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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금도 사라진 부부예능…'우리 이혼했어요'와 '애로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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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률 경쟁의 단면…갈수록 사생활 더 파고들어"

연합뉴스

우리 이혼했어요
[TV조선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박소연 인턴기자 = 부부 둘만 알던 성생활부터 이혼한 부부의 재회까지. 이제 부부 예능에 금도는 사라졌다.

그동안 지상파를 중심으로 한 부부 예능들이 주로 유명인 부부의 일상을 관찰하면서 다양한 희로애락을 나누는 포맷이었다면, 최근에는 종합편성채널이나 케이블을 중심으로 그들의 사생활을 더욱 깊이 파고드는 경우가 많아졌다.

첫발을 뗀 건 채널A와 skyTV가 공동 제작·편성한 '애로부부'다. 지난 7월부터 방송한 이 프로그램은 19세 이상 시청가지만 시청률이 2~3%대(두 채널 합산, 닐슨코리아 유료가구)를 유지하고 있으며 화제몰이는 그 이상이다.

방송인 조혜련의 동생 조지환과 아내는 이 프로그램에 가장 먼저 출연해 남편이 32시간마다 장소 불문하고 부부관계를 요구해 아내가 힘들다는 사연을 꺼내놨다. 방송 후 시청자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안방극장에서 보기에는 선정적이라는 비판에도 중장년층 공감을 얻는 데 성공하며 온라인에서도 이슈를 점령했다.

이어 개그맨 부부인 여윤정과 홍가람은 임신과 부부관계 횟수를 둘러싸고 입담을 과시했고, 개그맨 겸 공연 연출가 김성규와 뮤지컬 배우 출신 허신애 부부 역시 같은 주제로 속마음을 솔직하게 털어놓으며 '애로부부'는 '19금 부부 토크쇼'로서의 위치를 확고히 했다.

또 스타 부부 외에 실제 비연예인들의 이야기를 재구성한 '애로드라마'에서는 이혼을 종용하는 발칙한 오피스 와이프부터 여성 BJ에게 빠져 2억원 어치 '별풍선'을 쏘는 남편 등 기막힌 사연 등이 공개돼 시청자의 공분을 사고 있다.

연합뉴스

애로부부
[채널A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TV조선에서는 이혼한 유명인 부부들이 재회하고 한 집에서 생활하고 데이트를 즐기는 포맷의 '우리 이혼했어요'를 내놔 또 한 번 예능가에 파란을 일으켰다. 지금까지 가상 결혼이나 가상 연애 리얼리티는 수도 없이 많았지만 '우리 이혼했어요'는 당장 어느 (전) 부부가 출연할 것인가부터 주목받았다.

첫 타자로 나선 배우 이영하와 선우은숙은 무려 이혼 13년 만에 단둘이서 마주 앉았다. 재결합보다는 켜켜이 쌓인 오해를 풀고 서로 치유해나가는 과정에 방점이 찍혀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었다.

두 사람 외에도 유튜버 최고기와 유깻잎은 고부갈등으로 신혼부터 관계에 금이 가기 시작해 결국 갈라섰던 사연으로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이들 외에도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금메달리스트 김동성, 모델 출신 배우 박재훈과 레슬링 선수 출신 박혜영이 합류 소식을 알렸다.

특히 김동성은 이혼 후 배드파더스(양육비를 안 주는 아빠들) 사이트에 이름이 올라와 논란이 됐고, 전 부인이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의 조카인 장시호에게 "김동성과 교제한 점을 인정해 정신적 피해를 봤다"라며 손해배상을 청구하기도 했던 터라 방송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주목된다.

이렇듯 최근 부부 예능은 더욱 독해지고 매워졌다.

김성수 대중문화평론가는 이러한 현상에 대해 28일 "이제 부부 사이의 여러 갈등과 이혼 등은 숨기거나 덮을 수 있는 일이 아니게 됐다. 아예 드러내서 상담받고 풀어내는 사례가 늘며 예능에서도 이런 시도들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진짜 갈등 해결에 관심이 있는지, 아니면 극단적이고 말초적인 소재를 통한 시청률 경쟁에 관심이 있는지는 짚어봐야 한다"며 "후자의 의도라면 '세상에 이런 일이'처럼 신기하게 볼 수는 있어도 일상과 사회를 변화시키는 데는 도움이 안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lis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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