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64505876 0362020113064505876 05 0506003 6.2.2-RELEASE 36 한국일보 0 false true false false 1606722840000

혼외자 상속에 과실치사 의혹까지…편히 눈 못 감는 '축구 전설' 마라도나

글자크기
복잡한 사생활로 혼외자 등 자녀 8명
9000만 달러 유산 두고 법적 분쟁 일듯
뇌수술 20여일만에 심장마비로 사망
과실치사 의혹에 아르헨 검찰 압수수색

한국일보

아르헨티나의 세계적인 축구 선수 디에고 마라도나가 1986년 6월 29일 멕시코 월드컵 결승전에서 아르헨티나의 승리 후 우승컵을 들고 환호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난 ‘축구의 전설’ 디에고 마라도나가 아직 편히 눈을 감지 못하고 있다. 남긴 재산을 두고 자녀들이 소송을 벌일 조짐을 보이고 있는 데다, 갑작스런 죽음을 둘러싼 의혹도 불거졌다. 애도의 시간이 끝난 뒤에도 한동안 법적 다툼에 시달릴 것으로 보인다.

AFP통신은 27일(현지시간) 마라도나 가족과 가까운 소식통을 인용해 마라도나의 유산을 둘러싼 법적 다툼이 벌어질 수 있다고 보도했다. 마라도나가 남긴 것으로 추산되는 재산은 약 9,000만 달러(약 994억원)다. 그는 지난 25일 갑작스럽게 사망해 유언장을 남기지 못했다.

마라도나는 복잡한 사생활로 여러 여성과의 사이에서 자녀를 둔 것으로 알려졌다. 언론에 알려진 것만 8명이다. 우선 2003년 이혼한 전처 클라우디아 비야파네와의 사이에서 지아니나(30), 달마(32) 두 딸을 뒀다. 이후 오랜 법정공방 끝에 디에고 주니어(33)와 하나(23)가 자녀로 인정됐다. 여자친구 베로니카 오헤다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도 있고, 지난해에는 쿠바에서 혼외자 3명이 마라도나의 자녀임을 주장했다.

지난해 마라도나는 딸과 재산 문제로 다툰 뒤 “가족들에게 아무것도 남기지 않겠다”며 전재산 기부를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아르헨티나 법상 기부는 재산의 20%까지만 가능하고, 3분의 2 이상은 고인의 배우자나 자식들이 물려 받게 돼 있어, 유산 다툼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국일보

지난 11일 부에노스아이레스주 올리보스시의 병원에서 뇌 수술을 마친 뒤 마라도나(오른쪽)와 루케(왼쪽)가 악수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와 별개로 주치의의 실수로 마라도나가 사망했다는 의혹도 커지고 있다. 마라도나는 지난 3일 경막하혈종으로 뇌 수술을 받았다. 수술을 집도한 레오폴도 루케(39)는 “수술이 성공적이었다”고 했지만 20여일 만에 자택에서 회복하던 중 심장마비로 숨졌다. 그의 집에는 제세동기도 비치되지 않았다. 아르헨티나 검찰은 지난 29일(현지시간) 과실치사 혐의로 루케의 병원과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루케는 “마라도나와 유사한 환자에게 심장마비는 흔한 일이다. 안타깝지만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며 결백을 주장하고 있다.

이밖에 장례업체 직원이 뚜껑이 열린 마라도나의 관 옆에서 인증 사진을 찍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들은 마라도나의 팬들에게 살해 협박을 받는 등 논란의 중심이 됐고, 결국 공개적으로 사과했다.

한국일보

FC바르셀로나의 리오넬 메시가 지난 29일(현지시간) 마라도나가 소속됐던 아르헨티나 구단의 유니폼을 입고 그를 추모하고 있다. 사진은 메시의 인스타그램 캡쳐. 연합뉴스.


여러 논란에도 불구하고, 축구계에선 마라도나에 대한 추모의 물결을 이어가고 있다. FC바르셀로나의 간판스타 리오넬 메시(33)는 지난 29일(현지시간) 특별한 세리머니로 고인을 기렸다. 메시는 오사수나와의 라리가 11라운드 경기 후반 28분, 4-0으로 앞서는 쐐기 골을 터뜨린 뒤 상의를 벗었다. 유니폼 안에는 과거 마라도나가 입었던 것과 같은 아르헨티나 구단 뉴웰스 올드 보이스 10번 유니폼이 있었다. 그는 과거 마라도나처럼 양손에 입을 맞춘 뒤 팔을 뻗어 올리며 한동안 하늘을 바라봤다.

탈의 세리모니로 메시는 옐로카드를 받았다. 경기를 마치고 메시는 인스타그램에 자신의 세리머니와 같은 유니폼을 입고 같은 포즈를 취한 마라도나의 사진을 나란히 올리며 ‘잘 가요, 디에고(Hasta siempre, Diego)’라고 적었다.

최동순 기자 dosool@hankookilbo.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