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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15년 만에 돌아온 타이슨 ‘물주먹’으로 110억 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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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 존스와 ‘합계 105세’ 전설 매치

2분 8라운드 싱거운 경기끝 무승부

타이슨 “2분이 3분처럼 힘들었다”

국내서만 수십만 접속, 흥행은 성공

중앙일보

마이크 타이슨(왼쪽)이 28일 열린 로이 존스 와의 복싱경기 에서 펀치를 날리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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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의 대결은 싱겁게 끝났다. 마이크 타이슨(54)이 15년 만의 복귀전을 치렀지만 핵주먹은 볼 수 없었다.

타이슨은 29일(한국시각) 미국 LA 스테이플스 센터에서 열린 헤비급 챔피언 출신 로이 존스 주니어(51)를 상대로 복싱 레전드 매치를 벌였다.

이번 경기는 ‘이벤트’에 가까웠다. 충격을 줄이기 위해 중량급 경기에서 쓰는 10온스(283g) 글러브 대신 12온스(340g) 글러브를 썼다. 둘 다 50세가 넘는 고령인 점을 고려해 2분 8라운드로, 부심 채점 없이 진행됐다. 주최 측은 무승부를 선언했다.

타이슨은 현역 시절 50승 2무 6패(44KO)를 기록했다. 특히 1라운드 KO승을 24번이나 거두는 압도적인 힘을 자랑해 ‘핵주먹’이란 별명을 얻었다. 2005년 은퇴 이후 처음 링에 오른 그는 무려 45㎏을 감량했고, 계체에서 99.8㎏을 기록했다. 복근이 보일 만큼 몸 상태도 좋아 보였다.

하지만 공이 울린 뒤, 타이슨의 펀치를 볼 순 없었다. 타이슨이 거리를 줄이며 공격적으로 다가섰으나, 존스가 소극적이었다. 존스는 타이슨의 주먹을 옆구리에 끼거나 끌어안았다. 뒤로 물러서는 모습도 자주 나왔다. 현역 시절보다 걸음도, 주먹도 느려진 타이슨도 효과적으로 대처하지 못했다. 그래도 타이슨이 몸을 숙여 피하는 더킹 이후 훅을 날리는 모습은 과거를 떠올리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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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승부로 경기를 마친 존스와 타이슨.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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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슨은 “때때로 2분이 3분처럼 느껴졌다”며 체력적으로 힘들었다고 고백했다. 이어 “경기를 잘해낼 수 있어 기쁘다. 좀 더 경기하고 싶다”며 다음 경기에 대한 의욕을 드러냈다. 존스는 재대결 의사를 밝혔다.

경기 내용은 아쉬웠지만, 올드팬들의 향수를 채우기엔 충분했다. 링 아나운서로는 80~90년대 활약했던 마이클 버퍼(76)가 등장했다. 국내 경기 중계는 홍수환 해설위원-송재익 캐스터가 나섰다. 국내 온라인 중계에는 수십만명의 팬들이 접속했다.

타이슨은 WBC(세계복싱평의회), WBA(세계복싱협회), IBF(국제복싱연맹) 헤비급 통합 챔피언에 올랐다. 실력도 뛰어났지만 이슈도 많았다. 1997년 에반더 홀리필드와 치른 WBA 타이틀전에서는 경기 도중 홀리필드의 귀를 물어뜯어 반칙패를 당했다. 이후 ‘핵이빨’이란 별명이 생겼다. 은퇴 이후 방탕한 생활을 한 타이슨은 최근 마리화나 사업에 손을 대기도 했다.

타이슨은 지난 5월 SNS로 훈련 영상을 공개하며 복귀 의지를 전 세계에 알렸다. 홀리필드 등 여러 상대가 물망에 올랐고, 최종적으론 또다른 전설 존스가 결정됐다. 존스는 미들급(72.57㎏)부터 시작해 수퍼미들급, 라이트 헤비급, 그리고 헤비급(86.18㎏ 이상)까지 4체급을 제패했다.

미국 야후 스포츠에 따르면 타이슨은 보장금액 1000만 달러(약 110억원)를 받는다. 존스는 100만 달러(약 11억원), 유료방송 판매 등 인센티브를 더하면 최대 300만 달러(33억원)까지 받을 수 있다.

포브스는 타이슨이 현역 시절 6억8500만 달러(약 7570억원)를 벌었다고 했다. 그러나 세 번 결혼하면서 이혼 위자료로 거액을 썼고 파산 선고도 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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