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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파우치 “英화이자 백신 승인 너무 성급했다” 발언 빠른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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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과학계와 보건당국 상당히 신뢰”

세계일보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 AP=연합뉴스


미국 최고의 전염병 전문가인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영국에 상당한 신뢰를 갖고 있다”며 영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승인 절차 비판 발언을 사과했다.

파우치는 3일(현지시간) 영국 공영방송 BBC와의 인터뷰에서 “영국의 과학계와 보건당국을 상당히 신뢰하고 있다”며 영국의 결정 역시 신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만 우리(미국 식품의약국(FDA)의 과정은 영국보다 많은 시간이 걸린다. 그게 우리의 현실이다”고 말했다. 파우치는 이어 “내 발언은 영국 보건당국의 엉성함을 의미한 게 아니었고, 이같은 의도에서 말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파우치는 이날 CBS 팟캐스트 방송에서 “영국은 화이자 백신을 면밀하게 조사하지 않은 채 ‘오케이’라고 말하고 이를 승인했다”고 비판해 영국의 반발을 샀다.

그는 “영국은 마라톤 코너를 도는 와중에 (갑자기) 마지막 1마일 구간에 합류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FDA는 매우 신중하게 백신 자료를 검토하고 있고 이게 적절한 방식이라고 강조했다. 파우치는 “미국이 빠르지만 부적절한 방식으로 장애물을 뛰어넘어 백신 승인 시기를 1주일 정도 앞당긴다면 백신 승인 과정의 신뢰성은 훼손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영국 의약품건강관리제품규제청(MHRA)은 성명을 발표하고 “화이자의 (백신) 데이터를 가능한 최단 시간 내에 꼼꼼하게 평가했다”며 “검토에 필요한 시간을 줄이기 위해 몇 단계는 동시에 진행됐다. 그러나 이를 절차와 안전, 품질, 효율 기준을 무시한 것으로 볼 수는 없다”고 반박했다.

한편 영국이 미국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공동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을 세계 최초로 승인했다. 첫 접종은 오는 7일부터 시작될 전망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지난 2일 성명을 내고 “화이자 바이오엔테크 백신을 승인하라는 영국 의약품건강관리제품규제청(MHRA)의 권고를 받아들였다”며 승인 사실을 발표했다.

정부는 이어 “이 백신은 다음 주부터 영국 전역에서 사용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앨버트 불라 화이자 최고경영자(CEO)는 승인 직후 “영국의 긴급사용 승인은 코로나19와의 싸움에서 역사적인 순간”이라며 “영국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시기적절한 조치를 취한 MHRA의 능력에 박수를 보낸다”고 밝혔다.

맷 핸콕 영국 보건장관도 “매우 좋은 소식”이라며 환영의 뜻을 밝히고 “백신 접종 프로그램이 다음 주 초에 시작될 것이다. 각지 병원들은 백신을 받을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영국은 현재 화이자 백신 4000만회 분을 주문한 상태다. 이는 인구 2000만 명을 접종할 수 있는 분량이다. 영국의 전체인구는 6600만 명이다. 이로써 영국은 서방권 중 가장 먼저 백신을 배포하는 나라가 됐다. 미국은 영국보다 늦은 12월11일부터 접종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경호 기자 stilllcu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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