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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원하는 차 골라타세요”…자동차 시장 게임체인저 ‘차량 구독 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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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 구독 서비스 인기…"구독료에 보험료, 세금 포함"
서비스 대상에 전기차종 추가…"EV 시장 성장 견인"

국내 자동차 시장에 ‘차량 구독 서비스’ 바람이 불고 있다. 서비스 구독자가 급격히 늘면서 차량 예약이 어려울 정도로 인기가 높아졌다. 차량 구독 서비스는 신문이나 잡지처럼 매월 일정 비용을 내면 원하는 차량을 번갈아 가며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고급 세단부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까지 서비스 대상 차종도 다양하다. 최근에는 전기차를 찾는 소비자가 늘면서 서비스 대상에 전기차 모델도 다수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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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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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독 대기 회원 밀려… "차량 예약도 어려워"

차량 구독 서비스의 가장 큰 장점은 편의성이다. 매월 지불하는 구독료에 차량 정비, 세금, 보험료가 포함돼 있고, 주기적인 소모품 교체가 필요 없어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 별도의 계약 없이 소비자가 원하는 기간만큼 자동차를 이용할 수 있다는 점도 많은 소비자가 구독 서비스를 이용하는 이유다. 장기 렌트와 달리 가입한 요금제 안에서 언제든 다른 차로 바꿔탈 수 있고, 주행 거리에 제한도 없다. 업계 관계자는 "신차 구매 전 관심 차량을 사전에 충분히 이용하기 위해 구독 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도 있다"고 귀띔했다.

최근 차량 구독 서비스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인기 차종의 경우 예약이 어려운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현대자동차(005380)의 차량 구독 서비스인 ‘현대셀렉션’의 경우 지난 27일 정오 기준 베이식과, 스탠더드 멤버십에서 예약할 수 있는 차량은 아예 없었다. 프리미엄 멤버십에서도 7개 차종 중 팰리세이드와 그랜저 2종만 예약이 가능했다. 기아자동차(000270)의 ‘기아플렉스’ 역시 단독형 서비스 기준 7개 차종 중 쏘울EV만 예약이 가능한 상태였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운용 차량에 비해 서비스 이용객이 늘어나면서 대기 회원이 밀려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현대카드에 따르면 2019년 337건이던 차량 구독 서비스 결제건수는 올해 10월 839건까지 늘어났다. 연말에는 1000건을 돌파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현재 현대셀렉션 누적 가입자 수는 4400여명, 기아플렉스는 3200여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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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셀렉션은 11월 27일 정오 기준 전체 7개 차종 중 팰리세이드와 그랜저 2종만 예약이 가능했다. /현대셀렉션 어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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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구독 서비스는 누가 주로 이용할까. 현대차그룹이 2019년 1월부터 올해 2월까지 현대셀렉션 이용자 2015명을 분석한 결과 50% 이상이 20~30대였다. 넷플릭스 등 구독 서비스에 익숙한 ‘밀레니얼 세대’가 가장 많이 이용한 셈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밀레니얼 세대가 세금, 보험료, 소모품 교체 등의 비용 부담이나 차량 관리에 대한 스트레스가 적다는 점을 주목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전기차도 차량 구독 서비스 라인업에 추가되면서 전기차 시장 성장도 견인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국내에서 전기차가 라인업에 추가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많은 이용객이 몰리면서 예약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라며 "차량 구독 시장이 성장하면 전기차 시장도 덩달아 성장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시장 조사 기관 ‘테크내비오’에 따르면 전 세계 자동차 구독 시장은 오는 2023년까지 78억8000만 달러(약 8조7010억원) 규모로, 연평균 63%씩 성장할 전망이다.

◇팰리세이드·그랜저 등 인기 차종, 月 99만원에 구독

현대차의 ‘현대셀렉션’은 베이식(59만원), 스탠더드(75만원), 프리미엄(99만원) 등 3가지 멤버십으로 구성돼 있다. 멤버십마다 이용할 수 있는 차종과 차량 변경 가능 횟수가 다르다. 가령 베이식 멤버십은 아반떼·베뉴 중 1개 차종만 이용할 수 있다. 스탠더드 멤버십은 쏘나타·투싼·아반떼·베뉴 4개 차종을 이용할 수 있고, 월 1회 차량 변경이 가능하다. 매월 총 2가지 차종을 이용할 수 있다는 뜻이다. 프리미엄 멤버십은 싼타페·그랜저·팰리세이드·쏘나타·투싼·아반떼·베뉴 중 월 2회까지 교체하며 이용할 수 있다.

현대차는 현대셀렉션과는 별개로 G80·GV80·G90 등 제네시스 브랜드만 이용할 수 있는 ‘제네시스 스펙트럼’도 운영한다. 구독료는 매월 189만원이다. 1·3·12개월 단위로 약정해 원하는 차량을 이용할 수 있다. 1개월 약정 시 1회, 3개월 약정 시 2회, 12개월 약정 시 4회까지 기간 내에 차종을 자유롭게 바꿔 탈 수 있다. 플래그십 세단 G90을 24·48·72시간 동안 이용할 수 있는 단기 대여 프로그램인 ‘데일리 플랜’도 있다. 가격은 24시간 기준 26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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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GV80./현대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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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플렉스’는 한 차량만 구독하는 ‘단독형’과 매월 1회씩 차종을 변경할 수 있는 ‘교환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단독형 서비스는 K9·스팅어 마이스터·K7 프리미어·모하비 더 마스터·쏘렌토·니로 EV·쏘울 EV 등 총 7종을 이용할 수 있다. 월 구독료는 K9 159만원, 모하비 87만원 등이다. 교환형 서비스는 K9, 스팅어, 모하비 중 한 차종을 선택해 이용할 수 있으며 월 요금은 129만원이다.

특히 기아플렉스는 현대차그룹의 차량 구독 서비스 중 유일하게 전기차를 구독할 수 있다. 기아차는 지난 3월 전기차를 찾는 소비자가 늘어남에 따라 니로 EV와 쏘울 EV를 라인업에 추가했다. 또 전기차 이용 고객을 대상으로 ‘무제한 EV충전카드’ 상품도 판매하고 있는데, 전국 제휴 충전소를 무제한 이용할 수 충전카드를 제공해준다. 가격은 월 11만3000원이다. 기아차 관계자는 "전기차는 연료비 부담이 적은 탓에 인기가 높다"며 "향후 다른 전기차 모델도 구독 서비스 라인업에 추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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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 공유 서비스 업체 쏘카도 차량 구독 서비스 ‘쏘카패스’를 운영하고 있다. 완성차 업체의 서비스와 다른 점은 차량 대여료 할인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는 점이다. ‘라이트 패스’는 월 4900원에 대여료를 주중 40%, 주말 20% 할인해주고, ‘반값패스’는 월 1만4900원에 대여료를 50% 할인해준다. ‘슈퍼패스’는 월 7만7000원에 대여료 50% 할인해주고 출퇴근 시간에는 대여료가 무료다. 쏘카에 따르면 현재 쏘카패스 누적 가입 30만건을 돌파했다고 한다.

주행 중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구독 서비스도 등장하고 있다. 테슬라코리아는 지난 8월 구독형 서비스인 ‘프리미엄 커넥티비티’를 국내에 출시했다. 이동통신사의 인터넷망을 이용, 실시간 교통정보가 반영된 내비게이션과 음악·비디오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월 구독료는 7900원이다.

김우영 기자(young@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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