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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8 (목)

'尹 해임 임박설' 술렁이는 야권···"충청 신당론도 튀어나올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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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윤석열 검찰총장 해임으로 이 국면을 맺으면 윤 총장은 대검 앞 회견을 시작으로 새로운 길을 가게 될 것이다.”

검사장 출신으로 윤석열 검찰총장과 친구인 석동현 변호사는 지난달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렇게 썼다. 그는 이날 진행한 직무배제 집행정지 행정소송과 곧 있을 법무부 감찰위(12월 1일), 법무부 징계위(12월 2일) 일정을 언급하며 “징계위 출석이 윤 총장의 마지막 공무 수행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박민식 전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YTN 라디오에 나와 “법무부 징계위에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 뜻대로 해임 의결이 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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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검찰총장. 사진은 지난 18일 윤 총장이 미국 연방검찰 반독점국장과 ‘한미 반독점 형사집행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있는 모습. 대검찰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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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총장의 거취를 가를 한 주가 시작됐다. 동시에 윤 총장의 '우군'격인 국민의힘 내부에선 복잡한 분위기가 감지된다. 문재인 정부에 대한 불만이 부각되고 반문 여론이 집결되는 상황은 호재에 가깝지만, 윤 총장에 가려진 야당 상황은 달갑잖기 때문이다. 게다가 국민의힘과 윤 총장은 문재인 정부 초기 이른바 '적폐 청산' 수사 과정에서 누적된 악연도 상당하다.

국민의힘 고위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윤 총장 관련 소송, 징계 결과 등을 지켜보며 대응 수위를 정해나갈 것”이라며 “우선은 문재인 정부의 ‘법치 흔들기’를 강조하는 여론전에 당력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성철 공감과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윤 총장이 박근혜·이명박 두 전직 대통령 구속을 주도한 게 야당으로서는 부담일 수 있겠지만, 정권 교체가 무엇보다 중요하기에 ‘문재인 정권 심판론’을 연결고리로 윤 총장과 계속 함께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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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월간 추세. 리얼미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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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해 국민의힘 일각에선 ‘선(先) 경쟁, 후(後) 영입’ 주장이 나온다. 윤 총장이 자리에서 내려오더라도 당분간은 장외에 머물면서 목소리를 내고, 야당 대선 주자와 경쟁하는 게 야권 전체 파이를 키우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논리다. 물론, 이는 윤 총장이 시기를 정해 정치권에 들어올 것이라는 전제가 따른다.

장 소장은 “윤석열 현상의 핵심은 문재인 정부 독주에 반대하지만 국민의힘은 대안세력이 아니라는 것이기에, 윤 총장이 국민의힘으로 직행하는 건 최악의 수”라며 “윤 총장이 한동안은 정치권과 거리 두기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익명을 원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윤 총장이 당장은 장외 대선 주자로서 역할을 하고 대선 전 국민의힘이나 범야권 플랫폼에 들어와 표의 분산을 막는 것이 최상의 시나리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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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지난 11월 25일 경기도 과천 법무부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추 장관은 하루전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해 징계를 청구하고 ‘직무 집행 정지’를 명령했다. 김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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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4월 재보선 결과에 따라 윤 총장의 정치권 등판 시기와 방식이 결정될 거라고 보는 이들도 많다. 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이 이길 경우엔 '장외주자 윤석열'이 당에 들어와 경쟁하는 그림이 유력하다. 만약 보궐선거에서 야당이 패하면 경우의 수는 더 복잡해지는데 일각에선 '충청 신당론'도 거론한다. 충청권을 지역구로 둔 국민의힘 의원은 “내년 보궐선거에서 야당이 패한다면 당은 해체선언을 해야 한다”며 “그럴 경우 충청권 의원들 사이에서 윤 총장을 중심으로 한 신당 창당 얘기가 바로 튀어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윤 총장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 윤 총장은 지난 10월 대검 국정감사에서 “퇴임 후 사회와 국민을 위해 봉사할 것을 생각해 보겠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윤 총장과 가까운 한 인사는 “윤 총장이 정치권에 들어오는 순간 ‘이러려고 그런 수사를 한 거냐’는 논란에 부딪힐 수 있어 윤 총장도 고민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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