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갭투자보다 임대차 3법에 더 빚냈다, 전세대출 올해 23조원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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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전세자금대출이 급증하는 주된 원인을 ‘갭투자’로 규정하고 관련 규제를 대폭 늘렸다. 그러나 전세대출은 사상 초유의 속도로 급증하고 있다. 올해 들어서만 23조원 늘어났다. 주요 은행의 연간 전세대출 증가 규모가 20조원을 넘은 전례는 없다.

◇전세대출 올해 들어 사상 최대폭 증가

3일 은행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11월 말 전세자금대출 잔액은 103조3392억원으로 집계됐다. 앞서 지난 10월에는 사상 처음으로 전세대출 잔액이 100조원을 넘긴 데 이어 또 늘어난 것이다. 작년 연말 대비해선 올 들어 22조8860억원 늘어났다. 전세대출이 연간 20조원 넘게 늘어난 전례는 없다. 그러나 올해는 11월까지만 따지더라도 20조원 넘게 증가했다.

전세대출의 전월 대비 증가폭을 월별로 보면, 지난 2월 역대 최대인 3조3000억원을 기록한 뒤 3~4월에도 2조원대 증가세를 이어갔다. 이후 5~6월에는 잠시 주춤했으나 7월 이후 4개월 연속으로 2조원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월별 전세대출 증가폭이 넉 달 연속 2조원대를 기록한 건 사상 처음이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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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갭투자 규제 대폭 늘렸는데

앞서 정부는 전세대출이 급증하는 원인으로 ‘갭투자’를 지목했다. 본인이 전세 살면서 전세대출을 받고, 이 돈을 활용해 다른 집을 전세 끼고 사두는 식의 투자가 늘어났다는 것이다. 전세 사는 서민층을 위한 대출을 ‘투기’에 쓴다는 인식이 있었다.

그래서 작년 말부터 꾸준히 전세대출을 활용한 갭투자에 대한 규제를 늘렸다. 작년 11월 시가 9억원 초과 주택을 보유한 1주택자에 대한 공적 보증(주택금융공사·주택도시보증공사)을 제한했다. 이후 올해 1월에는 민간 보증(서울보증보험)에 대해서도 비슷한 규제를 도입했다. 무주택자는 몰라도 1주택자에게는 전세대출을 안 내주겠다는 취지에서다.

작년에는 12·16 대책을 통해서는 ‘전세대출 후 집 사면 회수’라는 전례를 찾기 힘든 규제를 도입했다. 전세대출을 받은 뒤 시가 9억원 초과 주택을 구매하면 전세대출을 바로 갚아야 한다는 것이다.

올해 7월에는 한 차례 더 수위를 높였다. 지난 7월 10일 이후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에서 3억원 넘는 아파트를 새로 산 사람에게는 전세대출을 안 내주기로 한 것이다. 또 이날 이후 전세대출을 받은 사람이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에 있는 3억원 넘는 아파트를 사면 대출금을 즉시 갚아야 한다고도 규정했다.

◇임대차 3법이 더 셌다

그러나 전세대출은 이 같은 규제 이후에도 꾸준히 급증했다. 오히려 증가세가 가팔라졌다고도 볼 수 있다. 5~6월 1조원대 증가폭을 보이다 7월 이후에는 넉 달 연속 2조원대로 늘어난 것이다.

이는 지난 7월 ‘임대차 3법’이 시행되며 전셋값이 급등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세대출을 활용해 집을 사려는 수요를 줄였다고 해도, 전셋값 자체가 워낙 많이 올라 전세 대출이 늘어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또 주택 구입을 위한 대출이 곳곳에서 막히면서, 집을 사기 어려워진 사람들이 전세를 택한 경우도 많아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11월 들어서는 전세대출 증가폭이 소폭 진정되는 모양새다. 이는 일부 은행이 일부 경우에 한해 전세자금대출을 중단하는 등 가계대출 리스크 관리에 나섰기 때문이다.

[이기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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