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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애널리스트의 마켓뷰]글로벌 펀드매니저가 가장 선호하는 자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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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


글로벌 자산시장에 해답지는 없지만 유용한 참고서는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에서 매달 제공하는 글로벌 펀드매니저 서베이가 그렇다. 세계 금융시장을 쥐락펴락하는 펀드매니저들을 대상으로 낙관론, 자산 배분, 현금 보유 비중 등을 조사해 발표하는 자료다.

지난달 조사에서 나타난 뚜렷한 변화는 낙관론 확대다. 글로벌 경제가 향후 12개월 동안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리라 예상한 응답자 비율이 91%였다. 미국 대선 결과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개발 소식을 접한 펀드매니저들은 미국 주식시장의 소형주와 신흥국 주식 비중을 전월 대비 가장 많이 늘렸다고 응답했다. 특히 응답자의 절반이 꼽은 신흥국 주식이 자산군 중 내년 상승률이 가장 높을 것으로 전망됐다. 실제로 최근 신흥국 주식시장으로의 자금 유입세는 가파르다. 지난 4주간 신흥국 주식형펀드 총자산 대비 4주 합산 자금 유입 비율은 1.2%로 선진국(0.5%)을 앞서고 있다.

신흥국 주식시장에 우호적인 배경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미국 대선 결과에 따른 내재 변동성 완화다. 신흥국 주식시장은 변동성이 완화될 때 선진국에 비해 양호한 수익률을 보였다. 둘째, 달러 약세 전망 강화다. 달러 약세는 과거부터 신흥국 주식시장의 상대적 성과를 끌어올리는 직접적인 변수였다. 셋째, 글로벌 경기 개선 기대감이다. 외국인들은 글로벌 경기가 개선되는 국면에서 신흥국 주식 순매수세를 늘리곤 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글로벌 경기선행지수는 올해 4월을 저점으로 6개월째 반등 중이다.

과거 국내 주식시장의 외국인 순매수 흐름은 글로벌 경기 흐름과 동행했다. 따라서 향후 외국인 순매수 규모와 기간도 글로벌 경기 전망과 동행할 가능성이 높다. OECD 경기선행지수 확장 기간은 2000년 이후 평균 18개월이다. 경기 회복이 2020년 5월부터 나타났다는 점을 고려하면 2021년 3분기(7∼9월)까지 경기 회복과 외국인 순매수가 이어질 수도 있다는 뜻이다.

외국인 자금은 현재 집중하고 있는 섹터 및 종목에 지속적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가격보다 이익에 대한 기대가 외국인 유입을 이끌고 있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한국 증시의 2019∼2022년 연평균 주당순이익(EPS) 증가율은 30.9%로 주요국 중 가장 높은 편이다. 이에 반해 주가수익비율(PER) 부담은 선진국과 신흥국 주식시장 대비 낮다. 외국인 자금 유입이 당분간 더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대형주 및 반도체, 2차전지 등 외국인이 집중하고 있는 업종에 관심을 둘 만하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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