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 연말 맞아 본격 감원작업
비대면 시대 인력 줄여야 생존
농협 이어 국민·신한·우리 가세
주로 55세 전후 대상…추가금 늘려
농협은행은 지난달 30일까지 명예퇴직 신청을 받았다. 대상은 만 56세 임금피크제 적용 직원과 10년 이상 근무한 만 40세 이상 일반직원이다. 농협은행은 지난해 명예퇴직 신청자 수가 370명이었는데, 올해는 지난해보다 특별퇴직금 지급 조건이 좋아 그 수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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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등 다른 시중은행들도 내년 1월 안으로 명예퇴직 신청을 받는다. 노사 협의를 거쳐 곧 퇴직 신청 관련 공고를 낼 예정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은행들은 55세 전후 행원들을 내보낼 방침이다. 대다수 은행은 56세부터 임금피크제를 적용한다. 임금피크제 이후 은퇴까지 받게 될 급여와 명퇴로 받게 될 특별퇴직금 사이에서 고연차 행원들의 고민이 깊어질 전망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명예퇴직 신청자에게 지급되는 특별퇴직금은 임금피크제 적용 후 정년을 채우기까지 사측에서 줘야 하는 임금보다 비싸지만, 비용을 더 쓰더라도 고연차 직원들을 내보내겠다는 것이 회사 입장”이라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점포 감소 속도가 빨라진 데다 보직을 뗀 고연차 직원들이 많아지면 조직 활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퇴직자를 늘리기 위해 사측이 예년보다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할 가능성도 있다. 실제 대형 은행 중 가장 먼저 명퇴 신청을 받은 농협은행은 임금피크제 적용 대상이 아닌 일반 직원에게는 최대 월평균 임금의 39개월 치를 지급할 계획이다. 지난해 명예퇴직 당시(28개월) 보다 약 1년 치 월급을 더 주겠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임금피크제 적용 대상이 아닌 50대 초반 행원들도 대거 명예퇴직을 신청할 수 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전망한다. 특별퇴직금에 매기는 세금이 근로소득세에 비해 싸다는 점, 목돈으로 새로운 일을 시작할 수 있다는 점도 명예퇴직 동기가 된다.
최근 몇 년간 은행 직원 수는 지속해서 줄어들고 있다. 신한·국민·하나·우리·SC제일·한국씨티 등 6개 시중은행 직원 규모는 2016년 총 7만4106명에서 2017년 6만9830명, 2018년 6만7581명으로 하락세를 그리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6만7781명으로 소폭 늘었지만 비정규직의 증가에 기인한 측면이 크다.
신규 채용도 축소하는 추세다. 올해 신한·국민·우리·하나·농협·기업 등 6대 은행에 새로 입사한 인원은 2000명가량으로 지난해(2779명)보다 30% 정도 줄었다. 은행 관계자들은 인건비 절감은 장기적으로 생존의 문제라고 말한다.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은행들이 급부상하고 비대면 모바일뱅킹이 대세가 되면서 점포와 인력 감축은 피할 수 없는 숙제가 됐다.
홍지유 기자 hong.jiy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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