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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BBC "韓, 코로나에도 인생 바꾸는 시험 치러...나라 전체가 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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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대학뿐 아니라 진로 결정 중요 이벤트"
4월 총선 잘 치른 文정부, 수능도 성공적 확신
영국인들도 수능 보도 관심...BBC홈피서 인기
한국일보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날인 3일 오전 서울 서초구 반포고에서 수험생들이 착석해 시험 직전까지 공부한 내용을 정리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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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BBC방송이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속에 3일 국내에서 시행된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 대해 집중 조명했다. 최근 하루에 500명 이상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는 상황에서도 정부를 비롯해 수험생과 학부모가 어떻게 수능을 준비하는지 보도했다.

2일(현지시간) BBC는 수능에 대해 "한국, 팬데믹(대유행)에도 멈추지 않는 인생을 바꾸는 시험"이라며 "이를 위해 거의 50만명의 수험생들이 수능에 응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수능 당일에는 나라 전체가 조용해지는 등 한국에서 얼마나 중요한 이벤트인지도 설명했다. BBC는 "이 시험은 어떤 대학에 진학할 수 있는 지뿐만 아니라 진로도 결정하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면서 "학생과 학부모들 모두 그것이 그들의 미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이를 위해 부모는 보통 4세 정도로 자녀의 아주 어린 나이 때부터 준비하지만, 2세부터 시작하는 아이들도 상당하다고 방송은 전했다. 이렇듯 매우 중요한 날이기 때문에 오전부터 8시간 동안 치러지는 시험 도중에는 소음으로 방해하지 않기 위해 비행기는 날지 않고, 군사 훈련은 중단되며, 주식 시장도 늦게 개장한다는 사실도 짚었다.

코로나19 속에 어떻게 수능 진행하나

한국일보

BBC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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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 속에서 어떻게 시험이 진행되는지 비교적 자세히 설명했다. 발열 체크를 하고 시험장에 입장한 수험생들은 시험 중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며, 플라스틱 칸막이가 있는 책상에 앉아야 한다고 방송은 전했다.

시험장에는 정수기가 없으며, 각자 물과 도시락을 가져와야 하고 휴식 시간에 모여서 이야기할 수 없는 규정도, 또한 열이나 기침 증상을 보이는 수험생들에겐 별도의 교실에서 시험을 보도록 한다는 방침도 같이 언급했다.

그러나 BBC는 몇몇 학생들과 진행한 인터뷰를 통해 "정부는 수험생들을 보호하기 위해 몇 가지 조치를 발표했지만, 이러한 조치는 (수험생들에게) 도움이 아닌 걸림돌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현장의 목소리를 전했다.

BBC는 코로나19에도 한국 정부가 수능을 진행한 이유는 4월 성공적으로 치른 총선도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문재인 정부가 당시 총선의 경험을 바탕으로 수능 역시 무사히 마칠 수 있다고 확신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 그러면서 인생을 바꾸는 것으로 여겨지는 수능이 보름 가까이 연기됐기 때문에 더는 뒤로 미룰 수 없다는 판단도 작용했다고 방송은 보도했다.

여전히 수능 시험장은 감염 위험 노출돼


하지만 전문가들은 시험을 치르는 게 여전히 감염 위험성을 가지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김우주 고려대 감염학과 교수는 "학생들은 점심 시간에 마스크를 벗고, 시험은 8시간 동안 지속되므로 우리가 아무리 준비해도 실내 감염의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그는 "약 50만명의 수험생뿐만 아니라 2만3,000명의 시험 감독관과 자녀를 위해 교회 등에 나가 기원하는 수만 명의 학부모들도 코로나19 감염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BBC에 말했다.

한편 이번 수능 관련 보도 내용은 영국인들에게도 관심을 받고 있다. 3일(한국시간) 오전 현재 BBC홈페이지에서 가장 많이 읽힌 인기 기사 순위에서 10위 안에 랭크됐다.

강은영 기자 kis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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