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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와 싸운 뒤 화를 참지 못하고 가출, 무려 400㎞ 이상을 밤낮으로 걸은 남성의 이야기가 화제다.

올해 48세의 이 남성은 이탈리아 북부 롬바르디아주 코모 지역에 거주하고 있으며, 지난달 22일(이하 현지시간) 부부싸움을 하고 나서 홧김에 집을 뛰쳐나갔다.

그러나 남성은 집을 나간 뒤 며칠이 지나도 돌아오지 않았고, 그의 아내는 남편이 걱정돼 경찰에 실종 신고를 했다.

결국 이 남성은 지난 1일 새벽 2시쯤 아드리아해에 접해 있는 마르케주 파노 지역 인근 도로를 걷다가 경찰에 발견됐다. 당시 남성은 가벼운 옷차림 때문에 추위에 떨고 있었고, 상당히 피곤한 기색이었다.

경찰은 처음에는 남성을 보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오후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5시까지 내려진 야간 통행금지령 위반을 단속하고자 했다. 그러나 남성의 신원을 확인하고, 그가 이곳까지 온 이유를 알고 깜짝 놀란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 맵 기준으로 코모에서 파노까지의 거리는 421㎞다. 한국 기준으로 환산하면 서울에서 제주도까지의 거리(454㎞)에 육박하며, 도보로는 대략 87∼88시간이 걸린다.

이 남성은 집을 나온 뒤 9일 간 밤낮으로 걸었으며, 수중에 가진 돈이 없어서 길에서 마주치는 사람들에게 음식을 얻었다.

경찰은 남성을 호텔로 우선 호텔로 데려갔고, 아내에게 연락했다. 그리고 야간 통행금지령 위반으로 물어야 하는 400유로(약 53만원)의 과태료는 위반 경위를 참작해 일단 부과를 보류했다.

이 남성의 사연은 SNS 등에서 폭발적인 화제를 모았다. 한 네티즌은 “이런 방식으로 화를 푸는 건 오히려 건전한 것”이라며 과태료 부과를 해서는 안 된다고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최승우 온라인 뉴스 기자 loonytuna@segye.com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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