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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차관 “윤 징계 철회” 사표…추 장관은 새 차관 인선 뒤 강행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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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 측근들 돌아서 ‘고립무원’

윤석열 징계위는 4일로 연기


한겨레

정세균 국무총리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리는 국무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회의장에 들어서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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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대신해 윤석열 검찰총장의 징계를 논의할 검사징계위원회(징계위원회)의 위원장을 맡을 예정이었던 고기영 법무부 차관이 윤 총장 징계에 반대해 사직서를 냈다. 추 장관에게 윤 총장 징계 철회를 건의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지난 30일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 차관이 사퇴함에 따라 2일 예정됐던 징계위는 4일로 연기됐다. 추 장관으로서는 최측근 검찰 수뇌부였던 조남관 대검 차장검사(총장 직무대행)와 핵심 참모인 고 차관의 반발로 고립무원 상태에 빠졌다. 하지만 추 장관은 차관 후속 인사를 한 뒤 윤 총장 징계 절차를 강행할 것으로 보인다.

■법무부 차관 사표에 2일 ‘윤 총장 징계위’ 연기

법무부 징계위원회 위원장은 법무부 장관이지만 이번 사건은 추 장관이 윤 총장 징계를 청구한 당사자이기 때문에 추 장관은 위원회에서 빠지고 회의도 주재하지 못한다. 이에 따라 고 차관이 추 장관을 대신해 징계위원장을 승계해 회의를 진행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고 차관이 사표를 내면서 2일 징계위 개최가 어렵게 됐다. 추 장관이 다른 징계위원을 위원장으로 지명해 징계위를 열게 할 순 있지만, 법무부 2인자까지 반발하는 상황에서 추 장관이 이런 방법으로 위원장직을 넘겨 징계를 강행하는 건 정치적 부담이 크다. 하지만 법무부는 이날 “사표를 제출한 법무부 차관에 대한 후임 인사를 조속히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후임 차관을 지명한 뒤 징계위를 개최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이다.

징계위원회에 사실상 당연직 위원으로 참여하는 심재철 법무부 검찰국장도 제척 논란으로 발목이 잡혔다. 징계위원회는 검찰 내부 위원 4명(장관, 차관, 장관이 지명한 검사 2명)과 외부 위원 3명(장관이 위촉한 변호사, 법학 교수, 학식과 경험이 풍부한 인사)으로 구성되며 명단은 비공개 대상이다. 이 중 장관이 지명한 현직 검사 몫의 징계위원은 관례적으로 법무부 검찰국장과 대검찰청 부장검사가 맡았는데, 심 국장은 윤 총장 직무정지와 징계 청구에서 결정적 명분이 된 ‘재판부 성향 분석 문건’을 내부고발한 당사자다. 심 국장을 윤 총장 징계위에서 배제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윤 총장 쪽은 지난 30일 심 국장 기피신청을 하기 위해 징계위원회 위원 명단 공개를 법무부에 요청한 상태다.

징계위원 불참 상황을 대비해 장관이 지명한 예비위원(검사 3명)이 대기할 수는 있다. 법무부 차관과 검찰국장이 징계위에서 빠져도 이들이 그 자리를 대체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법무부 감찰위원회 의결과 법원의 윤 총장 직무배제 집행정지 결정을 통해 윤 총장 징계 청구의 부당성이 부각되고 있는 상황에서 검찰 내·외부 징계위원들이 윤 총장 중징계를 의결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검찰의 집단반발을 사는 등 상황을 악화시키고도 윤 총장 징계라는 성과를 내지 못한다면 추 장관 책임론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 추 장관, 대통령·총리 연쇄 면담…“사퇴 논의 전혀 없었다”

궁지에 몰린 추 장관은 이날 오전 정세균 국무총리를 만난 데 이어 청와대를 찾아 문재인 대통령을 면담했다. 대통령 면담은 추 장관이 먼저 ‘상황 보고’를 이유로 자청한 것이라는 게 여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고 차관이 징계위 소집을 반대하며 사표를 내자 추 장관이 ‘차관을 교체해서 상황을 돌파하겠다’며 청와대를 설득하려고 했다는 것이다.

추 장관의 상황 보고를 받은 문 대통령의 반응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청와대는 난감한 기색이 역력하다. ‘동반사퇴론’까지 나오는 위중한 상황이지만, 그렇다고 추 장관이 홀로 고립된 뒤 물러나는 상황 또한 손 놓고 지켜볼 순 없기 때문이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도 “10분 정도 대통령 면담이 진행됐는데 이 자리에서 추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동반사퇴를 논의한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청와대 한 관계자는 “윤 총장에 대한 징계가 무산되면 검찰개혁이 물 건너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번주가 검찰개혁의 마지막 결전의 장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추 장관을 전폭적으로 지원하기엔 상황이 녹록지 않다. ‘윤 총장 징계’라는 독배를 들어야 할 법무부 차관에는 절대다수의 검찰 고위간부가 돌아선 상황이라 외부인사 기용이 유력하다. 그렇게 4일 징계위원회가 열려도 윤 총장 징계가 성사될지는 전망이 엇갈린다. 여권 관계자는 “2일 징계위가 연기된 건 외부위원들이 참석하지 않을 수 있어 개의 정족수를 못 채울 수도 있었던 이유도 있었다고 한다. 추 장관이 (윤 총장 징계 의결을) 믿고 맡길 만한 검사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날 문 대통령과 추 장관의 면담에 앞서 정 총리도 추 장관을 따로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총리실 관계자는 “이미 동반퇴진론이 보도됐으니 직접 만나 얘기해보자는 취지에서 정 총리가 추 장관을 불렀고 배석자 없이 만났다”며 “(퇴진 문제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겠지만 눈빛만 봐도 뜻이 전달되지 않았겠냐”고 했다. 그러나 추 장관은 이날 “총리께도 상황을 보고드렸으며, 대통령 보고 때와 총리 면담 시 일부 기사에 보도된 것처럼 사퇴 관련 논의는 전혀 없었음을 알려드린다”며 퇴진할 뜻이 전혀 없음을 거듭 확인했다.

김태규 이완 김원철 기자 dokb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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