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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1위’ 굳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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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전지사업 ‘새 출발’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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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9월까지 영업이익 2725억
2분기 흑자전환 후 이익 폭 확대

세계 시장 140조대 성장 전망 속
업계 1위 중국 내수 기반 물량공세
SK와 소송·잇단 화재 ‘과제 산적’

LG화학이 전지사업 부문을 물적분할해 설립하는 LG에너지솔루션이 1일 공식 출범한다. ‘배터리 전문 기업’ 탄생을 계기로 가파르게 성장하는 배터리 시장을 주도할 ‘글로벌 1위’ 기업으로 자리잡을지 주목되지만, 과제들도 산적해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LG화학 내 ‘전지사업본부’에서 독립법인으로 새 출발하기 위한 준비를 최근 모두 마쳤다. 지난 9월 중순 분사 계획 발표 이후 3개월이 채 안 돼 모든 작업이 마무리되는 것이다. 지난 26일 LG그룹 인사에서 김종현 전지사업본부장을 신임 최고경영자(CEO)로 내정하는 등 임원급 인사도 마쳤다. 직원 6500여명의 소속이 LG화학에서 신설법인으로 변경되며, 추가로 100여명의 직원이 충원될 것으로 예상된다.

분사 계획 발표 당시 개미 투자자들의 원성이 높았는데, 그만큼 LG에너지솔루션의 사업분야가 유망하다는 의미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이 승계하는 LG화학 전지사업 부문의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은 8조2278억원이다. LG화학 전체 매출의 38.9%에 이른다. 배터리 부문은 2010년 매출이 1조5947억원으로 LG화학 내에서 8.2%에 불과했다. 10년 만에 사내 비중은 4배, 매출은 8배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전지 부문 매출은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성장했지만, 지난해에만 4543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는 등 실적은 좋지 않았다. 대규모 설비 투자에 집중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또한 올해 2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하고 3분기 이익 폭을 확대하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올해는 9월까지 272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 중이다.

각국의 환경규제 강화와 전기차 지원 확대로 글로벌 배터리 시장 규모는 지난해 50조원에서 2024년에는 140조원대로 성장이 예상된다. LG에너지솔루션도 이에 발맞춰 전기차 배터리 생산능력을 올해 120GWh에서 2023년 260GWh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장밋빛 미래만 펼쳐져 있는 것은 아니다. 글로벌 각축전이 치열하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LG화학은 올해 1~9월 전기차 탑재 배터리 사용량에서 중국의 CATL에 밀려 2위를 기록했다. 지난 8월까지 1위였지만 한 달 만에 선두를 내줄 정도로 엎치락뒤치락 중이다. 전 세계 전기차의 절반가량이 운행 중인 중국은 자국산 배터리에 대한 보조금에 힘입어 무서운 기세로 유럽 등지로 공급처를 확대하고 있다.

잇따르는 전기차 화재 사고 등 안전 문제는 반드시 해결해야 할 숙제다. 최근 화재로 리콜을 결정한 현대자동차의 코나EV, 미국 GM의 볼트, 독일 오펠의 암페라-E 등에는 LG 배터리가 많았다. 업계 전체의 ‘성장통’이란 시각도 있지만, 원인 규명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면 시장 전망도 조정받을 수 있다.

증시 상장 계획을 어떻게 수립할지도 중요 과제다. 기업공개(IPO)를 통해 수십조원의 투자자금을 확보해 경쟁업체·후발주자들과의 격차를 더욱 벌리겠다는 것이 LG에너지솔루션의 목표다. 국내외 동시상장 방안도 거론되지만 구체적인 계획은 알려지지 않았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서 SK이노베이션과 벌이는 소송전은 당장 눈앞에 닥친 과제다. 오는 10일 영업비밀 침해 소송에 대한 ITC의 최종 결론이 나오면 본격적인 협상 테이블이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정환보 기자 botox@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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