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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판사문건 제보자, ‘심재철'→'익명' 처리한 秋장관 측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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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 청구와 수사 의뢰 등의 주요 근거로 내세운 것은 ‘판사 문건’이었다. 그간 법조계에서는 지난 2월 대검이 작성한 문건에 대해 9개월이 지난 11월 초 법무부가 ‘윤 총장의 주요 비위’로 조사를 시작했는지 의문이 제기됐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계기는 추 장관의 측근인 박은정 법무부 감찰담당관이 확보한 ‘익명 제보’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박 담당관은 지난 1일 법무부 감찰위원회에 출석해 “주요 사건 재판부 분석 보고서(판사 문건) 제보자 관련해서, 상반기에 만든 신원보호지침에 따라 제보자를 ‘익명’으로 해서 제보를 받는 보고서를 확보했다”고 밝혔다고 한다. 익명제보자가 누군지는 밝히지 않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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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1월 3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행정정법원에서 열린 윤석열 검찰총장의 직무 집행정지 처분에 대한 효력 집행정지 심문기일에 출석한 박은정 법무부 감찰담당관./장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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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정, “익명제보자 처리” “제보자는 심재철” 각각 밝혀

그런데 이에 앞서 박 담당관은 휘하 검사에게는 판사 문건 제보자가 ‘심재철 대검 반부패부장(현 법무부 검찰국장)’이라고 밝혔다고 한다. 담당관실에 파견된 이정화 검사는 지난달 6일 다른 사건 조사 관련 한동수 대검 감찰부장을 면담했는데, 한 부장은 이 자리에서 돌연 출처를 밝히지 않고 판사 문건을 제출했다. 이후 그달 10일쯤 박 담당관은 이 검사에게 “판사 문건은 심재철 대검 반부패부장(현 법무부 검찰국장)이 한동수 대검 감찰부장에게 제보, 전달한 것”이라고 불러주며 보고서 작성을 지시했다고 한다. 이 검사는 이 같은 내용을 4쪽 분량 진술서로 작성해 감찰위에 제출했다.

박 담당관의 감찰위 진술과 이 검사의 진술 내용을 종합하면, 박 담당관이 법무부에 함께 근무하는 심재철 검찰국장으로부터 첫 제보를 받았고, ‘익명 제보자’로 처리했다는 것이다. 또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심 국장이 대검 근무 시절인 지난 2월 보고받았던 문건은 한동수 부장을 거쳐서 다시 법무부 감찰담당관실로 제출됐다. 한 검찰 관계자는 “심 국장이 대검 시절 확보한 문건을 법무부 근무 때 제출하는 것은 논란의 소지가 크니, 대검 한동수 부장을 중간에 끼워넣고 예전에 제보했던 식으로 모양새를 맞춘 것 아니냐”고 했다.

◇'익명 제보' 규정 새로 만든 박은정

박 담당관이 ‘익명 제보자’ 처리의 근거로 제시한 ‘신원보호지침’을 두고도 뒷말이 나왔다. 박 담당관이 말한 신원보호지침은 법무부 예규 1255호 ‘감찰첩보 제보자 등에 대한 신원보호지침’이라고 한다. 지난 6월 1일 새로 만들어진 규정이고, 예규 소관은 박 담당관이 맡고 있는 법무부 감찰담당관실이다.

예규가 만들어진 시점은 심 국장이 대검 근무 시절 처음 문건을 입수한 지난 2월, 한동수 대검 감찰부장이 문건을 다시 법무부에 넘긴 지난 11월 6일 사이였다. 이전에는 없던 규정이었는데, 새로 제정된 예규의 핵심은 ‘가명(假名) 조서 등을 작성할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 감찰첩보 제보자 등의 신청에 따라 가명조서 또는 가명진술서를 작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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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제정된 법무부 예규 '감찰첩보 제보자 등에 대한 신원보호 지침'. 감찰첩보 제보자 신청에 따라 가명조서를 작성할 수 있게 새로 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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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보자는 가명조서·진술서 작성을 요청할 수 있고. 감찰담당직원은 감찰첩보 제보자가 불이익 조치를 당하거나 당할 우려고 있다는 판단될 경우 가명으로 작성할 수 있다. 박 담당관의 감찰위 주장대로라면, 심 국장이 가명조서(진술서) 작성을 신청했고 박 담당관 또는 다른 감찰담당직원이 불이익 가능성을 판단해 가명조서를 작성해줬다는 것이다.

◇심재철 “크게 화냈다”면서 제보 사실 왜 침묵했나

‘판사 문건’ 관련 핵심 인물인 심 국장은 이 사건 관련 딱 한차례 공식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심 국장은 지난달 26일 법무부 대변인실을 통해 “지난 2월 문건을 보고받고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크게 화를 냈다. 이후 일선 부서에 배포하지 말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밝혔다. 그러나 심 국장은 이날 입장문에서 ‘판사 문건’ 제보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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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철 법무부 검찰국장/이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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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검찰 내부에서는 업무상 알게 된 정보를 뒤늦게 윤 총장을 압박하는 용도로 활용한 것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이복현 대전지검 부장검사는 지난달 검찰 내부망에 올린 글에서 “검찰국장이라는 자가 자신이 대검 반부패부장으로 근무할 때 지득한 정보를 유용해 별건으로 휘감아 소위 ‘판사 사찰’ 이슈를 만들어서 뻥 터뜨리고 총장을 직무정지 시켰다”고 했다. 이 부장은 그러면서 “판사 불법사찰 문건을 전달받고 크게 화가 났으면, 규정에 따라서 그 엄중한 위법을 어디에 신고를 해야지 8개월간 멍 때리다가 지금 와서 설레발 치느냐”고 하기도 했다.

◇박은정 건넨 ‘수사참고자료’ 근거로 한동수 대검 압수수색

박 담당관이 확보한 ‘익명 제보자’의 가명 조서(진술서)는 이후 지난달 24일 윤 총장에 대한 추 장관의 직무정지·징계청구를 며칠 앞두고 ‘수사참고자료’에 포함돼 대검 감찰부에 이첩된 것으로 알려졌다. 자료에는 ‘성명불상자, 직권남용 혐의’라고 적혀 있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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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수 대검 감찰부장./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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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대검 감찰부는 지난달 23일 ‘성명불상자’로 윤 총장을 형사입건했고, 다음날 법원에 윤 총장의 6개 비위 혐의 관련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했으나 ‘판사 문건’ 관련해서만 영장이 발부되고 나머지는 기각됐다. 검찰 안팎에서는 “나머지는 통 기각되고 판사 문건 관해서 영장이 발부된 것은 ‘익명 제보자’의 제보 때문 아니었겠느냐”, “윤 총장과 대립각을 세운 추 장관의 최측근인 심 국장이 제보자인 사실을 알았다면 법원에서 과연 영장이 발부됐겠느냐”는 말이 나온다.

[이정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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