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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마케팅 귀재 토니 셰이, 화재 후유증으로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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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파이낸셜뉴스

미국 온라인 쇼핑업체 자포스를 독특한 경영방식으로 이끌었던 토니 셰이 전 자포스 최고경영자(CEO)가 2012년 5월 1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베벌리힐스에서 열린 밀컨연구소 글로벌 컨퍼런스에 참석해 패널 토론을 하고 있다. 마케팅의 천재인 셰이는 27일 주택사고 후유증으로 46세를 끝으로 생을 마감했다. 사진=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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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온라인 쇼핑몰 자포스(Zappos) 최고경영자(CEO) 출신인 토니 셰이가 27일(이하 현지시간) 화재 사고 후유증으로 사망했다.

올해 46세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 본사를 둔 신발·의류 쇼핑몰 자포스의 경영을 맡아 회사를 반석위에 올린 셰이는 코네티컷주 뉴런던에서 지난 18일 발생한 주택 화재 후유증으로 사망했다.

자포스는 고객 충성도가 유달리 높은 성공적인 온라인 쇼핑업체로 손꼽히며 경영학의 단골 '연구사례'이다.

그는 타고난 경영자였다. 무료 택배·반송제도를 도입해 자포스 성장을 이끌었고, 자포스의 성장을 눈여겨 본 아마존에 2009년 회사를 매각했다.

셰이의 독창적인 회사 경영은 경영학에서 단골로 인용되고, 연구되는 주제라고 WSJ은 전했다.

셰이의 부모는 대만 출신으로 그가 1973년 12월 12일 일리노이주에서 태어날 당시 대학원생이었다.

그가 다섯살 때 가족이 캘리포니아주로 이사했고, 모친은 사회복지사로, 부친은 셰브론의 화학공학자로 일했다.

그는 일찍부터 사업 수완을 드러냈다.

하버드대를 졸업해 20대 초반에 온라인 광고회사를 공동 창업한 그는 이를 1998년 마이크로소프트(MS)에 2억6500만달러에 팔았다.

이듬해인 1999년 자포스에 투자했고, 닷컴 거품 붕괴 당시 회사를 위기에서 구해냈다. 이후 자포스 CEO가 됐고, 2009년에는 아마존에 회사를 10억달러 넘는 가격으로 매각했다.

보도에 따르면 아마존은 당시 셰이의 괴팍한 경영 스타일에 깊은 인상을 받았고 이때문에 자포스를 인수한 뒤에도 그를 계속 CEO로 앉힌 뒤 자포스를 독립된 자회사로 운영하도록 했다.

셰이는 지난 8월 CEO에서 물러났다.

자포스는 창업 초기 소비자들에게 파고드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신발을 신어보지도 않고 온라인으로 사는 것에 대한 소비자들의 부담이 사업 성장의 걸림돌이었다.

자포스는 무모하다 싶을 정도의 과감한 정책으로 이 난관을 극복한다. 셰이가 무료 택배를 들고 나오면서다. 자포스는 무료로 상품을 보내고, 소비자들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반송도 무료로 할 수 있도록 했다.

소비자들은 한 번에 신발 6켤레도 주문할 수 있었고, 집에서 신어본 뒤 마음에 드는 신발만 사고, 나머지는 무료로 반품할 수 있게 됐다.

이로 인해 자포스는 상당한 비용 부담을 떠안았지만 마케팅 도구로는 꽤나 유용했다고 셰이는 밝힌 바 있다.

셰이의 자포스는 직원들의 흥을 북돋워 고객 충성도를 높이는 독특한 전략을 택했다.

밀레니엄 세대 직원들이 원하는 기준들을 거의 모두 충족했다. 낮잠을 잘 수 있는 '낮잠방', 동물을 쓰다듬으며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동물원이 들어섰고, 코스튬 파티도 자주 열렸다.

또 콜센터와 물류센터를 아웃소싱하지 않고 기업 내부 기능의 핵심으로 삼았다.

웹사이트에는 전화번호를 눈에 띄게 배치해 고객들이 이메일보다 전화로 상담원과 상담토록 북돋우기도 했다.

셰이는 2010년 출간된 그 해 베스트셀러 가운데 하나인 자신의 회고록에서 "전화가 브랜드를 알리는 최고의 기기 가운데 하나였다"고 소회했다.

그는 행복한 콜센터 직원들이 고객 충성도를 높이는데 있어 소셜미디어보다 압도적으로 효율적이었다고 밝혔다.

심지어 일부 직원들은 자포스에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이 없을 경우 경쟁사 웹사이트의 제품을 소개하기도 했다. 셰이는 자포스가 원하는 것은 딱 하나, 소비자들이 '와우'라며 자포스의 서비스에 감탄사를 외치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WSJ에 따르면 셰이는 9살때 부모를 설득해 지렁이 사업을 시작했다. 지렁이 100여마리가 들어 있는 흙 상자를 33달러에 사 집 뒷마당에 지렁이 농장을 만들었다. 그러나 그의 첫 사업은 쓰라린 패배를 그에게 안겨줬다. 지렁이들이 모두 도망가 첫 사업에서 쓴맛을 봤다.

그는 이후 1주일에 1시간 이상 TV를 볼 수 없었고, 전과목 A를 받을 것을 강요당했다.

또 아시아계 이민 부모들이 그렇듯 그 또한 부모의 강요로 피아노와 바이올린을 배웠다고 밝히기도 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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