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19 (화)

두 배로 불어난 2030의 패닉바잉…서울 외곽 25평도 10억

댓글 3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올해 30대 이하 서울 아파트 매입 2만9287건…지난해 2배

금천구 금천롯데캐슬 골드파크1차 59㎡ 10억 눈앞

강서 가양동, 성북 길음뉴타운 59㎡ 10억원 돌파

새 임대차법 촉발한 전세난, 아파트 가격 부채질

아시아경제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아시아경제 임온유 기자] 올해 청년층의 '패닉바잉'(공포에 의한 매수)이 확산되면서 30대 이하의 서울 아파트 매입이 지난해의 2배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6~7월 극에 달했다 8~9월 잦아든 패닉바잉은 최근 전세대란의 영향으로 재확산될 조짐도 보이고 있다.


29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올해 1∼10월 서울아파트 매매 건수(신고일 기준)는 8만295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만6662건)의 1.7배에 달했다. 모든 연령대에서 지난해보다 서울 아파트 매입 건수가 늘어났다. 증가율이 가장 높은 연령대는 20대 이하(10대·20대)로, 올해(2933건)가 지난해(1352건)의 117%(2.2배)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어 30대(96%), 40대(69%), 50대와 60대(60%), 70대 이상(51%) 순이었다.


30대 이하의 서울아파트 매입 건수는 올해 2만9287건으로 지난해(1만4809건)의 2배로 증가했다. 전체 서울아파트 매입 건수에서 30대 이하가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31.7%에서 올해 36.5%로 상승했다. 30대 이하의 서울아파트 매입 비중은 올해 8월(40.4%) 처음으로 40%대에 이른 이후에도 계속 상승해 지난달 43.6%에 이르렀다.


이처럼 30대 이하의 아파트 매입이 증가하는 것은 집값 급등으로 지금 아니면 내 집 마련이 어려울 것이라는 불안감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또 전월세상한제, 계약갱신청구권 등 새 임대차보호법 시행 이후 극심해진 전세난 역시 패닉바잉을 자극하는 요인 중 하나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30대 이하는 집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아 상투를 잡는 것 같으면서도 지금의 상승 열차를 타지 않으면 영영 무주택자가 될 것 같은 불안감에 사로잡혀 있다"면서 "시장은 분명 과열이 맞지만, 전세난으로 떠밀려서 집을 살 수밖에 없는 서글픈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아시아경제

2030의 패닉바잉은 집값을 더욱 자극하고 있다. 서울 외곽지역의 25평형대 소형 아파트값마저 10억원의 벽을 넘어서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금천구 독산동 금천롯데캐슬 골드파크1차 59㎡(전용면적)는 이달 3일 9억7300만원에 손바뀜됐다. 59㎡는 일반 공급면적 기준 25평형 안팎으로, 2~3인 가구가 주 수요층인 소형아파트다. 상반기만 해도 이 아파트는 주로 8억원대에 거래됐지만 8월 9억원을 넘어선 데 이어 이제는 실거래가격이 10억원 목전까지 치솟았다.


강서구 일대에서는 같은 면적대 아파트 실거래가가 잇따라 10억원을 넘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가양동 강서한강자이 59㎡는 지난달 15일 10억6000만원에 손바뀜이 이뤄졌고 화곡동 강서힐스테이트는 앞서 지난달 9일 10억5500만원에 거래됐다. 염창동 한화꿈에그린1차 같은 면적은 지난달 24일 9억7900만원에 실거래가 신고가 이뤄졌으며, 호가는 이미 11억원대로 치솟은 상태다.


성북구 길음뉴타운, 구로구 신도림동 등 도심이나 강남권 접근성이 좋은 지역에서도 소형 아파트 매매가격이 치솟고 있다. 길음뉴타운8단지 래미안 59㎡는 성북구 일대에서는 처음으로 지난달 19일 10억원에 계약이 체결됐으며 신도림 동아3차 60㎡는 이달 초 9억7500만원에 거래된 후 현재 매도 호가는 최고 11억5000만원까지 올라 있다.


실제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4187건으로 3개월 만에 반등한 가운데 외곽 지역의 매물이 빠르게 소진되는 분위기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파트실거래가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서울에서 매물 감소율이 가장 높은 자치구는 강서구(-5.8%)와 금천구(-2.5%)였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내년 입주물량이 올해보다 부족해 전셋값이 더 오를 것이라는 불안감이 기저에 깔려 있는 데다 집값이 강보합세를 유지하자 불안함에 외곽의 아파트라도 사들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높아진 신규분양 당첨 벽도 소형 집값을 끌어들이는 요인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부양가족이 적거나 무주택기간이 짧은 젊은 층이 어쩔 수 없이 일반 매매시장으로 밀려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임온유 기자 ioy@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