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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눈먼 원숭이 뇌에 신경칩 인식하니 시력 회복… 시각장애인에 희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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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현지B 기자]
머니투데이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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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에서 뇌의 시각피질을 자극하는 신경칩을 이식해 시력을 회복하도록 하는 기술이 개발됐다.

3일(현지 시간) 미국 CNN 방송은 네덜란드 국립신경과학연구소 시각인지연구부가 원숭이의 뇌에 시각피질을 자극할 수 있는 신경칩을 이식하는 실험을 진행한 결과 앞을 못 보던 원숭이들이 시력을 회복했다는 연구 결과를 보도했다.

연구팀은 실험을 위해 첨단 재료공학과 미세전자공학 기술을 통해 1024개의 전극을 가진 내구성이 뛰어난 뇌 신경칩을 만들었다. 그리고 앞을 보지 못하는 마카크 원숭이 2마리의 뇌의 시각 피질(동물의 뇌에서 시각 정보를 처리하는 영역)에 이식했다.

이후 연구팀은 뇌 신경칩에 전기자극이 주어지면 특정 위치에서 빛이 보이는 '안내(眼內)섬광'이라는 지각현상이 나타나는 것을 관찰했다. 또 연구팀은 칩을 이식한 원숭이를 대상으로 눈동자의 움직임 측정과 행동과제를 실시했는데, 그들의 안구가 움직이는 선·점을 따라 움직이며 사물의 형태와 크기를 인식하는 모습이 확인됐다.

이번 연구결과는 시신경이나 망막이 손상·퇴화됐어도 시각피질이 남아있는 경우에만 적용된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의 성공을 기반으로 해당 기술을 통해 시각장애인들이 시력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피터 로엘프세마 국립신경과학연구소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기술은 시각장애인이 사물의 모양과 형태를 인식할 수 있는 기능적 시력을 회복함으로써 삶의 질을 높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암스테르담 연구팀의 미세스 플로겔은 "(원숭이, 즉 비인간 영장류가 아닌) 다른 동물이 어떻게 반응하는지는 알 수 없겠지만 최소한 전기적 자극이 시각적 지각으로 귀결된다는 사실을 입증했다"며 "해당 연구는 뇌가 손상됐을 때, 혹은 시력·청력을 상실했을 때 뇌기능을 증대시키는 뇌 이식술의 길을 열어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기존에도 뇌 신경칩 이식을 통해 시각 회복을 하려는 시도는 꾸준히 있어왔다. 그러나 기존의 연구는 시력 회복을 했다고 평가할 수 있을 정도의 수준에 미치지는 못했다.

김현지B 기자 localb12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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