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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여고생 사지마비 시킨 '칼치기' 금고 1년…"처벌 수위 높여야" 공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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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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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 =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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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은영 기자] 지난해 12월 경남 진주에서 발생한 '칼치기 사고'로 시내버스에 타고 있던 고등학교 3학년 여학생이 전신 마비 피해를 본 것과 관련해 가해자가 금고 1년 형을 선고 받았다. 피해자 가족이 1심 판결에 항의하며 국민 청원을 통해 엄벌을 호소하고 나선 가운데, 칼치기 사고에 대한 적발과 처벌 수위가 현저히 낮은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8일 창원지법에 따르면 지난달 21일 진주지원 형사1단독 이종기 부장판사는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 씨에게 금고 1년을 선고했다.


A 씨는 지난해 12월 16일 진주시의 한 도로에서 렉스턴 SUV 차량으로 시내버스 앞을 갑자기 끼어들었다. 버스가 급정거하면서 여고생 B양이 맨 뒷좌석 쪽에서 앞 좌석으로 튕겨 나오면서 동전함에 부딪히는 등의 중상해를 당했다.


B양은 사고 직전 버스에 막 탑승해 급정거 당시 자리에 앉을 겨를이 없었고, 그대로 요금통에 머리를 부딪쳐 목이 골절되면서 사지 마비 판정을 받았다.


B양의 언니는 "A 씨가 재판 내내 사과나 병문안 없이 본인이 형량을 낮추기 위한 형사합의만 요구했는데 (금고 1년이라는) 낮은 형량이 나왔다"라며 "고3 졸업식을 앞두고 대입원서도 넣어보지 못한 동생은 꿈 한번 펼쳐보지 못한 채 기약 없는 병원 생활을 하고 있다. 가해자도 딸을 키우는 부모라던데 자신의 딸이 이렇게 중상해를 입었다면, 이토록 무책임하고 인간의 도리를 하지 않는 가해자에게 어떻게 할지 궁금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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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 = 한문철TV 캡처]

이른바 칼치기 운전, 즉 차들 사이를 이리저리 가로질러서 좁은 공간의 차 앞으로 무리하게 끼어드는 운전은 한적한 새벽 시간이나 지방 고속도로에서 여전히 빈번하다.


경찰청은 끼어들기 행위를 신호 위반·꼬리 물기에 이어 3대 교통 무질서로 선정하고 근절행위로 지양하고 있으나 매년 칼치기로 인한 보복·난폭 운전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2019년에는 제주시 조천읍의 한 도로에서 C 씨가 자신의 끼어들기 운전에 항의한 승용차 운전자 D 씨를 D 씨의 아내와 자녀가 보는 앞에서 무차별 폭행해 누리꾼들의 공분을 사기도 했다.


2018년에는 배우 박해미의 전남편 황민의 음주운전 '칼치기' 사고로 인해 2명이 숨지고 3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문제는 도로의 무법자라 불리는 이 '칼치기 운전'을 적발하고 처벌하는 것이 힘들다는 것이다.


순찰차나 드론이 있어도 칼치기 같은 난폭 운전은 순식간에 이루어지기 때문에 경찰이 마침 그 현장을 봤다고 하더라고 포착이 쉽지 않다. 피해자 스스로 블랙박스 등의 근거를 확보해 신고하는 수밖에 없다.


처벌 수위에 대해서도 논란이 일고 있다.


일반적인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은 운전을 하다가 부주의한 운전 등으로 사고를 내면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3조 1항에 따라 5년 이하의 금고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물린다. 피해자의 명시적 의사에 반해서 처벌할 수는 없다. 다만 예외가 있는 것이 우리가 흔히 말하는 12대 중과실이다.


즉, 신호 위반, 중앙선 침범, 속도위반, 횡단보도 등에서 보행자 보호의무 위반 등의 행위는 반의사불벌죄 적용이 안 돼서 피해자와 합의를 해도 기소가 돼 처벌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끼어들기의 경우 다리 위, 지하터널, 실선 구간 등 금지된 곳을 제외하고는 12대 중과실에 해당하지 않는다. 끼어들기를 할 수 있는 구간에서 무리하게 '칼치기'를 해 교통사고를 발생시킨 경우에는 피해자와 합의만 한다면 기소되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이에 누리꾼들은 "칼치기 적발과 처벌 수위를 높여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실제로 운전자들이 모이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칼치기 등 난폭운전자로부터 위협을 당했다는 글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한 운전자는 "고속도로에서 대형차가 칼치기해 들어오면 생명의 위협을 느낀다. 방향지시등을 켜기는커녕 오히려 경적을 울리면서 들어와 사고 날 뻔했다"라며 글을 올리기도 했다.


경찰은 "경찰이 암행 순찰차로 난폭운전 행위를 단속하고 있지만, 고속도로 등에서 이뤄지는 칼치기 운전은 경찰이 직접 인지하기 쉽지 않다"며 "피해자가 블랙박스 영상을 근거로 국민신문고 등에 적극적으로 공익신고해 주면 좋을 것"이라고 당부했다.



최은영 인턴기자 cey121481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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