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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급했나? 원전 영장치려던 그날...추미애가 윤석열 직무정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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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운명의 한 주] 이날 이후… 秋가 발탁한 대검 반부패부장, 월성 구속영장 ‘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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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법무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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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법무장관이 갖가지 불법·탈법을 감수하며 윤석열 검찰총장의 직무 정지, 감찰, 수사를 밀어붙인 이유를 두고 법조계에선 ‘월성 원전 1호기 수사 저지용’이라는 관측이 많이 나왔다. 그런데 윤 총장 직무 정지를 전후로 이를 뒷받침하는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대전지검이 월성 1호기 관련 파일 444건을 삭제한 산업통상자원부 공무원들에 대해 감사 방해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하려던 그날 추 장관이 윤 총장의 직무 정지와 징계 청구를 발표했다는 것이다. 이후 대검 지휘 라인인 신성식 반부패·강력부장은 구속영장 청구 승인을 차일피일 미루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안팎에선 “대전지검 수사팀이 공무원들에게 파일 삭제를 지시한 윗선, 즉 청와대를 겨누자 다급하게 직무를 정지시켰다”는 말이 나왔다.

◇직무 정지 이후 구속영장 청구 제동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윤 총장이 직무를 정지당하기 전날인 지난 23일 대전지검은 대검에 ‘산업부 전·현직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할 예정이고 내일 영장 청구 보고서를 보내겠다’고 구두(口頭) 보고했다고 한다. 다음 날 보고서가 전달됐고 이후 그대로 진행됐으면 원전 수사는 분수령을 맞게 될 상황이었다. 그런데 24일 오후 6시 추 장관은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윤 총장 직무 정지를 전격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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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총장 직무정지와 월성 원전수사 관련 일지


윤 총장이 직무 배제되자 영장 청구에 제동이 걸렸다. 대검 지휘 라인이 대전지검 수사팀에 “윤 총장도 (직무 정지 전에) 보완 수사를 지시하지 않았느냐”며 승인을 차일피일 미뤄왔다는 것이다.

그러나 여러 관계자에 따르면, 앞서 수사팀은 ‘증거 인멸이 벌어지고 있으니 파일 삭제 등 감사 방해 혐의로 먼저 구속영장을 청구하겠다’고 보고했고, 윤 총장이 몇 가지 보완을 주문하며 승인했으며, 영장 청구 보고서는 보완 뒤 대검에 전달된 것이었다고 한다. 한 관계자는 “윤 총장이 직무 정지 당하지 않았으면 이미 구속영장이 청구됐을 것”이라고 했다.

◇”정권 핵심부 향하던 수사 차단용”

한 법조인은 “추 장관이 원전 수사를 기를 쓰고 막으려는 것은 정권 핵심부가 타격받을 수 있기 때문일 것”이라고 했다. 산업부 김모 전 서기관은 지난해 12월 1일 밤 10시가 넘어 사무실로 들어가 월성 1호기 관련 파일 444건을 삭제했다.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산업부 차원에서 감사원이 들어온다는 정보를 어떻게 알고 일요일 밤에 그 일을 했겠느냐”며 “증거가 많은 검찰을 상대로 공무원들이 윗선을 불지 않고선 버티기 어려울 것이란 얘기가 파다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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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행정법원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의 복귀 여부를 판단하는 직무 배제 효력 집행 정지 심문 기일이 열렸다. 이날 서울중앙지방검찰청 로비에서 한 직원이‘검사 선서’액자 앞을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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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내부에선 정세균 국무총리가 윤 총장 직무 정지 다음 날인 25일 수사 대상인 산업부를 찾아 원전 담당 부서 등을 돌며 “아주 힘든 일 처리하느라 고생 많이 했다”고 ‘격려’한 것도 예사롭지 않게 보고 있다. 또한 법조계에선 ‘윤석열 검찰’이 청와대 압수 수색을 준비하고 있다는 말도 돌았었다. 한때 검찰 일각에선 “추 장관이 대전지검 지휘부와 수사팀을 도려내듯이 인사(人事)할 것”이란 전망이 파다했다.

정치권 인사들은 “윤 총장 거취에 대한 여권 핵심부 기류도 원전 수사 때문에 바뀐 것”이라고 했다. 윤 총장은 지난달 22일 대검 국정감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총선 이후 적절한 메신저를 통해 ‘임기를 지키며 소임을 다하라’고 전했다”고 밝혔다. 대통령의 비공개 메시지 공개는 부적절한 처신이었지만 청와대는 별다른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이때만 해도 윤 총장이 임기를 마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많았다.

하지만 대전지검이 지난 5일 산업부 등에 대한 대규모 압수 수색을 진행하며 분위기가 달라졌다. 지난 14일 문재인 대통령 측근인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은 “검찰은 선(線)을 넘지 말라”는 경고성 발언을 하기도 했다.

[김아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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