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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절차대로” 尹 “법대로”…檢 개혁·脫 원전 ‘정면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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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후임 법무부 차관 조기 인선

윤 총장 징계 절차 ‘정당성’ 강조

징계위원장에 민간 위원 가능성

尹, 靑·정부 겨냥 원전수사 가속도

해임·면직 등 징계땐 소송전 관측

청와대가 이용구 신임 법무부 차관을 발표하자 윤석열 검찰총장이 월성 원전 1호기 사건 관련한 공무원 3명에 대해 구속영장 청구를 승인하는 것으로 사실상 ‘맞불’을 놨다. 청와대는 윤 총장 징계와 관련해 ‘원칙대로’ 진행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라면, 윤 총장 역시 원전수사에 속도를 내며 청와대 관련 의혹까지 ‘법대로’ 수사하겠다는 완강한 뜻을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3일 정치권에 따르면 청와대가 전임 법무 차관 사퇴 하루만에 신임 차관을 임명한 것은 검사징계위원회의 결론을 문 대통령이 재가하는 수순대로 윤 총장의 거취를 결정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징계위의 당연직 위원인 차관 자리를 채워 징계 절차의 정당성을 확보하고자 한 것이라는 얘기다. 이 차관이 과거 진보성향 법조인 모임인 우리법연구회 회원 출신인데다, 지난해 12월에는 추미애 법무 장관 내정 후 인사청문회 준비단장을 맡을 만큼 추 장관의 측근으로 꼽힌다는 점도 이같은 분석에 무게를 싣는다.

특히 이 신임 차관이 비(非)검찰 출신 발탁한 점을 감안하면 검찰개혁을 멈추지 않겠다는 신호로 읽힌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법률 전문성은 물론 법무부 업무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아 왔기에 검찰개혁 등 당면 현안을 공정하고 중립적으로 해결하고 조직을 안정화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청와대는 다만 이 차관이 징계위원장 직무대행을 맡지 않도록 조치했다. 이 차관이 징계위를 주도할 경우 공정성 시비에 휘말릴 수 있어, 이를 원천 차단하면서 ‘징계의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문 대통령은 징계 절차가 빨리 진행되는 것보다 공정하고 정당하게 이뤄지는게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문 대통령은 전날 내부회의에서 윤 총장의 소명 기회를 주도록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는 징계위원장을 이 차관 대신 민간 위원에게 맡길 것으로 보인다.

검사징계법 제23조는 ‘검사의 해임·면직·감봉의 경우에는 법무부 장관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윤 총장은 정상출근 첫날인 2일 원전수사에 가속도를 붙였다. 윤 총장 승인으로 대전지검은 수사 중인 월성 1호기 원전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에 연루된 산업통상자원부 공무원 3명에 대해 사전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대검 내부에서는 윤 총장이 직무정지 직전까지 이두봉 대전지검장에게 전화로 지시를 하며 사건을 챙겨왔다는 점에서 다시 수사 지휘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영장이 발부되면 수사는 자료 삭제를 지시한 윗선 개입 여부를 밝히는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 청와대를 겨냥하고 있다는 일각의 분석도 나온다.

한편 윤 총장은 징계위에서 해임·면직 등이 결정될 경우 소송전에 들어갈 것이라는 게 정치권과 법조계의 지배적인 관측이다. 윤 총장이 징계 처분 결과에 대해서도 법원에 무효·취소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징계위가 징계 수준을 결정하면 대통령이 그 집행을 거부하거나 징계 수위를 가감하는 것은 불가능해, 문 대통령이 법적 절차에 따라 윤 총장에 대한 징계를 재가한다고 해도 논란의 소지는 남는다. 검사징계법상 징계위의 결정을 재가하는 행위는 일종의 ‘귀속 결정’인 탓에 대통령의 의지가 담기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들어 윤 총장의 반발이 예상된다.

강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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