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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코로나 백신’ 상용화 눈앞… 진단키트株의 운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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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에 이어 영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백신을 승인하는 등 백신 상용화가 눈앞으로 다가오면서 그동안 강세를 보였던 진단키트 제조기업의 주가가 하락하고 있다.

백신 접종을 위해선 코로나19 진단이 필요하고 백신 접종 이후 항체 생성을 확인하는 진단키트에 대한 수요가 생기면서 진단키트 산업의 성장 가능성은 유효할거란 전망이 있다. 반면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도 진단키트 기업이 급증하고 있고 코로나19가 종식되면 결국 수요가 소멸하기 때문에 관련 기업에 대한 중장기 기업가치는 결국 낮아질 수 밖에 없다는 분석도 있다.

조선비즈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강동구보건소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에 검체채취 키트 보관대가 가득 차 있다. /연합뉴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9일 미국 대형 제약사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 후보 물질이 코로나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발표가 나온 후 국내 코로나 진단키트 관련기업의 주가는 하락 추세다. 최근 한 달간 진단키트 기업 랩지노믹스(084650)와 수젠텍은 30% 넘게 하락했다. EDGC(245620)는 29.2% 내렸고, 바이오니아(064550)씨젠(096530)도 각각 28.1%, 26.7% 하락했다.

반면 코로나 백신 및 치료제 관련기업의 주가는 상승했다. 코로나 항체 치료제 ‘CT-P59’ 임상 2상을 마친 셀트리온(068270)은 33.3%, 글로벌 기업의 코로나 중화항체 치료제를 대량 위탁생산하고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는 8.4% 올랐다.

최근 코로나 진단키트 관련주들이 급락한 것은 연초 대비 진단키트 관련주들의 주가가 지나치게 오른 가운데 글로벌 기업들의 코로나 백신 개발 소식에 국내 백신 관련주로 수급이 빠르게 이동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김충현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글로벌 기업은 사업 구성이 다변화돼있지만 국내에는 체외진단에 편중돼있는 기업이 많아 상황이 변하면서 자금 이동이 빠르게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코로나 진단키트 산업에 대한 관측은 전문가마다 다소 엇갈리지만 공통적으로 내년 상반기까지는 대형 기업들 위주로 주가 흐름이 양호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최근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기업들이 진단키트 공급을 늘리면서 단가 압력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대형 기업들 위주로 시장이 정리될 수 있다"며 "일단 코로나 백신 접종이나 치료를 위해선 진단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내년 1~2분기까지는 관련 기업에 대한 주가 흐름이 좋을 수 있다"고 했다.

다만 "내년부터 경제 회복이 본격화되면서 그동안 눌려있던 경기민감주에 수급이 집중될 수 있어 미래 성장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있는 진단키트 기업은 상대적으로 소외받을 수도 있다"며 "해당 기업이 사업을 어떻게 다변화해서 성장시키느냐가 관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국내 진단키트 업체들의 실적에 대한 큰 우려는 없다"며 "다만 글로벌 기업 대비 국내 기업의 사업구조와 국내시장 투자심리를 고려할 때 당분간 변동성은 확대될 수 있다"고 했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개발된 코로나 백신에 대한 안전성이 완전히 입증되지 않았기 때문에 백신 접종 전 바이러스 감염 진단은 필수"라며 "또 코로나는 백신 접종 후에도 항체 생성 여부를 확인한 뒤에야 해외여행 등 이동을 허가하는 상황이 올 수 있기 때문에 중화항체 진단키트라는 새로운 시장이 열릴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이경민 기자(sea_through@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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