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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청년 영끌','아파트 빵'…김현미 말말말…서민들 '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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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가 빵이라면 제가 밤 새워서라도 만들겠다"

"30대 '영끌' 매입 안타까워"

"저희 집 정도는 디딤돌 대출로 살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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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달 22일 은평구에 위치한 매입 임대주택을 방문, 현장 점검을 마치고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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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김현미 국토교통부(국토부) 장관이 30일 아파트를 '빵'에 비유하며 부동산 정책 실패 지적을 반박해 야당과 온라인 부동산 카페 등을 중심으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야당에서는 "마리 '빵'투아네트냐"는 조롱이 쏟아졌다. 전세 대란, 치솟는 집값으로 인한 서민들의 고통을 공감하지 못한다는 취지의 비판이다.


앞서도 김 장관은 본인이 거주하는 경기도 고양시 일산의 아파트를 5억이면 산다고 발언해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이에 앞서 청년들이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돈을 마련했다는 뜻)해서 집을 사고 있다는 상황에 안타깝다고 말해 '유체이탈 화법'이 아니냐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김 장관은 이날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열린 현안질의에 참석해 김교흥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전세대책에서 아파트 공급이 부족한 이유를 묻자 "아파트는 공사기간이 많이 걸려 당장 마련하는 것은 어렵다"고 밝히고 "아파트 대신 빌라 등을 확보해 질 좋은 임대주택으로 공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문제의 '빵' 발언은 이어진 발언에서 나왔다. 김 장관은 "아파트가 빵이라면 제가 밤을 새워서라도 만들겠다"고 말했다. 아파트 공급 부족에 대한 안타까움을 드러낸 말이지만, 야당과 부동산 카페 커뮤니티 중심으로는 집 없는 사람들의 고통과 설움을 '빵'으로 비유한 것은 적절하지 못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누가 정부더러 아파트를 직접 만들라고 했나, 정부는 건설업자가 아니다"라며 "정부는 아파트를 만드는 곳이 아니라 아파트정책을 만드는 곳"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부동산)정책들이 실패해서 미친 집값, 미친 전·월세 대란을 초래하고 내 집 마련의 사다리를 끊어놓았다"면서 "철저하게 무능한 이 정부가 아파트정책에 실패해놓고 이제 와서 정책실패는 인정하지 않고 죄 없는 아파트를 빵이 아니라고 탓하니 국민들 속을 또 뒤집어놓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파트가 하루 만에 지을 수 없다는 걸 이제 알았단 말인가"라고 했다.


이어 "이 정부의 아파트 정책은 입만 열면 '공공(公共)'이다"면서 "이 정부 사람들의 뇌 속에는 아파트는 공공이, 즉 정부가 만드는 거라고 입력이 되어 있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러니까 마리 '빵'투아네트 같은 소리가 나오는 거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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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미 국토부 장관이 30일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 김근식 교수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앙투아네트의 딴 나라 발언 시즌2"라며 "아파트 환상에서 벗어나라는 민주당 진선미 의원의 인식과 똑같다"고 김 장관을 비판했다. 그는 "결국 앙투아네트는 단두대의 비극적 결말을 맞았다"라고 했다.


김 장관의 발언을 둘러싼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 10일 열린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 장관은 비싼 수도권 아파트 가격에 비해 디딤돌 대출 한도가 낮다는 야당 의원 지적에 "수도권에 5억 원 이하가 있다"며 "저희 집 정도는 디딤돌대출로 살 수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김 장관이 보유한 아파트 최근 들어서는 가격이 6억 원에 육박하는 추세다.


이에 김 장관 발언 다음날인 11일 김 장관 아파트 입주민들로 구성된 주민연합회는 성명을 내고 "자기 집 시세도 모르고 국토부 장관을 하느냐. 입주민 마음에 상처를 입혔다"며 사과를 촉구하기도 했다. 주민들은 "(장관이 말한 것처럼) 그렇게 싼데 일산은 왜 조정대상지역인가"라며 "국회 예결특위 전체회의에서 장고나 본인의 집값을 언급한 것 자체가 매우 부적절하다"고 밝혔다.


또한 김 장관은 지난 8월25일 이른바 '영끌' 발언으로 20~30세대의 비판을 사기도 했다. 이날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김 장관은 "다주택자와 법인 등이 내놓은 물건을 30대가 '영끌'해서 샀다는데 안타까움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러나 야당에서는 해당 발언을 두고 안타까움만 드러내는 '유체이탈 화법'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청약 가점이 낮아 해당 제도로 집을 사는 게 쉽지 않은 20~30대 현실을 외면했다는 비난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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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달 22일 은평구에 위치한 매입 임대주택을 방문해 내부를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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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아파트가 빵이라면 밤새서 공급" , "청년들의 영끌 상황 안타깝다" ,"저희 집 정도는 디딤돌대출로 살 수 있다" 등 연이은 김 장관의 발언에 대해서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한 누리꾼은 "본인의 능력이 안 되면 참모들에 대한 의견을 잘 들어야 하는데, 그것도 아닌 것 같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30대 회사원 김 모 씨는 "부동산 대책은 이번 정부가 아니더라도 역대 정부 모두 실패하거나 참 곤란을 겪는 상황이긴 한데, 이번 정부는 계속 '잘 된다'고 말하니까 시장에서는 열불이 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이렇게 소통을 할 거면 그냥 가만있는 게 좋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40대 직장인 박 모 씨는 "'아파트 빵' 발언은 서민들의 고통을 너무 무시한다는 느낌이 들 수밖에 없다"면서 "장관이면 말 한마디가 주는 충격을 고려해 신중하게 언행 했으면 좋겠다"라고 당부했다.


한편 김 장관은 장관이 주택시장 안정을 위해 지정하는 규제지역인 투기과열지구나 조정대상지역을 현재 시·군·구 단위뿐만 아니라 읍·면·동 단위로 지정할 수 있다고 시사했다.


김 장관은 이날(30일) 국토교통위 현안보고에서 이와 관련한 질의가 나오자 "이미 법 개정안이 국토교통위 법안소위를 통과한 것으로 안다"며 "그에 따라 되지 않을까 싶다"고 답했다. 이어 "현재 지금도 충분치는 않지만, 주택 시장 조사를 동 단위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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