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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총장 임명돼도 통솔 어렵다"…秋 조치에 반기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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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총장 거론 조남관 차장까지

‘檢 개혁 무산위기’ 재고 촉구

‘尹 물러나고 새총장 임명돼도

현상황으론 통솔 어렵다’ 우려

부산서부지청 검사들까지 성명

‘秋 직접보좌’ 법무과장 10명도

秋, 尹총장 처분철회 가능성 낮아

일각 “秋 포용력 보여줄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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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위원회의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왼쪽)가 3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허정호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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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검찰 내 서열 2위이자 검찰총장의 역할을 대행하고 있는 조남관 대검 차장이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직무배제 처분을 철회해 달라고 목소리를 낸 것은 그만큼 검찰 반발이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 30일 조 차장은 검찰 내부망에 올린 글에서 총장에 대한 직무배제로 검찰개혁이 무산될 위기에 처해 있다면서 “(윤 총장에 대한 직무배제 및 징계 착수) 처분을 철회하는 결단을 내려 달라”고 호소했다.

조 차장은 차기 검찰총장 후보로 거론되는 인사 중 하나다. 조 차장의 발언에는 만약 윤 총장이 자리에서 물러나고, 새 총장이 임명돼도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조직 통솔이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담겼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간 검찰 내부에서는 윤 총장에 적대적인 검사도 적지 않았다. 윤 총장이 한동훈 검사장 등 ‘특수통’ 중심의 윤석열 라인만 챙긴다는 불만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검찰개혁이 필요하다는 외부 지적에 공감하는 검사도 적지 않다. 추 장관이 취임 이후 검찰개혁을 내세워 줄곧 윤 총장과 대립각을 세울 때에는 오히려 윤 총장이 고립무원이 되는 상황이었다.

추 장관의 직무배제 및 징계라는 초강수가 검찰 조직을 결속하게 만들었다. 추 장관의 윤 총장에 대한 공격이 조직 전체를 흔들고 있다는 불안감이 표출된 것으로 보인다. 정치가 검찰을 흔드는 양상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는 의견도 감지된다. 조 차장의 발언에 검사들은 “진심 어린 충언 감사드린다”며 “장관이 부디 검사들의 충언을 외면하지 않길 바란다”는 등의 댓글이 붙은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조 차장의 글이 올라온 후 이날 부산서부지청의 검사들도 같은 의견을 내놨다. 부산서부지청 평검사들은 회의를 한 뒤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청구와 직무집행정지 명령은 정권의 의사에 반해 사건을 처리했다는 이유로 임기가 보장된 검찰총장을 업무에서 배제시키기 위한 조치로 의심된다”고 밝혔다. 이어 “장관님의 이번 결정은 의혹에 대한 충분한 조사 및 당사자의 충분한 소명기회가 보장되지 아니한 채 성급하게 이루어져 헌법상 적법절차 원칙을 훼손한 것으로 위법·부당하다”고 지적했다. 이로써 전국 모든 검찰청에서 윤 총장 직무정지와 징계의 재고를 촉구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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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위 모두발언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왼쪽)가 30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허정호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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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 장관을 직접 보좌하는 핵심 간부인 법무부 과장들 역시 집단행동에 가세했다. 법무부 소속 과장 10여명은 전날 긴급 저녁모임을 갖고 추 장관의 조치에 대해 항의하는 서한을 작성했다. 서한은 고기영 법무부 차관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처분 재고를 요청하는 검사들의 목소리가 크지만 검사들도 추 장관이 윤 총장에게 내린 처분을 철회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추 장관이 뒤늦게 철회 입장을 낼 경우 자신이 절차를 어겨가며 무리하게 직무정지 및 감찰, 징계를 밀어붙였음을 인정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법조계 일각에 추 장관이 포용력을 보여줄 기회가 남아 있다는 일말의 기대도 있다. 법조계 관계자는 “다음 자리를 생각하는 추 장관이 윤 총장을 벼랑 끝까지 몰고 간 뒤 다시 화해와 포용의 모습을 보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검란으로 번진 이번 사태는 향후 추 장관의 징계 조치에 따라 새로운 양상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있다. 그간 검사들은 주로 검찰 내부망을 통해 의견을 전개해 왔지만, 징계가 현실화하면 검찰 밖으로도 목소리가 터져나올 수 있다. 검찰이 정치적 성향에 따라 사분오열되고, 내부의 반발로 수사 차질이 빚어지는 등 검찰 조직이 제대로 돌아가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검찰 관계자는 “헌정사상 초유의 검찰총장 직무정지를 내부의 반대에도 성급하게 결정한 만큼 이후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며 “(이번 사안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첫 수사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 봐야 한다”고 꼬집었다.

정필재 기자 rus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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