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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우리가게 장사 잘 될까요?”…통신사는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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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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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화요일에 유동인구가 가장 많을 것으로 예상돼요' '직장인구는 40대가 많고 20대가 가장 적어요'

통신사 빅데이터를 활용한 상권 분석 플랫폼이 고도화되고 있다. 예전에는 설문조사나 신용카드 매출 자료에 의존했다면, 지금은 기지국 기반의 통신 데이터를 추적해 보다 입체적인 상권 분석이 가능하다. 특히, 빅데이터에 대한 진입장벽 자체가 낮아지면서 창업 희망자나 소상공인도 수월하게 접근할 수 있게 됐다.

KT는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상권 분석 플랫폼 'KT 잘나가게'를 지난 27일 선보였다. 이용자가 가게 정보를 등록하면, 블록이 아닌 개별 건물 단위로 주변 상권 데이터를 분석해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대형 프랜차이즈 등 기업용(B2B) 서비스 외에 소상공인 전용 플랫폼으로 출시된 것은 통신3사 중 처음이다. 앱 접근이 어려운 고연령층의 이용을 감안해 빅데이터 분석 내용은 문자메시지로 보내준다.

예를 들어 ▲하루 평균 유동인구가 몇 명이고 전월보다 얼마나 늘었는지 ▲유동인구의 성별 분포와 가장 많은 연령대는 어떻게 되는지 ▲직장인구와 거주인구 비율은 어느 정도인지 등 유동인구를 분석한 정보를 알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같은 동네 같은 업종 가게들의 매출액이 전달보다 얼마나 늘었는지 ▲최근 1년간 이 가게들의 매출 평균 추이는 어떤지 등 경쟁 점포 분석도 할 수 있다. 이같은 분석을 통해 이용자는 주요 고객층을 설정하고 이를 겨냥한 메뉴나 서비스를 개발하는 등 맞춤 전략을 꾀할 수 있다.

이와 같은 분석이 가능한 것은 카드사 데이터베이스(DB)를 비롯해 KT 회선, 기지국 기반의 통신 데이터, 행정안전부의 건물 DB 등을 복합적으로 활용했기 때문이다.

특히 통신 빅데이터를 이용하면 몇 미터 단위로 촘촘하게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다. 스마트폰은 손에 늘 쥐고 다니기 때문에 그만큼 정확도가 높다. 신용카드가 없는 청소년들까지도 데이터 분석 범위에 들어온다는 장점도 있다.

SK텔레콤도 2011년 자체 유동인구 분석 플랫폼 '지오비전'을 선보인 이후 고도화를 계속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기지국 통화량을 분석해 시간대별 성별 연령별 유동인구를 파악하고, 건물 데이터와 통화량 등을 비교해 상주인구와 주거인구를 가려낸다. 여기에 카드사를 통해 업종별 카드 가맹점 매출 통계를 내고, 부동산114와 연계해 부동산 시세 및 개발 예정 정보까지 DB화 하고 있다.

지오비전의 경우 동별로 상권을 분석할 수 있는데, 하루 평균 유동인구 수와 매출 기여도가 높은 성별과 연령대 등을 알 수 있다. 빅데이터로 월 평균 예상 매출을 내고 요일별 추정 매출도 확인할 수 있다. 이에 따른 전문가 의견도 덧붙여져 있다.

그동안 빅데이터가 4차산업혁명 시대 주재료로 떠오르게 되면서, 소상공인들도 이를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소상공인은 종사자 1인당 매출액이 매우 낮아 데이터 수집이나 알고리즘 구축 역량이 거의 없는 실정이다.

하지만 소매업에 종사하는 소상공인일수록 단순 유동인구 정보보다 특정 상권 내 세밀한 분석을 통해 주 고객의 성향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KT '잘나가게'의 경우 한달 이용료는 1000원대로 매우 저렴한 수준으로 책정될 예정이다. KT는 이번 서'비스가 소상공인 대상인 데다 코로나19로 어려움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임을 감안해 당분간 무료로 플랫폼을 제공하기로 했다. SK텔레콤도 소상공인의 경우 웹페이지에서 회원가입을 하면 데이터를 일부 무료로 볼 수 있도록 열어뒀다.

물론 이 정보들은 모두 개인정보를 알아볼 수 없도록 비식별화 처리가 되기때문에 안심해도 된다. 데이터3법 시행으로 통신망 관련 개인정보보호 규제가 완화되고 데이터 활용 범위가 넓어지면서, 이처럼 통신 데이터 기반 분석 정보들이 활발하게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통신 정보와 소비 정보가 결합되면 고객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기가 쉬워진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통신 데이터는 빅데이터의 미싱 링크를 채우는 역할을 하는데, 막연하게 추측했던 상권 현황을 데이터 결합을 통해 더 세밀하게 분석할 수 있다'면서 '빅데이터라면 어렵게만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갈수록 누구나 쉽고 빠르게 접근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권하영 기자>kwonh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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