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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빅딜 뜻밖의 유탄 ‘항공업 1조 기금’ 좌초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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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정부 공동출자해 조합 추진

기재부 “특정기업 특혜” 반대해와

대한항공 독점체제 돼 통과 불투명

중앙일보

지난 25일 인천국제공항에서 대기 중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항공기의 모습.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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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양대 항공사의 통합 추진으로 국토교통부가 추진하는 ‘항공업기금 1조원’ 계획이 더 꼬였다. 당초 국토부는 항공사(7000억원)와 공항(1500억원)·정부(1500억원)가 1조원을 모아 조합을 만드는 계획을 세웠다. 항공업계의 위기 대응과 경영 지원을 위해서다.

하지만 예산 편성권을 쥔 기획재정부는 국토부 계획에 반대했다. 기재부는 ▶공항이 조합에 출자하는 건 부적절한 데다 ▶특정 그룹 계열사에 대한 특혜 소지가 크다는 이유를 들었다. 이런 상황에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통합하면 특혜 논란을 우려하는 기재부 주장에 힘이 실릴 수 있다.

29일 국토부에 따르면 1조원 기금을 목표로 설립하려는 ‘항공산업발전조합’ 관련 법률 개정안은 국회에 제출돼 있다. 반면 기재부는 국토부가 신청한 정부 출연금(450억원)을 내년 예산안에 전혀 반영하지 않았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최근 예산안 증액 심사를 통해 정부 출연금을 되살려 예산결산위원회로 넘겼다. 하지만 기재부가 강하게 반대하고 있어 예결위 통과 전망은 불투명하다.

익명을 요구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항공사들이 경영난을 겪고 있어 가뜩이나 기금 마련이 어려운 상황이었다. ‘빅딜’로 사실상 대한항공 독주 체제가 되면서 특혜 논란을 피하기가 더 힘들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대한항공 오너 일가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도 걸림돌”이라고 지적했다. 국토부 관계자도 “상황이 더 어려워진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국토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같은 위기상황이 발생하면 1조원 기금을 활용해 항공사에 긴급자금 대출을 해준다는 구상이었다. 평상시에는 항공사가 리스 계약으로 비행기를 빌려올 때 기금에서 공적 보증을 제공해 이자 부담을 낮춰주려고 했다. 기금의 지원대상에는 지상조업과 항공부품 업체도 포함한다. 국내 항공산업에 이렇다 할 비상 대응책이 없어 위기 때 상당히 취약한 구조라는 이유에서다.

그런데 항공업 빅딜이 계획대로 이뤄지면 5개 항공사(대한항공·진에어·아시아나항공·에어부산·에어서울)가 모두 대한항공 계열이 된다. 대한항공 계열이 국내 항공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인 수준으로 높아진다.

정용식 국토부 항공정책관은 “일부 우려가 있지만 지금 항공업을 위한 최소한의 보호장치를 만들지 못하면 향후 더 어려워질 수 있다”며 “최대한 기재부와 국회를 설득해 관련 법과 예산이 통과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갑생 교통전문기자 kks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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