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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취임 두달만에 궁지 몰린 日스가…지지율도 자살률도 못 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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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日 자살 사망자, 코로나19 사망자보다↑

日국민 절반 "스가, 코로나19 대응 못 했다"

스가 내각, 방역과 경제 사이 시험대 오를 전망

이데일리

9월 일본 도쿄 신주쿠 거리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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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취임 두 달여 만에 궁지에 몰렸다. 코로나19 대응을 잘 못하고 있다는 부정평가가 늘어난데다 코로나19 사망자보다 자살로 인한 사망자가 더 많다는 결과가 나오면서다.

日국민 절반 “스가, 코로나19 대응 실패”

일본 내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며 스가 내각 지지율이 하락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닛케이)가 지난달 전국 유권자 99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스가 내각이 코로나19 대응을 못 했다”는 응답자는 48%를 기록했다. 지난달 25%에서 한 달 새 13%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반면 “잘했다”는 응답자는 지난달 55%와 비교해 11%포인트 하락한 44%로 조사돼 부정평가가 긍정평가를 앞질렀다.

스가 내각 지지율도 하락세를 보였다. 내각을 지지한다는 응답은 58%로 한 달 전(63%)보다 5%포인트 떨어졌다. 지지하지 않는 이유로는 “지도력이 없다”는 응답이 37%로 가장 많았다. 지난달에 비해 25%포인트 악화한 것이다. 닛케이는 지지율 하락에 대해 “스가 내각의 코로나19 대응에 대한 불만을 반영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본에서는 지난달 30일 기준 일일 확진자가 2585명 나오는 등 닷새 연속 2000명대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18일 2000명대를 넘은 뒤 연휴로 검사 건수가 적었던 지난 23~25일을 제외하면 매일 확진자가 2000명 넘게 나오고 있다.

코로나보다 자살 사망자 많아

엎친데 덮친 격으로 지난 10월 일본에서 자살 사망자가 코로나19 사망자를 앞지른 것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로 인해 직장을 잃는 등 생계에 어려움을 겪거나 소위 ‘코로나 블루’ 현상이 주원인으로 지목된다. 일본내에서는 스가 내각이 방역도, 자살률도 못 잡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일본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10월 극단선택으로 2153명이 사망했다. 일본 후생노동성이 집계한 코로나19 사망자 2087명보다도 많은 수준이다. 코로나19 대유행이 일본 내 줄어들던 자살률을 다시 끌어올리고 있는 것이다. 1990년대 후반 연간 3만명을 넘던 일본 자살자 수는 2만명대까지 줄어들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2만169명을 기록해 1978년 조사 시작 후 최저치를 찍었지만 올해 7월부터는 지난해 수준으로 늘었고 8월부터는 증가세로 전환했다.

특히 음식·숙박업 등에서 비정규직으로 일하는 등 상대적으로 고용환경이 취약한 여성의 자살률이 늘었다. 지난 10월 극단 선택을 한 일본 여성은 지난해 같은달에 비해 83% 가까이 늘었다. 같은 기간 남성 자살자는 22% 증가했다.

20세 미만 일본 학생들도 코로나19로 인한 스트레스에 취약한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국립아동보건센터가 일본 학부모와 자녀 87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설문조사에서 20세 미만 아동 청소년 75%가 코로나19로 인한 스트레스 증상을 보였다.

방역과 경제 사이, 시험대 오른 스가

일본 내 코로나19 확진자가 늘면서 스가 내각은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와세다대에서 자살 연구를 하는 우에다 미치코 부교수는 “일본은 락다운(경제 봉쇄)도 하지 않았고 코로나19 영향이 다른 나라에 비해 미미하다”면서도 “그러나 여전히 자살자가 크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스가 내각이 코로나19 추가 확산을 막지 못해 봉쇄조치 강화에 나설 경우 경제는 더 위축될 것이고 이에 따라 자살률이 더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다.

현재까지 스가 내각은 추가 봉쇄에 신중한 입장이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역대 최다를 기록하는 와중에도 정부가 경제 활성화를 위해 비용을 지원하는 여행과 외식 지원 사업을 전면 중단하지 않고 있다. 닛케이 여론조사에서 응답자 64%는 스가 내각이 코로나19 대응을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고 답해 스가 내각이 중시하는 경제 살리기를 거론한 응답자(38%)를 추월한 것과는 대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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