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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국어, 낯선 유형 없이 평이…수학 가형은 고난도 문제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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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학년도 수능 출제유형·난이도 분석

한겨레

3일 오전 서울 중구 이화여자외국어고등학교에서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르기 위해 시험실에 들어간 수험생이 시험 시작 전 고개를 숙인 채 기도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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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3차 유행이 한창인 3일 치러진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은 대체로 지난해 수능 및 올해 모의평가와 비슷하거나 쉬웠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소속 대입상담 교사들은 “국어는 조금 쉬웠고, 수학 나형과 영어는 비슷한 수준, 수학 가형은 조금 어려웠다”는 분석을 내놨다.

수능 출제본부 역시 이날 아침 “예년과 같은 출제 경향과 난이도를 유지하려고 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감염병 유행을 고려해 수능을 쉽게 출제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교육당국은 인위적인 난이도 조정을 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어왔다. 출제위원장인 만찬홍 한양대 교수는 이날 “지난 6월과 9월 모의평가에 대한 분석에서 졸업생과 재학생 사이의 격차, 또 재학생들의 성적 분포 등에서 예년과 달리 특이점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다만 코로나19를 감안해 “수험생들이 어렵다는 인상을 받지 않도록 하는 데 최대한 주의를 기울였다”고 덧붙였다.

국어는 지난해에 견줘 쉬운 편


국어 영역은 기존에 출제된 문제 유형을 거의 그대로 유지하는 등 비교적 쉬웠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른바 ‘초고난도’ 문항 등 수험생들이 낯설게 느낄 만한 대목이 별로 없었다는 것이다. 윤상형 교사(서울 영동고)는 “새로운 접근을 요구하는 형식의 문제는 보이지 않았고, 지문 길이가 적당하고 제재 역시 고르게 안배했다”고 평가했다. 2년 전에는 과학 관련 지문에 딸린 문항이, 지난해에는 경제 관련 지문이 나온 문항이 특히 까다로운 문항들로 꼽힌 바 있다.

문학 영역에서 신흠의 시조 ‘창 밧긔 워석버석’과 유본학의 수필 ‘옛집 정승초당을 둘러보고 쓰다’ 등 <교육방송>(EBS) 교재에는 나오지 않은 고전들을 지문으로 제시한 문항(40번)이 수험생들이 어렵게 느꼈을 만한 문제로 꼽혔다. 지문 자체가 낯선 데다가, 주어진 보기의 의미를 파악한 뒤 다시 이를 지문과 연계시키는 과정까지 요구하기 때문이다. 독서 영역에서는 18세기 북학파의 견해와 청나라의 현실을 다룬 지문의 내용을 정확히 파악한 뒤 보기로 제시한 <북학의>까지 비판적으로 읽어내야 풀 수 있는 문항(20번)도 어려운 문제로 꼽혔다.



수학 가형, 까다로운 문제 많아


수학 영역에서 인문사회계열 학생들이 주로 선택하는 나형은 예년과 비슷하다는 평가를 받은 반면, 자연계열 학생들이 주로 선택하는 가형은 어렵다는 평가를 받았다. 나형에 대해 조만기 교사(경기 판곡고)는 난이도 자체는 지난해와 비슷하지만 수험생들의 부담감은 상대적으로 덜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수험생들이 힘들어하는 빈칸 추론, 프랙털 등이 출제되지 않았고, 삼각함수가 새롭게 출제 범위에 들어왔지만 모의평가 등을 통해 충분한 대비가 가능했다”는 것이다.

반면 나형에서 출제된 4점짜리 문항 3개가 가형에서는 3점짜리 문항으로 출제되는 등 가형은 지난해보다 어려웠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정환 교사(대구 혜화여고)는 “고난도 문항의 개수가 늘어났고, 중난도 문항도 풀이 과정에 드는 시간이 늘어났다”며 수험생들이 시간 안배 등에서 애를 먹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합성함수의 미분을 활용해야 풀 수 있는 문항(30번) 등 미적분에서 상대적으로 어려운 문제가 많이 출제됐다고도 지적했다.



절대평가인 영어도 지난해와 난이도 비슷


절대평가인 영어 영역도 지난해 수능과 난이도가 비슷해, 성적 분포에도 큰 변화가 없을 전망이다. 유성호 교사(인천 숭덕여고)는 “전체적인 문제 구성과 배점 등이 모의평가와 거의 똑같고, 미디어 환경 변화나 자전거 공유서비스, 온라인 수업 등 최근 사회의 모습을 소재로 한 지문들이 출제됐다. 이른바 ‘중위권’ 학생들에게 그리 어렵지 않게 느껴졌을 것”이라고 풀이했다. 다만 뇌과학에 대한 글 속 빈칸에 들어갈 내용을 추론하는 문항(33번), 저작권 개념을 소재로 한 글에 문장을 삽입해야 하는 문항(39번) 등이 어려운 문제로 꼽혔다.

올해 수능에 대한 총평을 맡은 김창묵 교사(서울 경신고)는 “전반적으로 지난해 수능과 올해 9월 모의평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출제 흐름을 유지했다”며 “올해 결시율이 높을 거란 추측이 있었지만, 실제로 그렇게 높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가채점 결과만 가지고 섣부르게 등급을 판단해선 안된다”고 조언했다. 올해 결시율은 13.17%로, 지난해보다 1.65%포인트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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