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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외계인 아직 못찾았는데…57년된 아레시보 망원경 붕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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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에르토리코에 있는 아레시보 관측소의 전파 망원경이 1일(현지 시각) 붕괴했다고 미국 국립과학재단(NSF)이 밝혔다. 지름 305m 길이의 이 망원경은 1963년 만들어진 것으로, 이미 지난 8월과 11월에 두 차례 파손 사고가 발생해 해체 수순을 밟고 있었는데 이날 스스로 무너져내린 것이다.

조선일보

2020년 11월 7일(현지 시각) 촬영된 푸에르토리코에 있는 아레시보 관측소의 전파 망원경의 모습. /NS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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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SF는 이날 홈페이지에 공개한 보도자료에서 “초동 조사에 따르면, 망원경 접시 위로 연결된 3개의 지지 타워 상단 부분이 모두 파손되면서 매달려 있던 900톤 가량의 장비가 접시 위로 떨어지며 박살이 났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NSF는 “붕괴 사고 현장에서의 안전 유지, 명확한 붕괴 이유 규명 등의 조치를 최우선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면서 “이번 사고로 인한 부상자는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전했다. 앞선 두 차례의 파손 사고가 있은 뒤 아레시보 관측소엔 허가받은 최소 인원만 드나들 수 있도록 조치가 내려진 바 있다.

세투라만 판차나탄 NSF 사무총장은 “붕괴 사고는 슬프지만, 아무도 다치지 않았다는 점에 감사하다”며 “앞으로 우리는 사고에 대한 평가와 다른 관측소 시설의 운영 복구, 과학계와 시설 일대 주민들에 대한 지원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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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에르토리코에 있는 아레시보 관측소의 전파 망원경이 1일(현지 시각) 발생한 붕괴 사고로 무너져내린 모습. /NSF


아레시보 전파 망원경은 지난 8월과 11월에 안테나 위에 설치된 철제 케이블이 끊어져 안테나 접시 위로 추락하면서 대파된 바 있다. 만든 지 57년이나 된 아레시보 망원경의 내구성 자체가 총체적으로 약해져 있었던 것이 문제였다. NSF는 수리를 하면 작업 과정에서 추가 붕괴가 발생할 수 있다는 판단에 해체 절차를 밟겠다고 밝혔었다.

아레시보 관측소 설치된 지름 305m의 거대한 접시 안테나를 가진 망원경은 1963년 만들어진 이래 세계 최대 전파망원경으로 불려 왔다. 그러다 2016년 중국이 지름 500m 전파망원경 ‘관톈쥐옌(觀天巨眼·하늘을 보는 거대한 눈·약칭 ‘톈옌’)’을 만들면서 ‘세계 최대 전파망원경’이라는 타이틀을 넘겨줬다.

아레시보 천체관측소에서 학자들은 외계 행성을 연구하고 지구로 향하는 소행성을 추적했다. 망원경이 수집한 우주 전파 신호를 분석해 외계 생명체를 찾는 프로젝트 등도 진행됐다.

외계와의 소통 시도를 다룬 1997년 조디 포스터 주연의 SF영화 ‘콘택트’에도 관측소가 등장한다. 피어스 브로스넌이 제임스 본드로 출연한 1995년 007 시리즈 ‘골든아이’에도 이곳이 극적인 총격전을 벌이는 장면의 배경으로 나온다.

[김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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