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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영상] ‘美돼지고기 수입’ 때문에…대만 의원들, 돼지 내장 던지며 난투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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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27일(현지 시각) 대만 여야 의원들이 의사당에서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대만 야당인 국민당과 집권당 민진당은 미국산 돼지고기 수입과 관련해 대립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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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산 돼지고기 수입을 놓고 대만 여야 의원들이 의회에서 격렬한 난투극을 벌였다. 일부 의원들은 급기야 돼지 내장을 서로에게 던지기도 했다.

AP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대만 야당인 국민당 의원들은 27일(현지 시각) 타이베이 의사당에서 열린 회의에서 쑤전창(蘇貞昌) 행정원장이 미국산 돼지고기 수입 정책과 관련해 보고를 하려고 하자 필사적인 방해 작전을 벌였다. 국민당 의원들은 미국산 돼지고기 수입을 반대한다는 내용의 플래카드를 들었고, 경적을 울리고 호루라기를 불었다. 집권당 민진당 의원은 쑤 원장이 발언할 수 있도록 쑤 원장을 엄호하며 ‘인간 보호막’을 자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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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현지 시각) 대만 여야 의원들이 돼지 내장을 서로에게 던지는 등 난투극을 벌이는 모습. /로이터통신


그런데 쑤 원장이 발언을 시작하려 하자 국민당 의원들은 양동이에 담긴 돼지 내장을 회의장 바닥에 쏟아버렸다. 국민당 의원들은 이어 돼지 내장을 주워 쑤 원장과 민진당 의원들 쪽에 던졌고, 민진당 의원들도 이에 맞서 돼지 내장을 국민당 의원 쪽에 던졌다. 여야 의원들 사이에서는 고성이 오갔고, 일부 의원 간에는 주먹다툼이 벌어지기도 했다.

앞서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은 지난 8월 미국산 돼지고기와 쇠고기에 대한 수입 금지 조치를 완화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을 발표했다. 이로 인해 내년부터 대만에선 육질 개선용 사료 첨가물인 가축 성장촉진제 락토파민이 함유된 미국산 돼지고기 수입이 허용되게 됐다. 락토파민은 안전성 우려로 대만에선 지난 2006년부터 돼지에 대한 사용을 금지해온 것이다. 중국·유럽연합(EU)·러시아 등도 이를 금지하고 있다.

국민당은 락토파민이 함유된 미국산 돼지고기 수입은 식품 안전을 위협한다며 강하게 반대했다. 지난 9월부터 의회 내 쑤 원장의 발언을 막는 등 장내 투쟁을 하고 있다. 장외에서도 반대 여론이 높다. 지난 23일 타이베이에서는 미국산 돼지고기 수입 반대 대규모 시위가 열리기도 했다.

민진당은 이날 난투극에 대해 “국민당의 행동은 역겹고, 이는 음식을 낭비한 것”이라며 “(국민당은) 이성적인 논쟁으로 돌아오길 바란다”고 했다. 국민당은 “국민 건강과 식품 안전의 마지노선을 지키기 위해 야당은 저항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로이터통신은 “대만은 소란스러운 민주주의 국가로, 의회에서 싸우는 것이 드문 일이 아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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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22일 대만 타이페이에서 미국산 돼지고기 수입반대 집회를 열고있는 시민들/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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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옥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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