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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율 하락에 초조한 문대통령, 秋·尹 동반퇴진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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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추미애 법무부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청와대와 여권(與圈)에서 윤석열 검찰총장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모두 퇴진하는 ‘순차 퇴진’이 검토되는 것으로 30일 알려졌다. 구체적으로는 ‘선(先) 총장 사퇴, 후(後) 장관 교체’다. 추 장관의 윤 총장에 대한 징계 착수가 검사들의 집단 반발로 이어지고, 이로 인해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마저 떨어진 것이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야권에선 “문 대통령이 자신의 국정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추미애·윤석열 동반 퇴진으로 몰고 가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법원이 윤 총장이 제기한 직무 배제 집행 정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할 경우 윤 총장이 ‘정당성’을 근거로 법적 대응을 이어가며 상황이 장기화할 수 있다. 더불어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추 장관이 먼저 사퇴하는 것은 명분도 없고 가능성도 없다”고 말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문재인 대통령과 회동에서 추 장관과 윤 총장의 동반 사퇴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관계자들에 따르면 정 총리는 문 대통령에게 “윤 총장 징계 문제가 국정 운영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며 “징계 절차와 상관없이 윤 총장이 직무를 수행할 수 없는 상태를 자초한 만큼 자진 사퇴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총리가 직접 추 장관 거취까지 언급하진 않았지만, 국정 운영에 대한 부담을 거론한 것이 추 장관과 윤 총장의 동반 사퇴 뜻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나도 고민이 많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관계자는 “윤 총장도 이번 사태에 책임이 있기 때문에 자진 사퇴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며 “그러면 추 장관도 함께 책임을 지면서 상황이 일단락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른바 ‘출구 전략’이다.

당초 문 대통령은 추 장관이 윤 총장 징계를 제청하면 이를 수용하는 방식으로 윤 총장 문제를 정리하고 이후 추 장관을 교체하는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법원이 윤 총장에 대한 직무 배제 집행 정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할 경우 문 대통령이 윤 총장에 대한 징계 제청을 수용할 명분이 약해진다. 윤 총장이 총장직을 유지하면 추 장관의 자진 사퇴도 어렵게 된다. 여권 관계자는 “법원의 가처분 신청 등을 고려하면 윤 총장 거취 문제가 생각보다 길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일부에서는 추 장관이 먼저 사퇴해서 윤 총장 사퇴를 압박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추 장관이 먼저 물러나고 윤 총장이 총장직을 계속 유지할 경우, 청와대와 여권으로선 ‘최악의 상황’을 맞이할 수도 있다. 여권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추 장관과 윤 총장을 직접 만나 교통 정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윤 총장이 자진 사퇴하든 문 대통령이 윤 총장에 대한 징계 제청을 수용하든 어떤 경우라도 문 대통령은 임기가 보장된 검찰총장을 중도 해임했다는 정치적 책임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문 대통령은 이날 정 총리와 회동 이후 열린 청와대 회의에서 “모든 공직자는 집단 이익이 아니라 공동체의 이익을 받들어야 한다” “개혁은 낡은 것과의 과감한 결별”이라고 말했다. 추 장관과 윤 검찰총장을 직접 언급하진 않았지만, 윤 총장에 대한 경고 메시지로 해석됐다. 청와대 관계자는 “검찰을 포함한 모든 공직자에 대한 메시지다. 있는 그대로 봐달라”고 했다.

문 대통령이 이날 우회적인 방법으로 메시지를 낸 것은 야당은 물론 여당 일부와 친여 시민단체들까지 “인사권자인 문 대통령이 이번 사태를 방관하는 것은 무책임하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대통령이 직무를 방기하고 있다”는 비판 여론이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지는 것도 문 대통령의 이날 발언에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갤럽이 지난 24~26일 전국 성인 1005명(95% 신뢰 수준에서 표본 오차 ±3.1%)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문 대통령 지지율은 40%로 취임 이후 최저치(39%)에 근접했다. 부정 평가 이유로 ‘법무부·검찰 갈등에 침묵·방관’이 새롭게 등장했다.

[정우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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