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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부실·연체율 역대 최저…'코로나 역설' 속 손실대비 잰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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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기연장 등으로 표면화 억제

[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은행의 부실채권 비율과 연체율이 잇따라 역대 최저 수준으로 집계됐다. 은행이 취급한 대출의 건전성이 지표상으로 그만큼 양호하다는 의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금융ㆍ실물 전반이 타격을 입은 상황에서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지는 건 각종 유예 등의 조치에 따라 당장은 부실이 표면화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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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은행이 기업과 가계에 내어준 대출 가운데 3개월 이상 연체돼 떼일 우려가 있는 부실채권(고정이하여신) 비율은 지난 9월 말 기준 0.65%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분기 말(0.86%)에 견줘 0.20%포인트 하락한 결과다.


국내은행 부실채권 비율은 2008년 3분기 말(0.96%) 이후 줄곧 0%대를 유지하다가 이번에 최저치를 경신했다. 전체 대출 규모가 2148조7000억원으로 전분기 말보다 43조7000억원, 1년 전보다 189조원 늘었으나 부실채권 규모는 각각 9000억원, 2조7000억원 감소했다.


부문별로 보면 기업여신 부실채권비율은 0.92%로 전분기 말(0.99%) 대비 0.07%포인트 낮아졌다. 가계여신 부실채권비율은 0.23%로 집계됐다. 전분기 말(0.25%) 대비 0.02%포인트 하락했다.


9월 말 국내은행 원화대출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 또한 0.30%로 집계를 시작한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대출 만기 연장 등의 조치로 부실이 겉으로 드러나지 않다보니 일종의 착시현상이 나타난 측면도 있다"면서 "문제는 유예조치들이 종료된 이후"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가 지속하는 가운데 신규 대출 또한 부실화할 가능성이 있어 우려가 높다"고 덧붙였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올 2월부터 이달 20일까지 코로나19와 관련해 시중은행에서 이뤄진 대출 만기연장은 총 26만3000건, 74조5000억원 규모다. 신규 대출은 78만6000건, 46조9000억원이다. 만기연장과 신규 대출을 합치면 121조3000억원이다.


은행권은 이에 따라 대손충당금 적립률을 크게 끌어올리며 갑작스러운 부실 및 손실에 대비하고 있다.



김효진 기자 hjn252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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