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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히말라야서 인도군과 대치' 중국군, 혹한기에 첨단장비 총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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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하 40도 혹한에 특수막사·산소발생기·외골격 로봇 보급

(서울=연합뉴스) 정재용 기자 = 히말라야산맥 산악지대에서 국경선 문제로 인도군과 대치 중인 중국군이 각종 첨단장비와 시설을 동원해 혹한기를 견뎌내고 있다.

28일 인민해방군 기관지인 해방군보(解放軍報)와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인민해방군(PLA)은 히말라야산맥 산악지대에서 인도군과 대치 중인 자국 병사들에게 태양열 에너지를 이용한 특수 막사, 산소발생기, 외골격 로봇(exoskeleton robot) 등을 보급해 혹한의 겨울을 극복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 드론을 이용해 병사들에게 따뜻한 음식을 공급하고 있다.

연합뉴스

산소요법을 받는 히말라야 주둔 중국군 병사
[웨이보 사진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중국군과 인도군이 대치 중인 히말라야 국경지대는 해발고도 4천500m 이상의 고산지대로, 산소가 희박하며 10월부터 기온이 급강하한다.

'세계의 지붕'이라고 불리는 이곳은 겨울철에는 한낮 기온이 영하 30도 아래로 내려간다.

산소 부족도 치명적인 문제다. 통상적으로 산소는 해발 3천m에서 바닷가의 3분의 1수준, 해발 5천m에서 바닷가의 절반 수준으로 낮아진다.

해방군보에 따르면 인민해방군은 해발고도 3천m 이상의 모든 전초기지에 산소발생기를 갖춰 놓았으며, 해발 4천m 이상에 주둔하는 병사들에게는 매일 한 시간씩 산소요법(oxygen therapy)을 받도록 하고 있다.

산소요법은 산소결핍 상태를 막기 위해 산소 또는 산소를 추가한 공기를 흡입하도록 하는 요법이다.

해방군보는 "매일 한 시간씩 산소요법을 받으면 혈중산소농도를 9% 높이고, 고산병에 걸릴 가능성을 낮춘다는 데이터가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군은 병사들이 기거하는 막사의 침상 옆에 설치된 것 이외에 트럭 탑재용, 고압 산소통, 휴대용 등 다양한 산소발생기를 가동하고 있다.

해방군보는 2명의 병사가 산소발생기와 연결된 호스를 코에 끼고 침상에 앉아 있는 사진을 게재하고, "산소는 언제, 어느 곳에서든 이용할 수 있다"면서 "침상에서 산소발생기를 이용하는 것이 '뉴노멀'이 됐다"고 밝혔다.

아울러 인민해방군은 고산지대에서 순찰 활동을 하거나 짐을 운반해야 병사들을 위해 외골격 로봇 장비를 보급했다.

무게 4㎏의 이 장비를 착용하면 병사들이 느끼는 하중의 70%가량이 줄어들게 된다.

아울러 중국군은 5천m 이상의 지역에 주둔하는 병사들에게 스마트 태양 에너지 시스템을 갖춘 특수 막사를 제공했다.

이 막사는 외부 기온이 영하 40도 이하로 내려가도 내부 온도가 15도 수준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밖에 인민해방군은 히말라야 산악지대에서 겨울을 지내야 하는 병사들을 위해 방한복과 신발, 슬리핑백 등 방한용 개인장비를 보급했다.

중국군과 인도군은 지난 6월 이후 7개월째 히말라야 산악 지대에서 '마라톤 대치'를 하고 있다.

양측은 혹한기 대치가 '소모전'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지만, 철수할 기미는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중국군과 인도군은 8차례에 걸친 군단장급 회담에도 불구하고 병력의 추가 파견을 하지 않기로 한 것 이외에는 철수에 대해선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양국 군은 9월에는 히말라야 국경지대에서 45년 만에 총기까지 동원해 충돌했다.

지난 6월에는 라다크 갈완(중국명 자러완) 계곡에서 양측 군대가 '몽둥이' 등을 동원해 몸싸움을 벌여 최소 20명의 인도 군인이 사망하고 중국군도 다수의 희생자를 냈다.

국경선 문제로 1962년 전쟁까지 치른 중국과 인도는 아직 국경선을 확정하지 못하고 3천488㎞에 이르는 실질 통제선(LAC)을 사실상의 국경으로 삼고 있다.

인도와 중국은 최근 몇 년 사이 LAC 주변의 도로와 교량 등 인프라를 개선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이런 국경지대의 인프라 건설 프로젝트는 양국 간 군사적 충돌로 이어지고 있다.

jj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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