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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트레이드 보약 ’ 먹고 다시 활짝…오리온 이종현 “고양의 보좌관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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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경향신문

고양 오리온 이종현(오른쪽)이 지난달 14일 서울 삼성과의 경기에서 승리한 뒤 이승현과 포옹하며 환히 웃고 있다. 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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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모비스서 잦은 부상 탓 부진
11월 고양으로 옮긴 뒤 부활 조짐

“분위기 바뀌니 농구 재미있어져
수호신 이승현 도와 시너지 낼 것”
3일 이적 후 친정팀과 첫 대결

이종현(26·고양 오리온)은 지난달 14일 서울 삼성전에서 팀의 86-83 승리를 이끈 뒤 이승현과 끌어안고 활짝 웃었다. 코트 위에서 환하게 웃어본 날이 몇 년 만인지 모른다.

2016년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울산 현대모비스에 뽑힌 이종현은 데뷔 후 잦은 부상으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그사이 설 자리는 줄었고 벤치에 머문 날은 늘었다. 지난 시즌에는 두 경기밖에 뛰지 못했다. 골밑이 약한 오리온은 현대모비스 벤치에서 쉬는 이종현을 불러들였다. 11월11일 화제의 삼각 트레이드로 오리온 유니폼을 입은 이종현은 기다렸다는 듯 부활 조짐을 보였다. 이종현이 합류해 선발 출전하면서 오리온은 2연승을 거뒀다. 이제 12일간 휴식기를 마치고 2일부터 다시 시작되는 KBL 리그와 함께 이종현도 재정비를 마쳤다.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다.

이종현은 1일 기자와 통화하면서 “오리온에 온 뒤 치른 두 경기처럼 꾸준히 잘하는 모습을 보여야 내 몸 상태에 대한 팬들의 의문이 해결될 것이라 생각한다. 나에 대한 편견을 계속 깨고 싶다”고 했다.

운명의 장난처럼 리그가 재개되자마자 3일 ‘친정’ 현대모비스를 마주한다. 이종현은 “어차피 정규리그에서 계속 만나게 될 팀이다. 차라리 빨리 만나 마음이 편할 것 같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오리온으로 떠나던 날 “기회를 잘 잡아 보란듯이 잘해보라”던 유재학 현대모비스 감독의 당부대로 친정 팀을 상대로 화끈한 경기를 치러볼 생각이다.

다시 코트에서 뛸 생각에 설레는 것도 오랜만이다. 트레이드 직후 위축돼 있던 자신의 모습을 떠올리면 지금은 완전히 달라져 있다. 이종현은 “처음 오리온에 왔을 때 강을준 감독님이 ‘프로는 감독 눈치를 보는 데가 아니다’라며 자신감을 굉장히 많이 불어넣어 주셨다”고 했다. 그렇게 주변의 한마디 한마디에 죽었던 자신감이 매일 조금씩 살아나고 있다.

고려대 2년 선배이자 거의 매일 통화하는 ‘절친’인 이승현도 든든한 존재다. 첫 경기를 치른 뒤 이승현이 “너보다 내가 더 긴장했다. 네가 나오니 오늘 경기, 꼭 이기고 싶었다”며 힘을 불어넣어줬다.

그 덕분에 이종현은 참으로 오랜만에, 다시 한번 코트 위에서 재미를 느끼고 있다. 이종현은 “새 팀에 와서 새로운 마음으로 하다보니 농구가 재미있다. 훈련 때 하는 운동도 재미있다. 분위기도 자유롭고 코칭스태프나 형들이 잘 대해주셔서 적응도 잘하고 있다”고 했다.

이종현은 오리온이 자신을 영입한 이유를 잘 알고 있다. 오리온은 1일 현재 8승7패로 5위를 기록 중이다. 장신 포워드 최진수를 보내는 출혈을 감수하면서까지 골밑을 보강해 더 높은 곳을 향하려고 승부수를 띄웠다. 이종현은 “트레이드된 뒤 시간이 꽤 흘렀다. 냉정하고 프로답게 하는 모습을 보이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당장 기술적인 보완보다는 체력적인 부분을 끌어올리면서 기본적인 것부터 해내겠다”고 했다.

선배 이승현은 ‘고양의 수호신’으로 불린다. 가장 오랜 시간 코트를 지키며 궂은 일까지 다 하는 절대 존재다. 이승현과 상생하며 코트를 지키는 것이 새로운 오리온맨 이종현의 기본 임무다. 이종현은 “수호신을 보좌해야 하니 나는 ‘오리온의 보좌관’이 되겠다. 같이 있을 때 시너지 효과를 내고 따로 뛸 때는 형이 마음 놓고 쉴 수 있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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