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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7 (수)

이슈 윤석열 검찰총장

[오병상의 코멘터리] 윤석열의 귀환..범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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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법원과 감찰위원회 동시에 윤석열 손 들어줘.검찰복귀

칼자루 쥐게 된 윤석열..징계도 자진사퇴도 거부하는 기세

중앙일보

윤석열 검찰총장이 1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임현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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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맹호출림.

사나운 호랑이가 숲에서 내려왔다는 말이 어울리는 날입니다.

윤석열 검찰총장 귀환의 날인 1일 벌어진 일들을 시간순으로 정리하면 드라마틱합니다.

-오전 9시30분. 정부 광화문 청사에서 정세균 총리가 추미애 장관과 독대.

(정세균 총리는 전날 문재인 대통령과 만나 윤석열과 추미애의 동반사퇴를 논의했습니다. )

-오전 10시 국무회의 직후. 문재인 대통령이 추미애를 청와대로 불러 독대.

-오전 10시 감찰위원회 개최. 오후1시 15분 종료. 만장일치로 ‘윤석열에 대한 징계청구, 직무배제, 수사의뢰 등 모두 부당’결론.

-오후 4시 30분 서울행정법원, ‘윤석열 직무배제’에 대한 효력정지 결정.

-오후 5시. 고기영 법무부 차관이 전날 사표 낸 사실이 알려짐.

(고기영 차관은 이번 경우 추미애 장관 대신 징계위원장을 맡게 됨.)

-오후 5시 10분 윤석열 대검찰청 출근.‘헌법정신과 법치주의 지키기에 최선 다하겠다’고 취재진에 밝힘.

-오후 6시 윤석열 ‘전국 검찰공무원들께 드리는 글’이란 메일 발송.

2.

하루새 법원과 감찰위원회가 잇따라 윤석열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징계위원장을 맡게된 법무부 차관이 달아났습니다.

추미애는 ‘동반사퇴’를 논의했다고 알려진 총리와 대통령에게 잇따라 불려갔습니다.

윤석열은 법원 결정 40분만에 출근했습니다.

출근하자마자 전국 검찰에 메일을 보냈습니다. 메일에서‘헌법가치와 정치적 중립’을 지키는 ‘국민의 검찰’을 강조했습니다.

3.

윤석열에게 맹호의 기세를 더해준 것은 감찰위원회에서 드러난 추미애의 무리수입니다.

감찰위 출석한 추미애 측근 박은정 감찰담당관은 상급자인 감찰관, 하급자인 담당검사와 언쟁을 벌였습니다.

그 과정에서 류혁 감찰관에게 감찰사실을 보고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보안을 지키라는 (추미애)장관님 지시’라 밝혔습니다. 감찰규정위반입니다.

판사사찰과 관련한 법리검토를 담당했던 이정화 검사는 ‘윤석열 무죄’대목을 삭제한 것이 ‘박은정의 지시’라고 밝혔습니다. 역시 부당합니다.

4.

추미애의 무리수에 모두들 돌아선 모습입니다.

대검차장부터 전국 평검사들까지, 법무부 감찰담당관과 담당검사부터 징계위원회를 맡아야할 차관까지..

이제 마지막으로 집권여당이 돌아서기 직전인 상황으로 보입니다. 정세균 총리가 대통령과 ‘동반퇴진’을 논의했다는 얘기 자체가 총리측에서 흘러나왔다고 합니다. ‘나도 고민중’이란 대통령의 반응까지..

일부러 언론에 흘린 것이죠. 여론 떠보기와 바람잡기 겸용입니다. 물론 법무부는 ‘사퇴논의 없었다’고 부인하고 있습니다만..

5.

정세균 총리 역할에 주목할 필요도 있습니다.

정세균은 대권의 꿈을 가지고 있기에 ‘국회의장 지낸 사람이 총리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주위 만류에도 불구하고 총리직을 수락했습니다.

용꿈 꾸는 총리이기에 이런 난제에‘정치 해결사’로 도전한 것입니다. 정치력을 잘 발휘하면 내년 봄 대권행보에 도움 될 겁니다. 성공하길 바랍니다.

6.

그러나 정세균의 성공가능성은 희박해 보입니다.

이제 칼자루를 쥔 쪽은 윤석열이 되었습니다.

‘징계를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윤석열을 자진사퇴하라고 설득하긴 어렵습니다. 징계결과를 대통령이 ‘아무 말 없이 결재한다해도’ 못받아들이겠다고.. 측근에서 얘기가 나온다고 합니다.

대통령이 ‘임기를 마쳐달라’고 메시지를 전해왔기에 ‘사퇴않겠다’던 과거(10월 22일 국정감사 당시) 윤석열이 아닙니다. 임명권자도 못믿겠다는 지경에 이른 것입니다.

윤석열은 원래 사람에 충성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이미 범이 내려왔습니다.

〈칼럼니스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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