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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7거래일 연속 매물 쏟아낸 기관… 정유·철강·금융株는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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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투자자가 국내 증시에서 7거래일 연속 주식을 대량 순매도하고 있는 가운데 같은 기간 철강, 조선 등 경기민감주와 금융주와 같은 배당주는 사들인 것으로 집계됐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 발생 이래 많이 오른 BBIG(바이오·배터리·인터넷·게임) 성장업종에서 차익실현을 한 뒤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가치주에 다시 투자하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으로 분석된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기관투자자는 지난달 유가증권시장에서 9거래일을 제외한 나머지 12거래일 동안 1조9823억원을 순매도했다. 기관이 최근 한 달간 가장 많이 순매도한 종목은 NAVER(035420)로 5514억원을 순매도했다. 네이버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비대면 서비스 업종으로 분류되며 강한 상승세를 보여온 대표적인 성장주다.

조선비즈

11월 30일 오전 하나은행 딜링룸. /뉴시스



이어 삼성전자(005930)LG전자(066570), 현대모비스(012330)도 많이 팔았다. 삼성전자는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된 지난 3월말부터 지금까지 50% 넘게 오르면서 차익실현 매물이 나온 것으로 분석된다. 이어 전기차 산업 성장 기대감에 오른 LG화학(051910), 비대면 관련주로 분류되는 카카오(035720)삼성에스디에스(018260)도 순매도 상위 종목에 포함됐다.

기관 투자자는 지난달 경기민감주와 배당주를 주로 순매수했다. 지난 한 달간 기관 순매수 1위 기업은 SK이노베이션(096770)이다. SK이노베이션은 주력 사업인 정유 부문이 코로나19에 따른 수요 급감으로 부진을 겪었으나 내년부터 경기 회복에 따른 수요 증가로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또 LG화학과 함께 2차 전지주로 분류됐으나 상대적으로 주가가 저평가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외 POSCO(005490)S-Oil(010950), 한국조선해양 등 철강, 정유, 조선 등 경기민감주 위주로 순매수했다. 신한지주(055550), 삼성화재(000810), 삼성생명(032830)등 배당수익률이 높은 금융주도 포함됐다. 코로나 백신 위탁생산 기대감에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도 순매수 상위 종목에 포함됐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 이후 직접 투자로 돌아선 개인투자자가 늘면서 공모펀드에 대한 환매 움직임이 커지자 자산운용사를 비롯한 기관들이 매물을 내놓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한 달간 자산운용사가 포함된 투신은 전체 기관 순매도 금액 중 64%에 해당되는 1조2796억원을 순매도했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올해 국내 증시가 많이 올랐기 때문에 기관투자자가 많이 오른 업종은 팔고 덜 오른 업종은 사들이는 흐름을 보이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코로나 여파로 기업들이 배당을 줄이려는 추세로 가고 있기 때문에 연말마다 기관이 배당주에 투자하는 흐름이 올해에도 계속될지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다만 그는 "과거에는 기관의 매매 흐름이 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발휘했기 때문에 기관의 움직임에 주목하는 분위기였지만 최근에는 개인투자자의 힘이 강해지면서 기관의 영향력은 상대적으로 덜 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경민 기자(sea_through@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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