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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도국에 “돈 줄게 우리 제품 써” 중국의 코로나 백신 ‘일대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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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베이징 다싱구 시노백(Sinovac·科興中維) 본사에서 열린 코로나19 백신 개발 상황 발표회장에 시노백이 개발한 '코로나백'이 전시돼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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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코로나 바이러스 백신을 이용해 영향력을 확대하려 하고 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최근 코로나 바이러스 백신을 놓고 이 같이 분석했다. 미국과 패권 다툼 중인 중국이 백신을 ‘레버리지’로 장악력을 키우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영향력을 놓고 미국과 다툼이 있던 지역에서 백신 공급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이다. WP는 “서방 제약회사들은 유럽 등 선진국에서 받은 주문량을 맞추는 것만으로도 벅찰 것”이라고 했다. 중국은 이 틈을 파고들고 있다.

미국 외교협회(CFR) 글로벌 보건 전문가인 데이비드 피들러는 “글로벌 보건·제약업계가 힘과 균형이라는 정치 논리에 빨려 들어가고 있다”고 했다. 백신으로 영향력을 키우려는 중국과 달리 미국의 태도를 놓고는 “지정학적 악몽을 만들어낼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은 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와는 시노백 백신 우선 접근 협약을 체결했다. 양국이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불황을 겪자 곧장 백신 실험에 돌입했다. WP는 멕시코 외무부를 인용해 중국이 백신 구입 비용을 지불하기 어려운 국가에 10억달러(약 1조1050억원)의 대출을 지원했다고도 전했다. 이 같은 경제적 지원이 동남아시아 등지에서 중국이 미국과 벌이는 ‘백신 외교 전쟁’의 승리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도 전망했다.

WP는 “중국은 미국과 전략적·문화적 영향력을 놓고 미국과 동남아시아에서 경쟁하고 있는데, (경제적 지원은) 중국에 큰 이점이 될 것”이라고 했다. 호주 출신 언론인인 세바스티안 스트란지오는 “중국의 백신 전략은 도움이 될 수 있고, 이해심이 많으며, ‘불가피한’ 파트너로 보이기 위한 캠페인의 일환”이라고 했다.

동남아시아뿐만이 아니다. 중국은 파키스탄, 터키, 이집트, 사우디아라비아, 브라질 등에서도 백신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브라질 상파울루 주는 시노백 백신 4600만 회분 구매 계약을 이미 체결했다.

중국 정부는 “백신을 갖고 영향력은 휘두르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말을 해왔다. 하지만 백신 보급을 위해 다른 나라와의 협력을 강화해나갈 것이라는 언급은 계속하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지난 21일 G20 정상회의에서 이 같은 취지의 발언을 했다. 그는 “개발도상국에 도움과 지원을 제공하며 백신을 모든 나라 국민이 사용할 수 있는 공공재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에 대해 WP는 “중국 관리들은 공개 발언에서 백신을 ‘협력’과 ‘홍보’에 연결했다”며 “이는 중국의 외교 정책인 일대일로 프로젝트를 떠올리게 한다”고 했다.

[오경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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