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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무기 ‘K-9자주포’의 탄생 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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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화포증강에 대비한 전력 절실해 탄생

사거리 증가 위해 무장·장약·탄 처음부터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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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과학연구소]K9 자주포는 1989년부터 10년간의 연구 끝에 1998년 개발이 완료된 국내 고유모델의 자주포다. 1980년대 초 육군은 KH179 견인포의 전력화와 함께 화력의 열세를 보완하고자 견인포에 비해 기동성과 운용성, 생존성이 우수한 현대식 자주포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후 당시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운용되던 미국의 M109A2 자주포를 국내 면허 생산하기로 결정했으며, 1983년 12월 미국과 양해각서를 체결해 1985년부터 전력화했다.


하지만 북한에서 지속적으로 화포 배치를 증가시키는 상황에서 우리나라는 여전히 열세에 있었다. 북한은 화포 수량 면에서 우리보다 5000문이나 많았고, 그 중 50%가 자주화 및 차량 탑재형이라 기동화에 용이했다. 특히 170mm 장사정포에 대한 대응 방안 수립이 요구됐다. 전술적으로 육군은 2000년대 한국군 작전 환경에 부합한 적 종심타격능력을 갖춘 화포가 필요했고, 이에 따라 사거리 40km급 자동화된 신형 자주포인 K9의 연구개발이 결정됐다.


▲ 최대사거리 확보를 위한 도전= 연구개발 간 K9 자주포의 최대 사거리 확보를 위해 필요한 것은 무장, 장약, 탄의 새로운 개발이었다. 포강 내 높은 압력과 K55에 비해 2배 이상 높은 사격 충격량을 견딜 수 있는 포열, 포미폐쇄장치와 마운트의 설계가 필요했다. 특히 무장의 안전과 직결되는 중량 감소, 반동력 최소화와 안전 확보로 인한 절충이 매우 중요했다.


시뮬레이션을 통해 구조물을 시험 제작해 사격으로 확인하고, 재설계 후 시험하는 과정이 반복됐다. 추진 장약의 경우, 40km 사거리 달성을 위해 더 많은 에너지를 발생시키되 약실압력은 포신의 설계 허용압력 아래여야 했고, 강내 차압의 최소화가 달성돼야했다.


국내의 독자적인 추진장약 설계기술이 부족한 가운데 최적의 장약 설계를 위해 많은 실험과 분석이 필요했다. 안전과 직결돼 위험도가 매우 큰 과제였으나 기술도입의 어려움 등으로 국내개발에 도전했고, 연구팀은 개발과정에서 수많은 위험한 순간들을 경험했다.


탄은 비행간 항력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대한 유선형으로 설계하고 대신 포강 내 안정된 운동을 위해 작은 날개(너브)가 있는 형상으로 개발했다. 하지만 장전 간 문제가 발생해 실용개발 때 재설계해야 했다. 탄의 뒤에서 발생하는 항력을 감소시키는 기술은 관련 기술개발 경험이 전무한 가운데 연구팀의 끈질긴 노력으로 독자적인 기술을 확보하게 됐다. 그 결과, 터키에 장사정 탄약을 수출했으며, 이집트에는 탄약 생산시설을 포함한 기술 수출을 진행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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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거리 확보 위해 중량 감소·반동력 최소화 등 과제가 필요
독자기술 없이 시작해 최적의 장약 설계 위해 수많은 실험과 분석 반복
기술개발 이후엔 장사정 탄약은 터키에, 탄약생산시설은 이집트에 수출


▲ 새로운 기술개발로 완성한 차량분야= 차량분야는 독자적인 개발 기술과 경험이 부족해 국내에서 개발한 구조물에 해외의 동력장치를 탑재한 기동성능 실험차량을 제작해 시험을 수행했고, 엔진 성능 부족으로 기동성능을 만족시키지 못해 독일의 MTU엔진으로 교체해 개발했다.


해당 경험은 차량체계 개발능력을 크게 향상시키는 계기가 됐다. 또한 기존 자주포의 알루미늄 구조물과 달리 국내 장갑판재를 적용한 차체 및 포탑의 방호 구조물을 설계하고 제조하는 기술의 새로운 개발도 필요했다. 기존 자주포에 비해 몇 배 이상 큰 사격 충격을 견뎌야 하는 장갑판재 포탑구조물의 내구성에 대한 이론적인 추정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포탑구조물에 유압으로 작동하는 해머를 이용해 15톤에서 130톤까지 하중을 증가시켜가며 시험했으며 많은 취약부위를 찾아 개선했다. 당시 국내 엔진·변속기, 위치확인센서, 포구속도 측정 레이더는 기술 부족과 생산 인프라 구축 미흡으로 도입이 불가피했으며, 유기압 현수장치는 기술을 도입해 K9 자주포에 적합한 장치를 개발했다. 이렇게 개발된 유기압 현수장치는 이후 영국으로 역수출되기도 했다.


▲ 대한민국 최강 화력의 탄생= 완성된 체계는 시험을 통해 그 성능을 인정받아야 한다. 당시 국내 시험 시설은 미비했으나 규정된 시험항목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아이디어가 필요했다. 자주포 체계는 영하 32℃의 극저온 조건으로 저장한 후 성능을 확인해야 했으나 당시 저온 챔버를 갖추지 못해 밀폐된 건물에 질소 가스를 주입해 온도를 낮추고 운용자는 산소마스크를 착용해 시험을 수행했다.


개발 기간에 시험장이 건설되면서 관련 전자파 적합성 시험, 내구도 주행시험 등 기동성능 시험은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K9자주포의 국내 독자 개발 과정은 많은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었으나 국내 지상무기체계의 개발 기술과 경험을 융합하고, 연구소, 군 및 방산기업 간 유기적이고 적극적인 협력관계를 유지해 기한 내 성공적으로 개발을 완료할 수 있었다.



양낙규 군사전문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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