들을 특정 지역으로 불러모아 한데 뭉쳐다니며 동포의 임금을 갈취하거나 외국인이 운영하는 업소에 찾아가 보호비를 명목으로 돈을 받아 챙겼다.

김해의 한 당구장 내부에 사설 도박장이 운영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이날 이곳에 내려온 이들은 당구장 주인인 '조라(가명)'에게 도박장 수익 20%를 달라고 강요했다.

하지만 조라는 안산 패거리의 요구를 단번에 거절했다. 조라 역시 일명 '김해 패거리'로 불리는 조직과 연결되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또 조라는 이미 도박판 보호 명목으로 '샤샤(가명)'라는 김해 패거리 소속 동료에게 돈을 상납하고 있었다.

안산 패거리가 김해로 왔다는 소문은 삽시간에 김해 패거리 일원들에게 퍼졌다. 그리고 이들은 안산 패거리가 재차 당구장을 습격할 것이라는 첩보도 입수했다.

위기를 느낀 조라와 샤샤는 또다른 김해 패거리 일원에게 안산 패거리를 급습할 사람 규합을 부탁했다.

이렇게 세력을 모은 김해 패거리는 안산 패거리가 김해를 다시 찾는 날인 6월20일 김해 서상동의 한 목욕탕 앞에 집결했다. 모인 조직원은 27명에 달했다.

이들은 미리 준비한 야구방망이와 철근 등을 나눠 가졌다. 또 어두운 밤 안산 패거리와 싸우는 순간에도 서로를 구분하기 위해 같은 디자인의 장갑도 마련해 나눠 착용했다.

이들은 안산 패거리의 집결지로 예고된 주차장 근처에 머물면서 이들을 기다렸다.

이날 오후 10시, 안산 패거리 조직원 37명이 해당 주차장에 모였다. 순간 김해 패거리는 차량 7대를 움직여 이들을 둘러쌌다.

각종 둔기와 흉기까지 손에 쥔 이들은 주차장 안에서 맞붙었다. 일부 조직원은 차에 탑승한 상태로 상대편 조직원을 들이받을 듯 급가속해 위협하기도 했다.

격해지던 싸움은 발생 2분만에 끝이 났다. 때마침 주차장 근처를 지나는 순찰차가 이들의 난투극을 목격하고 출동한 것이다.

흥분 속에서 싸움을 벌이던 이들은 경찰을 본 순간, 뿔뿔이 흩어져 도망가기 시작했다.

당시 긴급히 현장에 도착한 경찰은 2명에 불과했지만 경찰에 붙잡혀 사건에 연루되면 본국으로 추방될 수도 있기 때문에 줄행랑을 친 것이었다.

두 경찰관은 일부 조직원들이 차량에 올라타 도망가려 하자 주차장 출입문을 막아선 채 검거에 나섰고 현장에서 5명을 체포했다.

불과 2분간의 싸움이었지만 안산 패거리 소속 키르기스스탄, 카자흐스탄 국적 고려인 2명은 중상을 입었다.

사건 이후 경남경찰청과 김해중부경찰서는 100여명으로 구성된 합동 전담수사팀을 꾸려 도주한 조직원의 검거에 나서 집단난투극을 벌인 64명 중 63명을 붙잡았다.

김해조직 가담 인원 중 1명은 아직 검거하지 못해 현재 수배가 내려져 있다.

경찰은 안산 패거리 37명 중 범행을 주도한 두목급 11명을 구속했으며 김해 패거리 26명 중에서도 폭력에 직접 가담하거나 주도한 12명을 구속했다. 나머지 40명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우즈베키스탄, 러시아,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등에서 온 고려인 재외동포 3세로 대부분 20~30대였다. 귀화해 한국 국적을 취득한 이도 일부 있었다.

지난 25일 창원지법 형사7단독(박규도 판사)은 구속된 이들 중 집단 난투극을 주도한 외국인 A씨(31) 등 2명에게 특수상해·특수폭행 혐의로 각각 징역 1년을 선고했다. 또 같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B씨(26) 등 2명에 대해서도 각각 징역 10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들에게 "도심에서 단체로 폭력을 행사해 불안감을 조성하는 등 죄질이 불량하다"고 꾸짖었다.

이번에 선고가 내려진 이들 외에 나머지 난투극 가담자에 대한 재판도 현재 진행되고 있다. 향후 재판 결과에 따라 이들은 법무부 심사를 거쳐 본국으로 강제 추방될 수 있다.
km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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